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약 2년 만에 2700선을 돌파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코스피가 3000을 웃돌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미국 대통령 선거 등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5일 NH투자증권은 보고서를 내고 코스피 연간 목표치를 3100으로 높였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를 떠받치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세가 맞물려 코스피가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이 증권사 김병연 연구원은 "현재 기준 코스피가 향후 10% 이상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며 "3월 FOMC를 통해 10년 실질금리 재상승 위험이 줄었고, 향후 미국 시장 금리는 박스권 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봤다.

3월 FOMC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내놨고, 미국과 국내 증시는 급등했다. 파월 의장은 "1월과 2월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았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목표인) 2%를 향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바꿔놓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실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간 국내 주식 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진했던 원인은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라며 "올해 코스피 순이익은 작년 대비 50.6%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관건은 삼성전자"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데, 실적이 양호하다면 지수 상승에 대한 확신이 커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온디바이스 AI(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에서 구동하는 AI) 관련 모멘텀(상승 동력)은 이제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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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도 이날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를 2300~2750에서 2500~3000으로 높여 잡았다. 이 증권사 김대준 연구원은 "밴드 상단은 코스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과거 평균보다 높아지는 경우를 고려했다"며 "국내 증시 내 영향력이 큰 반도체의 반등을 감안하면 지수의 추가 상승은 필연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업종은 가격 반등과 수요 회복으로 업황이 살아나는 상황에서 AI 관련 수혜까지 누리고 있다"며 "국내외 금리 하락을 감안하면 자기자본비용(COE)은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지수는 2분기 말 고점을 찍고, 하반기 횡보할 것으로 봤다. 김대준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중심의 이익 개선세, 밸류업 프로그램 등이 상반기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정책 효과 소멸, 대외 정치 리스크로 하반기엔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봤다.

김병연 연구원도 대외 리스크에 주목했다.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도가 오르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 후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내년 한국 수출은 6% 이상 줄어들 것"이라며 "6월 중국 반케의 역외 채권 만기 도래 이슈 부각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