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저커버그, '줄줄이' 팔았다…美증시 정점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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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대 매수 비율 12개 분기만 최고
"주가 급등에 유동성 창출 수요 커져"
5달간 27% 급등한 S&P500 조정 우려
"주가 급등에 유동성 창출 수요 커져"
5달간 27% 급등한 S&P500 조정 우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거물들이 줄줄이 자사주를 내다 판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주가 이끌어 온 증시 활황기가 정점에 다다랐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리서치업체 베리티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내부자 유통 주식 매도 대 매수 비율이 2021년 1분기 이후 12개 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매도 ·매수 비율이 높을수록 매도 거래가 더 많았다는 의미다.
연초에는 일반적으로 매도 우위가 일반적인 데다 작년 말 기업가치가 하락하면서 내부자들의 매도 수요가 억눌린 영향이 작용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매도·매수 비율은 이례적으로 급등했다는 평가다. 벤 실버먼 베리티 리서치 부사장은 “기술 부문 대기업들에서 전형적이지 않은 내부자 매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가 상승에 따른 유동성 창출 수요가 분명히 있다는 의미로, 이는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부정적 추정치”라고 짚었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빅테크 경영진들이 매도 랠리를 주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시에 따르면 베이조스 창업자는 지난 2월 85억달러(약 11조4000억원) 상당의 아마존 주식 5000만주를 매각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올해에만 2110만달러(약 284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내다 팔았다. 매도 규모는 2022~2023년을 합친 것(2360만달러)과 맞먹는 수준이다.
저커버그 CEO 역시 올해 2월 초 메타 주식 29만1000주를 1억3500만달러(약 1817억원)에 팔았다. 2021년 11월 이후 최대 규모였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수년 동안 자사주를 팔아 왔는데, 올들어 메타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내달리자 매도액을 키웠다. 이밖에 인공지능(AI) 데이터 업체 팔란티어를 공동 설립한 피터 틸이 이달 1억7500만달러(약 2355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2021년 2월 5억4080만달러(약 7279억원) 이후 최대 규모의 매각이었다.
‘생성 AI 광풍’이 이끈 미 증시 호황이 약화될 조짐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델라웨어대의 찰스 엘슨 기업지배구조센터장은 “고위급 임원들의 자사주 대량 매각은 시장에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라며 “이는 그들이 직접 운영하는 사업장보다 더 나은 투자처를 찾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만약 그들이 주가가 정점이라는 판단에 따라 매각에 나선 것이라면, 투자자 모두에겐 냉혹한 신호”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각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왔다. 데이터 전문기업 스노우플레이크의 프랭크 스루트만 전 CEO는 사임 발표를 몇 주 앞둔 지난달 초 6920만달러(약 93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대거 처분했다. 스루투만의 은퇴가 알려진 날 이 회사 주가는 29%가량 폭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S&P500지수가 작년 10월 27일 이후 약 5개월 동안 무려 27% 상승하는 등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조정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총재가 신중한 통화정책 운용 방침을 제시했음에도 지난주 미 증시의 주간 상승률은 몇 달 만에 최고치에 올랐다.
미 자산운용사 TCW 이만 브리반루 매니징디렉터는 “미 중앙은행(Fed)은 경제에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길들이는 데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주가는 너무 빨리, 많이 올랐다”며 “세 차례 금리 인하는 3%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또는 신용대출시장의 혼란, 금융 불안정 등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투자회사 해리스어소시에이츠 산하 뮤추얼펀드 회사 오크마크펀드의 애덤 아바스 채권 책임자는 “제한적 금융 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을 스스로 상기시켜야 한다”며 “미 경제의 ‘퍼펙트 랜딩’ 환상이라는 가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리서치업체 베리티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내부자 유통 주식 매도 대 매수 비율이 2021년 1분기 이후 12개 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매도 ·매수 비율이 높을수록 매도 거래가 더 많았다는 의미다.
연초에는 일반적으로 매도 우위가 일반적인 데다 작년 말 기업가치가 하락하면서 내부자들의 매도 수요가 억눌린 영향이 작용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매도·매수 비율은 이례적으로 급등했다는 평가다. 벤 실버먼 베리티 리서치 부사장은 “기술 부문 대기업들에서 전형적이지 않은 내부자 매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며 “주가 상승에 따른 유동성 창출 수요가 분명히 있다는 의미로, 이는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부정적 추정치”라고 짚었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빅테크 경영진들이 매도 랠리를 주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시에 따르면 베이조스 창업자는 지난 2월 85억달러(약 11조4000억원) 상당의 아마존 주식 5000만주를 매각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올해에만 2110만달러(약 284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내다 팔았다. 매도 규모는 2022~2023년을 합친 것(2360만달러)과 맞먹는 수준이다.
저커버그 CEO 역시 올해 2월 초 메타 주식 29만1000주를 1억3500만달러(약 1817억원)에 팔았다. 2021년 11월 이후 최대 규모였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수년 동안 자사주를 팔아 왔는데, 올들어 메타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내달리자 매도액을 키웠다. 이밖에 인공지능(AI) 데이터 업체 팔란티어를 공동 설립한 피터 틸이 이달 1억7500만달러(약 2355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2021년 2월 5억4080만달러(약 7279억원) 이후 최대 규모의 매각이었다.
‘생성 AI 광풍’이 이끈 미 증시 호황이 약화될 조짐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델라웨어대의 찰스 엘슨 기업지배구조센터장은 “고위급 임원들의 자사주 대량 매각은 시장에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라며 “이는 그들이 직접 운영하는 사업장보다 더 나은 투자처를 찾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만약 그들이 주가가 정점이라는 판단에 따라 매각에 나선 것이라면, 투자자 모두에겐 냉혹한 신호”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각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왔다. 데이터 전문기업 스노우플레이크의 프랭크 스루트만 전 CEO는 사임 발표를 몇 주 앞둔 지난달 초 6920만달러(약 93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대거 처분했다. 스루투만의 은퇴가 알려진 날 이 회사 주가는 29%가량 폭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S&P500지수가 작년 10월 27일 이후 약 5개월 동안 무려 27% 상승하는 등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조정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총재가 신중한 통화정책 운용 방침을 제시했음에도 지난주 미 증시의 주간 상승률은 몇 달 만에 최고치에 올랐다.
미 자산운용사 TCW 이만 브리반루 매니징디렉터는 “미 중앙은행(Fed)은 경제에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길들이는 데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주가는 너무 빨리, 많이 올랐다”며 “세 차례 금리 인하는 3%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또는 신용대출시장의 혼란, 금융 불안정 등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투자회사 해리스어소시에이츠 산하 뮤추얼펀드 회사 오크마크펀드의 애덤 아바스 채권 책임자는 “제한적 금융 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을 스스로 상기시켜야 한다”며 “미 경제의 ‘퍼펙트 랜딩’ 환상이라는 가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