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아 하이브리드./사진=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사진=현대차
'아빠 차' 대명사로 통하는 기아 카니발을 긴장시킬 만한 신차가 나왔다. 내연기관 모델이 주력이던 현대차의 대형 레저용 차량(RV) '스타리아'가 선보인 하이브리드차량이 그 주인공. 그간 카니발은 패밀리카, 스타리아는 상용차 위주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새로 나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높은 연비에 각종 편의사양을 탑재해 패밀리카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느낌을 준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친환경 차량을 선호하는 최근 추세에 발맞춰 새롭게 추가된 모델로 1.6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을 탑재했다. 가솔린이나 경유차보다 연비 효율이 좋은 데다 친환경 차량 특성상 취득세·세금 감면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 기자가 탑승한 모델은 스타리아 라운지 하이브리드 7인승 풀옵션으로 가격은 4946만원(개소세 5% 기준)이다. 시승 코스는 쇼퍼 드라이빙(기사가 운전하는 차량) 코스와 직접 운전하는 코스로 구성됐다.

스타리아는 높은 전고와 긴 전폭 및 전장으로 공간감을 극대화하고 낮은 벨트라인을 통한 실내 개방감을 확보했다.

현대차는 혁신적이고 미래적인 이미지를 담은 다목적 차량(MPV)으로 스타리아를 개발했다. 전면부는 크고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차체를 가로지르는 얇고 긴 주간주행등(DRL), 낮게 위치한 헤드램프로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차량 전면부터 후면까지 이어지는 유려한 곡선은 우주선을 연상시키며 픽셀 타입의 리어 콤비램프는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내부./사진=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내부./사진=현대차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카페까지 약 23km 구간은 쇼퍼 드라이빙으로 2열에 탑승했다. 차량에 탑승하자마자 내부 공간이 아주 넓다고 느꼈다. 2열 좌석에 앉았을 때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 여유로워 편안하게 탑승했다.

좌석 시트를 눕다시피 조정할 수도 있고 전고가 높아 차량 내부에서 이동할 때도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다만 세단급 승차감을 기대하면 안 된다. 진동이 느껴지는 편이지만 가속이나 제동시에는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다시 현대 모터스튜디오로 돌아가는 길은 경유지를 거치며 63km 구간을 기자가 직접 주행했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시의성 높은 계기판과 시원시원하게 큰 디스플레이 패널이 눈에 띄었다.

평소 대형 차량을 잘 운전하지 않는 기자에게 스타리아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막상 주행을 시작한 후에는 '지금 대형 RV를 운전하고 있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주행이 쉬웠다.

운전자 편의 사양이 잘 갖춰진 덕분이었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전방 주차 거리 경고 △후방모니터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등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차선을 바꿀 때 좌우측 방향 지시등을 켜면 계기판 내 화면에 차선 뒤쪽을 볼 수 있는 카메라 화면이 뜬다.


뒷좌석 앉아 승차감을 느껴볼 땐 진동이 다소 거슬렸지만 막상 직접 운전대를 잡았을 때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 245마력(엔진 최고 출력 180마력), 시스템 최대 토크 37.4kgf·m(엔진 최대 토크 27.0kgf·m)의 우수한 성능을 갖췄다. 스타리아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최고 13km/ℓ의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실제로 기자가 주행했을 때 평균 연비 14.8km/ℓ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카니발 하이브리드와 시스템이 거의 동일하다. 가장 큰 차별점은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나타난다. 배터리 방전시 카니발은 보험사의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지만 스타리아는 운전석 좌측 하단의 '배터리 리셋' 버튼을 누르면 된다.

스타리아의 상품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MPV 시장의 강자 카니발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카니발에 비해 스타리아는 상용차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직접 경험해본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단순히 상용차라고 선을 그어놓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