[마켓PRO] 대형 은행株, 잘나가다 '뚝'…단기 조정에 '신중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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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신한지주 최고가 찍고 '주춤'
단기 조정 등 신중론 부상
총주주환원율 중요…외국인도 주목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대형 은행주 주가가 올 들어 폭등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장세 속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으로 주목받으면서다. 시장에선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신중론이 부상한다. 주가가 단기 급등한 만큼 투자자 기대가 과열된 측면이 있고, 총주주환원율 변화 등을 확인하란 조언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주가는 지난 14일 사상 최고가(7만8600원)를 세웠다가 조장을 받더니 전날 2.36% 내린 7만44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 장중 저점(4만6150원) 대비 61.2% 뛰었다. 시가총액은 이 기간 18조6000억원대에서 30조원대로 불어났다. 저 PBR 테마에 올라탄 이후 폭등세가 꺾이지 않으면서다. 주가는 이달에만 17.1% 오르는 등 올해 37.5% 급등했다.

신한지주도 지난주 5만원대 주가를 회복했다가 현재는 조정받으며 주당 4만8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한지주 주가가 5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2018년 2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올 들어 주가가 21.9% 올랐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 기대감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를 떨쳐내면서다.

대형 은행주인 KB금융과 신한지주 주가가 연달아 고점을 기록한 배경엔 외국인의 매수세가 있다. 이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KB금융과 신한지주 주식을 각각 2633억원, 201억원어치 사들였다. 신한지주는 최근 EQT파트너스(옛 베어링PEA)가 4000억원 규모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에도 순매수세를 유지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하면 현금이 많은 은행주의 주주환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이끌었다. 실제 신한지주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36%로 2022년(30%) 대비 6%포인트 상승했다. 올해는 분기 주당배당금(DPS)도 540원으로 늘리고, 1분기에만 약 1500억원의 자기주식을 매입·소각할 예정이다.

KB금융도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 금융지주의 작년 주주환원율은 37.5%로, 2022년보다 4.5%포인트 상승했다. 2023년 기준 KB금융은 주당 배당금을 3060원으로 정하면서 전년 대비 110원 높였다. 여기에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결의했다.

하지만 KB금융과 신한지주 주가가 조정을 받자 단기 과열됐단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으로 차익매물이 늘어날 시점이라 투자 시 단기 조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가 다소 과열된 조짐을 보인다"면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자본비율 추가 개선 없이 큰 폭의 주주환원율 상향은 기대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들 대형 은행주가 지속해서 오르기 위해선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율을 당기순이익의 50%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해외 주요 은행들의 평균 주주환원율이 60%대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국내 은행주는 저평가돼 있단 지적이다.

연초 행동주의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국내 은행주의 낮은 주주환원율이 저평가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주가가 오르기 위해선 총주주환원율을 높여 저평가 요소를 해소해야 한단 설명이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국내 은행주의 주주환원율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으로, 배당 성향 30%에 더불어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총주주환원율을 당기순이익의 50%까지 늘려야 한다"면서 "또 목표 주주환원율이 구체적 지표에 따라 계산되도록 발표해야 하고, 공시를 통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