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공천에 사가 끼었다"…"오해 없도록 해서 공천한 것"
'김경율 사천 논란'과 유사…尹-韓 '파워게임' 연장선 해석도
친윤-친한, 與 비례공천 대립각…"주먹구구 공천" "사천 아냐"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류미나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두고 19일 여권에서 '사천(私薦)'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비례대표 후보 명단 당선권에 당직자나 호남 인사들은 배제되고 일부 '납득할 수 없는' 후보들이 배치된 게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자기 사람 심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비례대표 후보 사천 논란의 진원지는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다 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쉬움이 크다"며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일 전까지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미 비례대표를 한 김예지 의원, 한지아 을지의과대학 부교수 등 비대위원 2명과 '생소한 이름의' 공직자 2명이 명단에 포함되고 당직자·호남 인사들이 배제된 것을 문제 삼았다.
그가 언급한 공직자 2명은 강세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른 친윤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마추어 공천, 주먹구구 공천"이라며 "한 위원장이 혼자 다 한 것 같은데 '사(私)'가 끼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친윤 인사는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발표 전날 뒤집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 위원장이 참신하게 하려는 건 최대한 지지하려고 하는데,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 이철규 의원이 그렇게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소통이 되지 않았다는 뜻 아니냐"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당헌·당규에 당선권의 4분 1 이상을 (호남 출신에) 배치하게끔 돼 있다"며 "국민과 한 약속은 지키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취약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직전 비례대표 선거 정당 득표율 15% 미만 지역을 비례대표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고 20위 이내에 4분의 1을 해당 지역 인사로 우선 추천한다'는 내용의 당규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친윤-친한, 與 비례공천 대립각…"주먹구구 공천" "사천 아냐"
비례 공천을 두고 일어난 이번 논란은 앞서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공천으로 불거진 사천 논란과 유사하다는 시각이 있다.
당시 김 비대위원 사천 논란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한 위원장에 대한 친윤계의 불만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에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부임 문제,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을 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거취 문제 등을 둘러싼 당정 충돌이 한 위원장 사천 논란으로 연결됐다는 관측이 있다.
이 전 장관의 귀국, 황 수석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대통령실을 압박하는 한 위원장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친윤계 인사들을 통해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비례 사천 논란을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파워 게임' 연장선으로 읽는 분위기가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즉 한 위원장 측은 호남 인사 배제 등의 문제에 대해선 추가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사천 논란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누군가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결과적으로 이걸 한 위원장의 사천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도 그런 오해를 받지 않도록 극도로 노력했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그래서 능력 있는 분들이 역차별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철규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공천 과정에서 다른 의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그런 문제를 당내에서 어떻게 표출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좀 더 다른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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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