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16주 만에 하락을 멈춘 가운데 마포구와 종로구 등의 ‘직주근접’ 단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직장까지 거리가 가까울수록 삶의 질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만큼 이들 단지는 수요가 꾸준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면적 84㎡는 이달 19억7000만원(25층)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썼다. 올해 1월 같은 면적이 19억4000만원(23층)에 거래됐는데, 두 달 새 몸값이 3000만원 올랐다.

용강동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전용 123㎡ 가격도 지난 1월 21억7000만원(5층)에서 지난달 24억원(11층)으로 뛰었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역세권 단지인 신수동 대원칸타빌 전용 84㎡ 몸값도 지난달 9억5000만원(1층)에서 이달 10억5000만원(3층)으로 올랐다. 마포구는 광화문이나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다.

도심과 사실상 붙어 있는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2단지도 전용 84㎡가 지난달 21억4000만원(10층)에 거래돼 화제가 됐다. 2022년 5월 22억2500만원(9층) 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달엔 가격이 조정된 거래(19억3000만원)가 나타났다.

직주근접 단지는 분양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경희궁자이 건너편 경희궁유보라 오피스텔은 이달 청약에서 11가구 모집에 999명이 몰려 평균 90.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시장 침체로 청약 미달 사태를 빚는 대부분 단지와 다른 성적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지난 18일) 기준 서울 도심권(종로구·중구·용산구) 아파트 가격은 한 주 전 대비 0.01% 상승했다. 서울을 5개 권역을 나눴을 때 집값이 상승 전환한 권역은 도심권과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뿐이었다. 종로구는 0.02% 올랐고, 중구와 용산구는 각각 0.01% 상승했다.

서대문구 홍제동 아파트가 최근 오름세를 보이는 것도 눈에 띈다. 홍제한양은 올해 들어서만 6건의 손바뀜이 일어났다. 전용 60㎡ 몸값은 지난달 6억2000만원(6층)에서 이달 6억7500만원(7층)으로 뛰었다.

홍제센트럴아이파크 전용 117㎡ 10층 물건은 올해 1월 직전 거래가(작년 4월 13억원·13층)보다 2000만원 오른 13억2000만원에 계약됐다. 인근 무악재역을 통해 지하철 3호선을 타면 두 정거장 만에 경복궁역에 도달할 수 있어 도심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