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눈길끄는 '댓글부대'…김성철 "영화는 영화, 관심만 주세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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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찡뻤킹 역 김성철
뮤지컬 아이돌이 영화판을 접수하는 법
"모든 매체 연기하는 꿈 이뤄"
"온라인 뉴스, 댓글은 믿지 않지만
팬들 주접 댓글, 너무 좋아"
뮤지컬 아이돌이 영화판을 접수하는 법
"모든 매체 연기하는 꿈 이뤄"
"온라인 뉴스, 댓글은 믿지 않지만
팬들 주접 댓글, 너무 좋아"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나 열심히 사는 것 같아.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 쉬지 않고 일했고 열심히 살았어요. 제 작품이 그 증거입니다."
배우 김성철의 꿈은 '모든 매체에서 연기를 해보는 것'이었다. 지난해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뮤지컬 '데스노트'를 올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2', 그리고 영화 '댓글부대'까지 쉴 틈 없이 연기했다. 그는 "한 해에 다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꿈을 모두 이뤘다"고 했다. 마치 소처럼 일했고, 그 값진 결실 중 하나인 영화 '댓글부대'가 세상에 나온다.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영화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한국 사회를 유쾌하게 풍자해 평단의 호평을 받은 안국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성철은 극 중 온라인 여론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의 찡뻤킹 역을 맡았다. 온라인상 닉네임인 찡뻤킹은 능글맞으면서도 상황 대처가 빠른 인물로 팀의 실질적 리더이자 행동대장이다. 김성철은 '찡뻤킹'을 "말하기 편하게 '찡'이라고 부르겠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영화에서 찡뻤킹은 김병지의 '꽁지머리'를 연상하게 하는 헤어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다른 작품을 하고 있을 때라 염색은 못 했고, 스태프들과 고민 끝에 나온 스타일입니다. 이런저런 머리도 해보고 가발도 써봤는데 빨간 머리를 붙이자 '이거다' 했어요. 찡은 표현하는 게 미숙한 친구라 분출하고 싶은 마음을 빨간 머리로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런 머리, 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안 할 거예요.(하하)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의상을 입고 분장을 마치니 찡의 말투, 걸음걸이, 표정들이 절로 되더라고요."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지만 많은 부분이 각색됐다. 김성철은 "댓글 조작 부분도 찡이 주도적으로 다 하는 거였다. 세 명이 하니 구성을 새로이 했고, 대본 수정을 되게 많이 했다. 찡은 속내를 알 수 없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
김성철은 그간 확실한 감정으로 설명되는 연기를 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빼미'에선 인자한 사람, '그해 우리는'에선 이성적인 사람. 이렇게 하나의 단어로 정확히 표현되는 캐릭터를 추구해 왔는데 찡뻤킹'은 애매모호한 캐릭터라 되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찡뻤킹은 댓글 조작을 그저 알바로만 생각한다. '이걸로 어디 취직할 수 없을까'란 대사가 있다. 그러다 보니 주도할 수 없는 입장인데,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저는 순발력이 좋은 편인데 영특한 것 보다 눈치도 좀 빠르고 상황 파악을 잘한다. 그런 걸 찡에 접목해서 했다"면서도 "매번 연기하면 캐릭터의 일부분이 제 속에 들어오는 느낌을 받는다. 사람들이 '팀알렙'을 보며 귀여워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성철은 임상진과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임상진 역을 연기한 손석구에 대해 "정말 존경하는 배우"라며 "전작들을 보고 우리나라에 저렇게 연기를 표현하는 분이 계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봤을 때 만나는 장면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촬영에 들어가니 정말 만날 일이 없어 아쉬웠다. 촬영장에 놀러 온 적이 있었는데 어깨가 올라간 느낌이 들었다"며 웃었다.
