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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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서는 매월 국내인구이동 통계를 발표합니다. 2023년 국내 인구의 이동자 수는 총 612만9000명으로 2022년과 비교하면 조금 줄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구 이동률은 12%로 높은 편입니다. 전체 인구의 10분의 1보다 많은 인구가 1년 만에 이사를 하니 만만치 않은 수준입니다.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과 비교해봐도 우리의 인구이동 통계는 놀랍습니다. 미국은 8%대, 일본은 3%대의 이동률을 보입니다. 미국의 주나 일본의 도도부현을 벗어나는 이동은 1%에 그치지만 우리나라는 시도를 벗어나는 이동률도 4%대로 미국과 일본의 3배 수준입니다. 국토가 좁으니 시도를 벗어나는 이동률이 높은 듯도 합니다. 완전히 다른 곳에서 생활 터전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좀 놀랍다는 생각도 듭니다.

주택의 수요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단위는 인구입니다. ‘수요의 양’이라고 언급되는 인구가 줄어들면 수요의 질인 소득, 수요의 범위인 외지인 매입 그리고 고령화 시대에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계층별 인구 등 여타 주택의 수요가 늘어나도 다 부질없습니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은 장기적으로 주택수요가 줄어들면서 주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입니다. 따라서 인구의 사회적 증감인 인구이동에 주목해야 합니다.

전 연령층에서 인구가 순 유입된 시도는 인천과 경기입니다. 수도권의 인구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서울은 인구가 계속 유출되고 있습니다. 2018년만 하더라도 무려 11만명이 순 전출하면서 인구가 줄었는데 작년에는 3만1000명이 순 전출해 인구 감소는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은 전국에서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많이 순유출이 발생하는 시도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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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이동이 이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주택(34.0%)입니다. 가족(24.1%)과 직업(22.8%) 등의 이유도 적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주택가격이 비싸서 서울을 떠난다고 생각하겠지만 서울연구원의 분석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서울 전출의 절반 이상은 경기도로 이동합니다. 대표적인 전출지는 하남, 화성, 김포, 시흥, 남양주로 대규모 도시개발 지역입니다. 따라서 서울 인구 전출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은 집값보다는 양질의 주택수요와 맞물린 수도권 주택지 개발, 신도시 건설로 분석됩니다. 즉 주택가격 차이보다는 주택공급이 좌우했다는 말입니다. 수도권에 지속적인 주택공급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서울의 인구가 계속 유출된다면 서울의 주택시장은 불안해질까요? 인구 유출은 곧 주택시장 부진이라는 공식은 맞지만 서울의 경우는 다른 해석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인구 유입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인구 유입이 가장 많은 도시는 세종입니다. 그럼 인구 유출이 가장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요? 마찬가지로 세종입니다. 세종은 인구 유입도 많지만 인구 유출도 많은 도시입니다. 그만큼 도시의 역동성이 크다는 말입니다.

서울도 유사합니다. 서울은 인구 유출도 많지만 인구 유입도 많은 도시입니다. 통계청의 인구이동 통계에 의하면 작년 서울은 1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입한 도시입니다. 123만명이 유출되었지만 120만명은 서울로 들어왔는데 오히려 이들의 수요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외지인들의 서울매입 비율입니다. 2023년 외지인들의 서울매입 비율은 24.5%로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습니다. 작년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 4채 중 1채는 외지인이 원정 매입한 셈입니다. 전국적으로는 아파트 원정 매입이 감소했습니다만 서울의 원정 매입이 증가했다는 점은 서울아파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수요가 많다는 의미일 겁니다.

세 번째는 단순히 거주인구만이 아니라 생활인구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2022년말 인구 총조사 기준으로 서울의 인구는 942만명입니다. 반면 2024년 3월 현재 서울의 생활인구는 1100만명이 넘습니다. 이 차이는 출퇴근, 관광, 의료, 등하교 등의 목적으로 서울을 찾는 인구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거주인구가 다소 줄더라도 생활인구가 튼튼히 받쳐준다면 서울의 주택수요는 여전히 튼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인구감소의 시대 우리는 인구이동에 주목해야 하지만 단순히 인구가 감소하는 것만으로 주택시장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인구동향의 다양한 면을 살펴 내 집 마련에 활용했으면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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