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영권 분쟁 '키맨' 신동국 "두 형제 지지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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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 보유 신동국 회장, 입장문 발표
"한미-OCI 통합 반대…임종윤·종훈 형제가 이사회 구성해야"
임종윤·종훈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회복·제고에 기여하겠다"
한미사이언스 "신 회장에 충분히 설명 못해" 사과
"한미-OCI 통합 반대…임종윤·종훈 형제가 이사회 구성해야"
임종윤·종훈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회복·제고에 기여하겠다"
한미사이언스 "신 회장에 충분히 설명 못해" 사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을 좌우할 '키맨'으로 꼽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3일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 형제의 편에 선다는 공식 입장문을 냈다. 형제들은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회복 및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고, 통합을 추진하고 있던 한미사이언스측은 신 회장에게 사과했다. 신 회장이 형제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의 키는 국민연금공단과 소액주주들의 선택에 달리게 됐다.
신 회장은 이날 임종윤 사장 측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기업의 장기적 발전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후속 방안을 지속 모색하기를 바란다"며 장·차남의 주주제안에 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고교 후배다.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장·차남 측 지분율은 28.42%에 신 회장 지분을 더하면 장·차남 측 지분율은 40.57%에 달한다. 송 회장 모녀 측 지분율은 35%다. 그나마 가현문화재단(4.9%)과 임성기재단(3%) 지분을 포함한 기준이다. 따라서 소액주주 등 기타주주(16.77%)와 국민연금(7.66%) 등이 모두 선택을 완료하는 오는 28일 주주총회까지 어느 쪽이든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신 회장은 오랜 지인이자 주주로서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선대 임성기 회장님의 뜻에 동감해 주주로서 참여한 이래, 오랜 세월 회사의 발전과 기업가치 제고의 과정을 곁에서 보아 왔고, 선대 회장님 작고 후에도 후대 가족들이 합심해 회사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면서도 "상속세와 주식담보대출 등 대주주들이 개인적인 사유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동안, 회사 경영에 대한 적시 투자활동이 지체되고 기업과 주주가치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기간 회사의 연구개발이 지연되고 핵심 인력들이 회사를 떠났으며 그 결과 주가도 상당한 하락을 경험했다"며 "기업가치가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이제라도 주요 주주로서 명확한 의사 표현을 통해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회복 및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한미와 OCI의 통합 추진과정에 대해 쓴소리도 했다. 그는 "한미약품그룹 비즈니스와 연관성이 낮은 기업과의 경영권 거래"라며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라기보다 해당 대주주들의 개인적인 이슈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고 임성기 회장의 뜻에 따라 설립된 재단들이 일부 대주주들에 의해 개인 회사처럼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것 또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했다. 송 회장 측이 가현문화재단(지분율 4.9%)과 임성기재단(지분율 3%)을 통합 찬성 의결 과정에 활용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간 통합 계획을 발표한 이후 어떤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신 회장의 입장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추측할 뿐이었다.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송 회장과 임 사장은 잇따라 신 회장의 지지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송 회장은 지난 10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 회장은 우리 부부와 30년 지기다. 얼마 전에도 만났고 자주 소통하며 친하다"고 말했다. 임주현 사장 또한 "신 회장은 오랜 시간 한미와 함께 하면서 누구보다 한미의 성장과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계신다"며 "궁극적으로 한미를 위한 옳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결정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지난 21일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의 기자간담회에서 신 회장 보다는 국민연금과 소액·기타주주들을 향해 "기업가치를 제고시키겠다"고 호소를 한 터였다. 때문에 시장 안팎에서는 간담회 하루 만에 나온 신 회장의 형제 지지 입장에 '깜짝 발표'라는 반응도 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연초 통합 발표가 난 후 신 회장을 찾아뵙고 설득했는데 지지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주총 표결과 관련해서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과 통합을 결정하면서 신 회장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이 담긴 입장문을 냈다. 한미사이언스는 "대주주 중 한 분인 신 회장에 그룹 통합의 필요성과 한미의 미래가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그럼에도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룹 통합 결정에 상속세 재원 마련이 단초가 된 것은 맞다면서도 "OCI그룹과의 통합은 결코 대주주 몇명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니다"며 "상속세 재원 마련만으로는 이 통합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매년 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평택 바이오플랜트, 파트너사와 글로벌 3상 중이던 신약이 개발 중단돼 국내 신약으로 개발할 수밖에 없던 한계, 파트너사 경영조건에 의해 반환됐던 경험 등 한계를 뚫고 나아가야 글로벌 한미 비전에 도달할 거란 이사회 판단이 있었다고 했다.
