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100곳 공백…총선 뒤 '인사 큰 장'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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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만 61곳 임기만료
출마 이유로 자진사퇴 하거나
1년 넘게 후임 없어 공석인 곳도
연봉 3억 넘는 KIC·주택공사 등
정치권 인사들 벌써부터 눈독
전문성 부족으로 경영 차질 우려
출마 이유로 자진사퇴 하거나
1년 넘게 후임 없어 공석인 곳도
연봉 3억 넘는 KIC·주택공사 등
정치권 인사들 벌써부터 눈독
전문성 부족으로 경영 차질 우려
올 상반기까지 임기 만료 등으로 공석이 되는 공공기관장 자리가 총 61개로 조사됐다. 올해 말까지 새로 임명될 자리를 포함하면 100명이 넘는 공공기관 수장 인사가 순차적으로 단행될 전망이다. 공공기관장 인사 이후엔 감사, 이사 등 후속 임원 인사도 잇따를 예정이어서 오는 4월 총선 이후 ‘대규모 낙하산 인사’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하반기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장도 31명에 달했다. 임기가 남아 있지만 총선 출마 등의 사유로 자진 사퇴한 기관장도 23명이었다. 이 중 일부는 올 하반기 임기가 만료된다.
올 들어 공공기관장 인사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장기 공석인 곳도 많다. 한국폴리텍대는 조재희 전 이사장이 지난해 3월 사퇴한 뒤 1년 동안 후임이 결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너지재단도 김광식 전 이사장이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의혹을 받고 작년 9월 자진 사퇴한 뒤 반년가량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다.
정·관·경제계에선 4월 총선 후 낙선자가 가려지면 공공기관장 인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부처 개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부 관계자는 “총선이 끝나면 100명이 넘는 공공기관장 인사가 올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당 경선에서 패배했거나 총선에서 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의 정치권 인사들은 벌써부터 주요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주로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들이 가는 자리지만, 국내외 대형 운용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이 부각되면서 최근 정치권에서 부쩍 관심을 갖는다는 전언이다. 한국벤처투자(2억6948만원), 한국주택금융공사(3억637만원) 등 금융권 공기업 수장도 정치권 인사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현재 두 곳 모두 공석이다. 상대적으로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으며 벤처캐피털, 증권사 등 민간 금융회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3억931만원), 기술보증기금(3억121만원) 등 고액 연봉 기관장들도 연내 임기가 끝난다. 2022년 기준 공공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1억8538만원으로 국무총리 연봉(1억8959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기업들은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회사의 중장기 전략과 영업 활동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낙하산 인사를 꺼리던 자리에까지 정치권 인사들이 임명되고 있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민연금공단이 있는 지역구(전주) 국회의원이었던 김성주 의원을 이사장으로 임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윤석열 정부에선 지난해 9월 한국전력 사장에 역대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김동철)이 임명된 사례가 거론된다. 이에 앞서 한국가스공사(최연혜 사장), 한국지역난방공사(정용기 사장) 등 다른 에너지 공기업 수장 역시 정치인 출신이 자리 잡았다.
에너지업계에선 다음달 25일 임기가 끝나는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동서발전) 기관장에도 정치인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하다.
이슬기/허세민 기자 surugi@hankyung.com
총선 결과 보고 인사?
24일 한국경제신문이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를 전수분석한 결과, 전체 공공기관 327곳 중 61곳은 기관장 임기가 끝났거나 올 상반기 만료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9명은 후임 인사가 나지 않아 임기가 끝난 뒤에도 기관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올 하반기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장도 31명에 달했다. 임기가 남아 있지만 총선 출마 등의 사유로 자진 사퇴한 기관장도 23명이었다. 이 중 일부는 올 하반기 임기가 만료된다.
올 들어 공공기관장 인사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장기 공석인 곳도 많다. 한국폴리텍대는 조재희 전 이사장이 지난해 3월 사퇴한 뒤 1년 동안 후임이 결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너지재단도 김광식 전 이사장이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의혹을 받고 작년 9월 자진 사퇴한 뒤 반년가량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다.
정·관·경제계에선 4월 총선 후 낙선자가 가려지면 공공기관장 인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부처 개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부 관계자는 “총선이 끝나면 100명이 넘는 공공기관장 인사가 올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당 경선에서 패배했거나 총선에서 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의 정치권 인사들은 벌써부터 주요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고연봉에 민간 기업에 영향력
경제계에 따르면 정치권 인사들은 상대적으로 고액 연봉을 받거나 민간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5월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성과급을 포함한 연봉이 4억2475만원(2022년 기준)에 달한다.주로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들이 가는 자리지만, 국내외 대형 운용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이 부각되면서 최근 정치권에서 부쩍 관심을 갖는다는 전언이다. 한국벤처투자(2억6948만원), 한국주택금융공사(3억637만원) 등 금융권 공기업 수장도 정치권 인사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현재 두 곳 모두 공석이다. 상대적으로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으며 벤처캐피털, 증권사 등 민간 금융회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3억931만원), 기술보증기금(3억121만원) 등 고액 연봉 기관장들도 연내 임기가 끝난다. 2022년 기준 공공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1억8538만원으로 국무총리 연봉(1억8959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기업들은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회사의 중장기 전략과 영업 활동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낙하산 인사를 꺼리던 자리에까지 정치권 인사들이 임명되고 있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민연금공단이 있는 지역구(전주) 국회의원이었던 김성주 의원을 이사장으로 임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윤석열 정부에선 지난해 9월 한국전력 사장에 역대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김동철)이 임명된 사례가 거론된다. 이에 앞서 한국가스공사(최연혜 사장), 한국지역난방공사(정용기 사장) 등 다른 에너지 공기업 수장 역시 정치인 출신이 자리 잡았다.
에너지업계에선 다음달 25일 임기가 끝나는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동서발전) 기관장에도 정치인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하다.
이슬기/허세민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