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개미 소굴 열렸다" 한탄…'10만 주주' 떠난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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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개인 순매수에도 주가 '하락'
중국 e커머스 침공·통화 긴축 우려 반영
최 대표 주주가치 제고 약속했지만…주주 10만명 감소
"금리 하락 등 호재 확인될 때 주가 반등"
중국 e커머스 침공·통화 긴축 우려 반영
최 대표 주주가치 제고 약속했지만…주주 10만명 감소
"금리 하락 등 호재 확인될 때 주가 반등"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 주식을 소유한 사람은 95만4211명이었다. 2022년 말 105만1660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10만명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작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지만, 약속과 달리 주가가 부진하자 개인들이 떠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은 물을 열심히 타고 있지만 주가는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17.81% 하락했다. 연중 최고점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전날 종가는 18만4100원으로 1월 16일 장중 기록한 연중 최고점 23만5500원에 비하면 21.8% 낮다. 이날에도 네이버는 장중 18만2200원까지 하락하며 연일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는 등 바닥까지 밀려있다.
네이버는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함돼있어 '개미무덤'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5일부터 전날까지 개인투자자는 28거래일 연속 네이버를 순매수했다. 순매수액은 1조3048억원으로 이 기간 개인 순매수 1위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074억원, 6556억원을 순매도하며 개인에게 물량을 넘기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종목이 수급을 빨아들인 점도 부담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소식에 투자자들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에 몰렸다. PER이 상대적으로 높은 네이버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떨어졌다.
알리, 테무 등 중국 e커머스가 국내에 진출한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중국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면 네이버 커머스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2월 기준 알리와 테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18만명, 581만명으로 집계됐다. e커머스 앱 중 각각 2위와 4위에 올랐다.
그러면서 "5월 밸류업 프로그램의 윤곽이 드러나는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성장주로 다시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6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은행도 이에 맞춰 완화 정책을 편다면 소비가 살아나 네이버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네이버를 저점 매수로 접근하는 것은 유효하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e커머스의 위협 등을 시장에서 과대평가해 주가가 심하게 하락했다는 이유에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1~2년간 중국 e커머스 업체가 네이버 커머스 사업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성장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2008년 이후 네이버의 PER이 20배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는 걸 감안하면 주가가 더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 실적 추정치 기준 네이버의 PER은 21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