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한국 문단계의 기린아 박지리
박지리는 ‘한국 문단의 기린아’로 불리는 소설가다. 문학을 전공하거나 작가로서 훈련받지 않았지만 진지한 문제의식과 독특한 작법으로 주목받았다.

1985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생 시절 행정학 수업이 너무 지루해 심심풀이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10년 발표한 <합체>로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당시 그는 스물다섯 살이었다. 이후 <맨홀>(2012), <양춘단 대학 탐방기>(2014), <세븐틴 세븐틴>(2015)을 연달아 냈다. 2016년엔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발표했다. 책을 출간한 지 불과 8일 뒤 31세의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57회 한국출판문화상 어린이·청소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 청소년 문학의 틀을 뛰어넘은 기념비적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에는 유작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가 출간됐다.

작가로 활동한 6년간 장편소설 네 편과 단편소설 한 편을 냈다. 유쾌한 분위기의 성장소설 <합체>,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한 <맨홀>, 공상 과학과 범죄 추리 요소가 결합한 <다윈 영의 악의 기원>까지 작품의 개성이 뚜렷하고 다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계절출판사는 그를 기려 2020년 ‘박지리문학상’을 제정했다. 미등단 신인과 등단 5년 이내 작가가 응모 대상이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