한미사이언스는 "감정적 호소와 한미의 미래는 분리돼야 한다"며 "임종윤·종훈 형제가 주장하는 진정성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시총 200조 같은 비전을 오로지 '한미 혼자만의 힘'으로만 달성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주주들을 향해 "한미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주주총회가 곧 열린다. 한미가 과거로 남느냐, 미래로 전진하느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다"라며 "일련의 시간이 흐른 후 대주주 일가 모두가 화합하고 협력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겠다. 주주님들께서 한미의 미래를 선택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신 회장은 이날 임종윤 사장 측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기업의 장기적 발전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후속 방안을 지속 모색하기를 바란다"며 장·차남의 주주제안에 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고교 후배다.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장·차남 측 지분율은 28.42%에 신 회장 지분을 더하면 장·차남 측 지분율은 40.57%에 달한다. 송 회장 모녀 측 지분율은 35%다. 그나마 가현문화재단(4.9%)과 임성기재단(3%) 지분을 포함한 기준이다. 따라서 소액주주 등 기타주주(16.77%)와 국민연금(7.66%) 등이 모두 선택을 완료하는 오는 28일 주주총회까지 어느 쪽이든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신 회장은 오랜 지인이자 주주로서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선대 임성기 회장님의 뜻에 동감해 주주로서 참여한 이래, 오랜 세월 회사의 발전과 기업가치 제고의 과정을 곁에서 보아 왔고, 선대 회장님 작고 후에도 후대 가족들이 합심해 회사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면서도 "상속세와 주식담보대출 등 대주주들이 개인적인 사유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동안, 회사 경영에 대한 적시 투자활동이 지체되고 기업과 주주가치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기간 회사의 연구개발이 지연되고 핵심 인력들이 회사를 떠났으며 그 결과 주가도 상당한 하락을 경험했다"며 "기업가치가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이제라도 주요 주주로서 명확한 의사 표현을 통해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회복 및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한미와 OCI의 통합 추진과정에 대해 쓴소리도 했다. 그는 "한미약품그룹 비즈니스와 연관성이 낮은 기업과의 경영권 거래"라며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라기보다 해당 대주주들의 개인적인 이슈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고 임성기 회장의 뜻에 따라 설립된 재단들이 일부 대주주들에 의해 개인 회사처럼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것 또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했다. 송 회장 측이 가현문화재단(지분율 4.9%)과 임성기재단(지분율 3%)을 통합 찬성 의결 과정에 활용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간 통합 계획을 발표한 이후 어떤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신 회장의 입장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추측할 뿐이었다.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송 회장과 임 사장은 잇따라 신 회장의 지지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송 회장은 지난 10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 회장은 우리 부부와 30년 지기다. 얼마 전에도 만났고 자주 소통하며 친하다"고 말했다. 임주현 사장 또한 "신 회장은 오랜 시간 한미와 함께 하면서 누구보다 한미의 성장과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계신다"며 "궁극적으로 한미를 위한 옳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결정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지난 21일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의 기자간담회에서 신 회장 보다는 국민연금과 소액·기타주주들을 향해 "기업가치를 제고시키겠다"고 호소를 한 터였다. 때문에 시장 안팎에서는 간담회 하루 만에 나온 신 회장의 형제 지지 입장에 '깜짝 발표'라는 반응도 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연초 통합 발표가 난 후 신 회장을 찾아뵙고 설득했는데 지지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주총 표결과 관련해서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과 통합을 결정하면서 신 회장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이 담긴 입장문을 냈다. 한미사이언스는 "대주주 중 한 분인 신 회장에 그룹 통합의 필요성과 한미의 미래가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그럼에도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룹 통합 결정에 상속세 재원 마련이 단초가 된 것은 맞다면서도 "OCI그룹과의 통합은 결코 대주주 몇명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니다"며 "상속세 재원 마련만으로는 이 통합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매년 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평택 바이오플랜트, 파트너사와 글로벌 3상 중이던 신약이 개발 중단돼 국내 신약으로 개발할 수밖에 없던 한계, 파트너사 경영조건에 의해 반환됐던 경험 등 한계를 뚫고 나아가야 글로벌 한미 비전에 도달할 거란 이사회 판단이 있었다고 했다.
한미사이언스는 "감정적 호소와 한미의 미래는 분리돼야 한다"며 "임종윤·종훈 형제가 주장하는 진정성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시총 200조 같은 비전을 오로지 '한미 혼자만의 힘'으로만 달성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주주들을 향해 "한미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주주총회가 곧 열린다. 한미가 과거로 남느냐, 미래로 전진하느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다"라며 "일련의 시간이 흐른 후 대주주 일가 모두가 화합하고 협력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겠다. 주주님들께서 한미의 미래를 선택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