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러리 세워 포스코 입찰 참여…2년 연속 낙찰자로 선정
공정위, '액화 탄산가스 입찰담합' 태경케미컬·어프로티움 제재
폐수처리장용 액화 탄산가스 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자를 정한 뒤 들러리를 서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인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어프로티움(옛 덕양)과 태경케미컬(옛 태경화학)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4천200만원을 부과한다고 20일 밝혔다.

액화 탄산가스는 이산화탄소를 액체화시킨 것으로 폐수처리장 등에서 발생하는 알칼리성 폐수 중화용으로 사용된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알칼리성 폐수를 중화처리 하기 위해 매년 등록된 공급사를 대상으로 액화 탄산가스 구매 입찰을 진행해왔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7년부터 포스코에 액화 탄산가스를 납품하던 어프로티움은 수익성 개선을 목적으로 2017년 말 태경케미컬에 '들러리 입찰' 참여를 요청했다.

태경케미컬은 이를 받아들여 2018년과 2019년 입찰에 들러리로 참여해 어프로티움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도록 도왔다.

태경케미컬은 이에 대한 대가로 어프로티움이 납품해야 하는 물량 중 일부를 나눠 받아 매출을 올렸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의 담합으로 인해 입찰 참여자 간 실질적인 가격경쟁이 저해됐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2022년 조선사 액화 탄산가스 구매 입찰 담합, 지난해 드라이아이스 가격 담합에 이어 액화 탄산가스 관련 시장 사업자 간 담합을 제재한 세 번째 사례다.

공정위는 "전·후방에 걸쳐 산업경쟁력을 저하하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행위 적발 시에는 엄정하게 조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