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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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17년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제로 금리인 엔화를 대출해 보다 금리가 높은 글로벌 시장에 투자됐던 1,200조원에 달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글로벌 시장과 분석가 일반 대중의 관심은 일본 은행이 언제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19일 일본은행은 2016년부터 중앙은행에 예치한 일부 초과 지급준비금 금융 기관에 0.1%의 수수료를 적용한 정책을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 예금에 0.1%의 이자를 일부 지급해 0~0.1% 범위 금리를 유도하기로 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그간 투자자들이 해외에 투자하기 위해 값싼 엔화를 빌려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소위 캐리 트레이드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채 등 선진국 국채를 선호해온 일본 투자자들이 일본내 기회에 더 주목하고 해외 자산을 매도하기 시작하면 미국채 등 글로벌 채권 가격은 더 하락할 수 있다.(= 채권 수익률 상승)

그러나 여전히 현격한 금리 차이 때문에 우려 만큼 급격한 이탈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마켓워치 배런스 칼럼은 19일(현지시간) 일본은행의 점진적인 움직임이 캐리 트레이드의 단기적 변동성을 제한하고 일본 금리와 미국 및 기타 국가 금리 사이의 큰 차이가 여전해 일본으로 급격히 자금이 회귀하는 현상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알리안츠 경제고문이자 캠브리지대학교 퀸스 칼리지 총장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일본의 이번 금리 인상의 당장 미국 시장에 큰 파급효과가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환경의 변화로 인해 지난 가을과 비교하면 미국채 시장이 훨씬 안정적인 상태라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하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능력이 있다는 기대가 높은 만큼 미국채의 급격한 매도를 예상하는 의견은 적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 역시 일본은행이 2022년 말에 채권 수익률 곡선 통제를 조정하기 시작하고 작년에 두 번 조정을 했을 때도 일본 투자자들은 해외 자산을 계속 매입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과 관련,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추세가 조금 더 강화되면 단기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금리 인상이 온건할 것이라는 신호로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 여건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시중은행들은 이 날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일부 예금 금리를 인상할 계획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무라와 BNP 파리바는 둘 다 일본은행이 연말 이전에 금리를 다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도쿄 지점장 바트 와카바야시는 “지역 가계와 소비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다음 번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이며 일본은행은 이를 염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츠의 경제학자인 크리스 시클루나는 “일본에서 연속적으로 금리 인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당분간 다른 주요 시장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지금은 전환점이며 일본의 위기 시대 통화정책이 끝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엔화는 현재 33년래 최저 수준지만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중국 수출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은 중국경제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전기 자동차, 반도체 및 기타 기술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으며 엔화 강세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한편 일본 은행의 금리 인상은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순이자 마진이 상승하는 은행 등 내수 지향적인 일본 기업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아이셰어 MSCI 일본 ETF(상장지수펀드)는 18일 1.6% 오른 70.65달러에 마감했으며 올들어 9.8% 올랐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