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현물 가격, 사상 첫 온스당 2200달러 돌파 [원자재 포커스]
금 현물가격이 트로온스당 사상 처음으로 22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중앙은행(Fed)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금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금 거래소에서 금 현물 가격은 개장 전인 7시15분 기준 전거래일보다 1.6% 오른 트로이온스당 2220.89달러에 거래됐다. 금 현물 가격이 22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금 가격은 이달 들어 급등세를 보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은 올해 들어 7% 가까이 올랐다.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지난 8일 장중 2203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금 현물 가격, 사상 첫 온스당 2200달러 돌파 [원자재 포커스]
이날은 Fed가 예상대로 올해 세 차례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금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4월물 금 가격 역시 트로이온스당 2185.10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금 가격이 이달 중순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2188.60달러에 거의 육박한 수준이다.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연 4.6%로 예상했다.

연내 금리 2회 인하로 선회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뒤엎고 기존 인하 속도를 유지한 것이다.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약세가 예상돼 금값은 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Fed가 금리를 인하하면 투자자들이 금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확대하면서 금 가격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을 대규모 매입하고 있고,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혼란, 미국 대선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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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 상승세에는 각국 중앙은행의 역할도 컸다. 금은 고금리 시대엔 채권에 비해 다소 매력이 떨어진다. 이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금 거래량은 역대 최대인 4899t을 기록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은 작년 한 해 금을 1037톤 사들였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25t을 매입했다. 1978년 관련 통계 이후 최대치다.

샤오카이 판 WGC 중앙은행 책임자는 "지난 2년간 역사적인 수준의 금을 매입한 중앙은행들이 올해도 계속해서 강력한 금 매입을 이어갈 것"이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