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도 하고, 우대금리도 받는다.’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은행권이 앞다퉈 야구팬을 위한 특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응원 구단이 순위권에 들거나 우승할 경우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응원 구단 성적에 따라 내가 가입한 예·적금의 금리가 좌우되는 셈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프로야구 예·적금의 최우대 금리 조건들을 살펴봤다.
응원구단 우승하면 금리 '쑥'…야구·축구팬 특화 예·적금 경쟁

응원 구단 성적따라 금리 달라져

프로야구 특화상품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지방은행이다. 각 지방은행이 기반을 두고 있는 지역의 프로야구단과 연계한 상품을 출시해 ‘팬심’을 자극하겠다는 의도다.

부산은행은 최대 연 5.0% 금리를 앞세운 ‘BNK 가을야구 드림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기본 이율(연 4.0%)에 부산 대표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성적에 따라 최대 0.5%포인트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또 정규리그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투수, 타자 부문 최우수선수를 배출하면 최대 0.2%포인트를 더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 가입 0.1%포인트, 신규고객 우대 0.2%포인트까지 더해 최대 연 5.0%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도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기아 타이거즈 우승기원 예·적금’을 선보였다. 예금의 경우 연 0.2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3.85%(기본 연 3.60%) 금리가 적용된다. 적금은 월 10만원부터 최고 100만원까지 적립식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광주은행 측은 “매년 프로야구 개막일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스테디셀러 상품”이라며 “기아의 시즌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원하는 구단을 설정해 가입할 수 있는 적금 상품도 있다. 신한은행이 출시한 ‘2024 신한 프로야구 적금’이다. 10개 구단 중 응원하는 팀을 선택해 월 최대 50만원까지 자유롭게 1년간 저축할 수 있다. 기본 연 2.50% 이율에 내가 응원하는 구단의 연간 성적에 따라 최대 이율이 연 4.20%까지 불어나도록 짜였다. 응원 구단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연 0.5% 이자가 붙는다. 포스트시준에 진출할 경우 이자는 연 0.8%, 한국시리즈 우승 시 연 1.0%로 늘어난다.

“팬심 더해져 재가입률 높아”

은행들은 프로야구와 함께 다양한 국내 팬을 보유한 프로축구를 활용한 상품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광주은행의 ‘광주FC적금’과 대구은행의 ‘특판DGB대팍적금’이 대표적이다. 광주FC적금은 K리그1에서 광주FC의 최종 성적에 따라 금리가 조정된다. 5~6위를 기록할 경우 연 0.10%포인트, 3~4위 0.20%포인트, 1~2위 연 0.3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광주FC의 홈구장 방문을 인증한 고객에겐 최대 연 0.40%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특판DGB대팍적금도 비슷한 구조로 구성됐다. 대구FC가 K리그1에서 6위 안에만 들면 0.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여기에 K리그 우승 시 0.10%포인트,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진출 시 0.10%포인트가 추가로 더해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응원구단의 성적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 재미 요소를 더해 매년 고객으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며 “구단에 대한 팬심 덕분에 재가입률도 높은 편”이라고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