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19일 오후 4시 34분

하나스팩32호가 일반 공모 청약에서 238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09년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고 경쟁률이다. 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 이상에 거래되면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스팩32호는 전날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을 받은 결과 238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0억원 모집에 3조5800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스팩 중 최고 경쟁률을 보인 2022년 미래에셋비전스팩1호(1414 대 1)를 뛰어넘었다.

최근 청약에 나선 스팩들의 성적도 좋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하나스팩31호(948 대 1), SK증권스팩11호(622 대 1), 유안타스팩15호(288 대 1), 유진스팩10호(986 대 1), 비엔케이스팩2호(327 대 1) 등이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경쟁률이 높아진 이유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3배에 거래되는 스팩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스팩은 통상 상장 첫날 공모가(2000원) 대비 두 배 뛴 4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최대 6000원까지 상승한다. 투자자는 두 배 이상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엔 상장 후 급등락 장세가 펼쳐져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일 상장한 하나31호스팩은 상장 첫날 장중 4830원까지 오른 뒤 2015원으로 마감했다. 남강욱 ACPC 부사장은 “스팩은 상장기업과의 합병을 목적으로 세운 페이퍼컴퍼니로 주가가 너무 오르면 합병 대상을 찾기 어렵다”며 “급등했을 때 추종 매수하기보다 주가가 공모가 수준으로 하락했을 때 매수한 뒤 묻어두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스팩이 인기를 끌자 증권사도 잇달아 스팩을 선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100억원대 규모의 미래에셋비전4호, 5호 스팩을 내놓는다. 공모금액 기준 각각 133억원, 95억원 규모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