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서 더 길어진다니… >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경기 수원의 한 인쇄소에서 48.1㎝에 이르는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한경DB
< 여기서 더 길어진다니… >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경기 수원의 한 인쇄소에서 48.1㎝에 이르는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한경DB
다음달 10일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60㎝에 육박하는 투표용지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투표용지가 가장 길었던 지난 총선(48.1㎝)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등록된 정당은 60개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 중 비례대표 후보를 등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당은 40~50곳에 달한다. 투표용지의 위아래 여백(6.5㎝)과 기표란 높이(1㎝), 구분 칸 높이(0.2㎝) 등을 고려하면 정당 50곳이 비례대표 후보를 낼 경우 투표용지는 66.1㎝가 된다. 40곳이 내면 54.1㎝다. 지난 총선 때는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 48.1㎝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총선처럼 투표용지를 일일이 손으로 세는 수개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관위가 도입한 투표용지 분류기는 34개 정당, 길이 46.9㎝까지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정당과 지역구 후보자 기호는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의석수에 따라 ‘전국 통일 기호’를 받는 6개 정당이 우선 배치된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 1번, 국민의힘이 2번을 받는다. 더불어민주연합은 3번, 국민의미래는 4번이 유력하다. 5번은 녹색정의당, 6번은 새로운미래가 차지한다. 비례대표의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3번 더불어민주연합이 맨 윗칸으로 올라가게 된다.

국민의미래는 21일까지 지역구 의원이 한 명도 없어 전국 통일 기호를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비례 후보만으로 기호 4번을 받지 못한다는 걸 뒤늦게 알고 국민의힘이 지역구 의원 5명을 뒤늦게 국민의미래로 이적해 기호 4번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유권자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의힘 2번, 국민의미래 4번’을 유지하는 ‘짝수 통일’ 전략을 짰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꼼수 의원 꿔주기’라는 비판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말 한마디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되는 기형적 상황이 없었다면 의원들을 탈당시켜야 하는 상황은 애초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