극 중에선 여론 조작의 달인처럼 나오지만, 실제 김성철은 커뮤니티에 관해 전혀 모른다고. "인터넷 문화를 잘 몰라요. 맘도 잘 모르고요. 저도 MZ인데 왜 모를까요. 하하. 저는 피부에 맞닿아 느끼는 것에서 진실성을 느껴요. 하지만 요즘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한 사건에 대한 주관적인 입장이 들어간 뉴스들이 많아요. 팩트에 관해서만 이야기 해야 하는데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짠지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이 됐죠. 배우 일을 하다 보면 어떤 대본이 들어와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한다'는 기사가 나와요. 저도 '이거 진짜야?'하고 물어보죠. 이런 일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믿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도 팬들의 댓글은 힘이 되고 응원이 된다. 김성철은 "댓글을 찾아서 보진 않지만, 가끔 콘텐츠 찍을 때 보는데 창의적으로 드립을 날려주는, 이른바 주접 댓글 같은 거 너무 좋아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총선이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여론 조작을 다룬 '댓글부대'는 대중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철은 "관심이 많아진 건 감사한데 총선에 어떠한 영향을 줄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며 "영화는 영화"라고 답했다. 그는 "영화에 관심만 주시고, '그 영화 때문에 이렇게 됐어'라거나 뭔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성철은 공연계 잔뼈가 굵다. 뮤지컬계에선 아이돌이다. 그는 공연장을 떠나 5년이나 드라마와 영화만 하기도 했다. "미디어 매커니즘에 맞추기 위해서"라고 했다. 지금은 터를 가리지 않고 '열일' 중이다. 그는 "뮤지컬, 연극, 드라마, 영화 모두 다 다른 재미"라고 말했다.
"연극은 대사나, 움직임, 호흡, 상대방의 에너지로 이루어지는 공연이라 사람들과 부대끼며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영화는 큰 스크린에 제 표정, 눈빛, 입술의 떨림까지 다 잡혀서 디테일하게 접근할 수 있죠. 드라마 같은 경우는 영화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그래서 재빠르게 연기하는 재미가 있어요. 뮤지컬은 음악이 주는 힘이 큽니다. 음악을 따라 연기를 하다 보면 '꿀잼'이에요. 약간 신나요. 영화는 관객을 만나서야 반응을 볼 수 있는데, 연극이나 뮤지컬은 생생한 반응을 바로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는 지금보다 인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아니요. 지금 딱 좋아요"라고 답했다.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 밖에 다녀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지난해 공연은 계속 했지만, 미디어 노출이 전혀 안 돼서 거의 모르시더라고요. 이렇게 일하고 노출이 되면 또 알아보시는 것 같아요. '댓글부대' 같은 게 나오면 '어~ 어~ 어~' 하는 거죠."
김성철은 김고은과 같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전설의 10학번'이다. 김고은의 '파묘'가 천만 관객을 눈앞에 둔 것에 대해 "우선 정말 부럽다"며 먼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파묘' 때문에 저희가 잘 될 일은 없지만 부러워요. 저희도 흥행이 되면 감사한 일이죠. 고은이에겐 천만 돌파하면 연락할 거예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배우 김성철의 꿈은 '모든 매체에서 연기를 해보는 것'이었다. 지난해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뮤지컬 '데스노트'를 올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2', 그리고 영화 '댓글부대'까지 쉴 틈 없이 연기했다. 그는 "한 해에 다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꿈을 모두 이뤘다"고 했다. 마치 소처럼 일했고, 그 값진 결실 중 하나인 영화 '댓글부대'가 세상에 나온다.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영화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한국 사회를 유쾌하게 풍자해 평단의 호평을 받은 안국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성철은 극 중 온라인 여론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의 찡뻤킹 역을 맡았다. 온라인상 닉네임인 찡뻤킹은 능글맞으면서도 상황 대처가 빠른 인물로 팀의 실질적 리더이자 행동대장이다. 김성철은 '찡뻤킹'을 "말하기 편하게 '찡'이라고 부르겠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영화에서 찡뻤킹은 김병지의 '꽁지머리'를 연상하게 하는 헤어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다른 작품을 하고 있을 때라 염색은 못 했고, 스태프들과 고민 끝에 나온 스타일입니다. 이런저런 머리도 해보고 가발도 써봤는데 빨간 머리를 붙이자 '이거다' 했어요. 찡은 표현하는 게 미숙한 친구라 분출하고 싶은 마음을 빨간 머리로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런 머리, 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안 할 거예요.(하하)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의상을 입고 분장을 마치니 찡의 말투, 걸음걸이, 표정들이 절로 되더라고요."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지만 많은 부분이 각색됐다. 김성철은 "댓글 조작 부분도 찡이 주도적으로 다 하는 거였다. 세 명이 하니 구성을 새로이 했고, 대본 수정을 되게 많이 했다. 찡은 속내를 알 수 없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
김성철은 그간 확실한 감정으로 설명되는 연기를 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빼미'에선 인자한 사람, '그해 우리는'에선 이성적인 사람. 이렇게 하나의 단어로 정확히 표현되는 캐릭터를 추구해 왔는데 찡뻤킹'은 애매모호한 캐릭터라 되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찡뻤킹은 댓글 조작을 그저 알바로만 생각한다. '이걸로 어디 취직할 수 없을까'란 대사가 있다. 그러다 보니 주도할 수 없는 입장인데,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저는 순발력이 좋은 편인데 영특한 것 보다 눈치도 좀 빠르고 상황 파악을 잘한다. 그런 걸 찡에 접목해서 했다"면서도 "매번 연기하면 캐릭터의 일부분이 제 속에 들어오는 느낌을 받는다. 사람들이 '팀알렙'을 보며 귀여워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성철은 임상진과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임상진 역을 연기한 손석구에 대해 "정말 존경하는 배우"라며 "전작들을 보고 우리나라에 저렇게 연기를 표현하는 분이 계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봤을 때 만나는 장면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촬영에 들어가니 정말 만날 일이 없어 아쉬웠다. 촬영장에 놀러 온 적이 있었는데 어깨가 올라간 느낌이 들었다"며 웃었다.
극 중에선 여론 조작의 달인처럼 나오지만, 실제 김성철은 커뮤니티에 관해 전혀 모른다고. "인터넷 문화를 잘 몰라요. 맘도 잘 모르고요. 저도 MZ인데 왜 모를까요. 하하. 저는 피부에 맞닿아 느끼는 것에서 진실성을 느껴요. 하지만 요즘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한 사건에 대한 주관적인 입장이 들어간 뉴스들이 많아요. 팩트에 관해서만 이야기 해야 하는데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짠지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이 됐죠. 배우 일을 하다 보면 어떤 대본이 들어와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한다'는 기사가 나와요. 저도 '이거 진짜야?'하고 물어보죠. 이런 일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믿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도 팬들의 댓글은 힘이 되고 응원이 된다. 김성철은 "댓글을 찾아서 보진 않지만, 가끔 콘텐츠 찍을 때 보는데 창의적으로 드립을 날려주는, 이른바 주접 댓글 같은 거 너무 좋아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총선이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여론 조작을 다룬 '댓글부대'는 대중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철은 "관심이 많아진 건 감사한데 총선에 어떠한 영향을 줄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며 "영화는 영화"라고 답했다. 그는 "영화에 관심만 주시고, '그 영화 때문에 이렇게 됐어'라거나 뭔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성철은 공연계 잔뼈가 굵다. 뮤지컬계에선 아이돌이다. 그는 공연장을 떠나 5년이나 드라마와 영화만 하기도 했다. "미디어 매커니즘에 맞추기 위해서"라고 했다. 지금은 터를 가리지 않고 '열일' 중이다. 그는 "뮤지컬, 연극, 드라마, 영화 모두 다 다른 재미"라고 말했다.
"연극은 대사나, 움직임, 호흡, 상대방의 에너지로 이루어지는 공연이라 사람들과 부대끼며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영화는 큰 스크린에 제 표정, 눈빛, 입술의 떨림까지 다 잡혀서 디테일하게 접근할 수 있죠. 드라마 같은 경우는 영화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그래서 재빠르게 연기하는 재미가 있어요. 뮤지컬은 음악이 주는 힘이 큽니다. 음악을 따라 연기를 하다 보면 '꿀잼'이에요. 약간 신나요. 영화는 관객을 만나서야 반응을 볼 수 있는데, 연극이나 뮤지컬은 생생한 반응을 바로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는 지금보다 인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아니요. 지금 딱 좋아요"라고 답했다.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 밖에 다녀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지난해 공연은 계속 했지만, 미디어 노출이 전혀 안 돼서 거의 모르시더라고요. 이렇게 일하고 노출이 되면 또 알아보시는 것 같아요. '댓글부대' 같은 게 나오면 '어~ 어~ 어~' 하는 거죠."
김성철은 김고은과 같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전설의 10학번'이다. 김고은의 '파묘'가 천만 관객을 눈앞에 둔 것에 대해 "우선 정말 부럽다"며 먼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파묘' 때문에 저희가 잘 될 일은 없지만 부러워요. 저희도 흥행이 되면 감사한 일이죠. 고은이에겐 천만 돌파하면 연락할 거예요."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