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저지른 임원, 근로자처럼 해고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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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임원은 근로자인가 아닌가.
인사 업무 실무상 자주 맞닥뜨리는 문제다. 근로자인지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계약의 내용, 지위와 권한, 업무수행 방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판단하고, 동일한 지위에 있는 사람에 대하여 법원의 엇갈린 판단이 나올 정도로 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판례상 기준은,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이다. 그리고 판례는 ‘등기임원’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경향이 크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 그런데 (등기이든 미등기이든) 임원이 근로자인지 아닌지에 따라 법률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많으니, 이에 대한 판단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 오늘은 징계 관련 얘기를 하고자 한다. 임원이 근로자라면, 회사 내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 징계 관련 규정에 따라 징계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그런데 임원이 근로자가 아닌 경우, 그리고 마침 회사가 임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징계 관련 규정을 두지 않은 경우에 임원에게 징계사유가 발생하면 어찌해야 하는가.
대법원은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라고 하여 사용자의 일반적인 인사재량권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두5151 판결). 그러나 한편으로 대법원은 “사용자는 이러한 기업질서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한 근로자의 기업질서 위반행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등의 관련 법령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를 규율하는 취업규칙을 제정할 수 있고, … 근로자의 기업질서에 관련된 비위행위에 대하여 이를 취업규칙에서 해고 등의 징계사유로 규정하는 것은 원래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두4672 판결)이라고 하여 징계의 대상을 근로자에 한정하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다.
위 판례의 입장에 더해, 임원이 근로자가 아니라면 회사와는 위임계약 관계에 있는 것이 되고, 이러한 대등한 계약관계의 당사자 일방이 타방과의 관계에서 그 계약을 종료(해지)하거나, 그 불이행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회사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사용자가 근로자가 아닌 임원을 ‘징계’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 등기임원의 경우 △징계 중 ‘면직’이나 ‘해고’의 경우 임원에 대한 해임은 상법상 주주총회의 권한 사항이고 이는 강행규정이라는 점에서, △‘정직’의 경우 상법은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의 해임만을 예정하고 있을 뿐 일시적인 직무정지는 예정하고 있지 않고 실무상 등기할 방법도 없다는 점에서, △‘감봉’의 경우 상법상 임원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주주총회의 권한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징계’를 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물론, 회사의 입장에서는 해당 임원이 근로자라면 징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안이어서 기업질서 유지 차원에서 징계를 할 필요가 있고, 임원이 근로자인지 아닌지 여부는 사실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니 일단 근로자에 준하여 징계를 하자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겠다. 다만 이 경우에는, 이제까지 해당 임원을 근로자가 아니라고 보고 회사 운영을 해왔는데 징계 절차에서만 근로자로 보겠다는 것은 모순되고, 특히 해당 임원이 퇴사 이후에 임원 재직기간도 근로계약 기간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임금청구를 하거나, 재직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을 받았어야 했다는 등의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회사가 해당 임원에 대해 징계 절차를 진행한 것이 오히려 회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은 임원(특히 등기임원)의 비위행위가 문제가 된다면, 도저히 위임 관계를 지속하지 못할 사안(근로자라면 징계해고 사안)이라면 사직 합의를 하거나 상법상 절차를 거쳐 해임하고, 그 외 정직이나 감봉과 유사한 조치를 취하려면 해당 임원의 동의를 전제로 업무수행을 정지하거나 보수를 삭감하는 방안(회사에 임원에 대한 보수를 정하는 규정이 있다면 그 절차를 준수해야 할 것임)을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이나 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 조사 결과 괴롭힘이나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사용자나 사업주는 지체 없이 해당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그 조치를 하기 전에 해당 조치에 대하여 피해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5항).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참고로, 성희롱의 경우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만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실무상으로는 괴롭힘이나 성희롱의 비위행위를 한 사람이 근로자가 아닌 임원인 경우, (임원의 징계 관련 규정이 없는)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조치의 한계로 인해 피해 근로자의 의견대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물론 법문상 회사가 피해 근로자의 의견대로 조치를 취할 의무는 없고 의견을 청취하기만 하면 되지만, 피해 근로자가 임원에 대해 취해진 조치가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 진정, 민형사 소송의 제기 등 추가 분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므로, 실무자로서는 가능한 한도 내에서 임원에 대한 해당 조치를 취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박진홍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인사 업무 실무상 자주 맞닥뜨리는 문제다. 근로자인지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계약의 내용, 지위와 권한, 업무수행 방법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판단하고, 동일한 지위에 있는 사람에 대하여 법원의 엇갈린 판단이 나올 정도로 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판례상 기준은,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이다. 그리고 판례는 ‘등기임원’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경향이 크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 그런데 (등기이든 미등기이든) 임원이 근로자인지 아닌지에 따라 법률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많으니, 이에 대한 판단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 오늘은 징계 관련 얘기를 하고자 한다. 임원이 근로자라면, 회사 내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 징계 관련 규정에 따라 징계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그런데 임원이 근로자가 아닌 경우, 그리고 마침 회사가 임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징계 관련 규정을 두지 않은 경우에 임원에게 징계사유가 발생하면 어찌해야 하는가.
대법원은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라고 하여 사용자의 일반적인 인사재량권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두5151 판결). 그러나 한편으로 대법원은 “사용자는 이러한 기업질서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한 근로자의 기업질서 위반행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등의 관련 법령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를 규율하는 취업규칙을 제정할 수 있고, … 근로자의 기업질서에 관련된 비위행위에 대하여 이를 취업규칙에서 해고 등의 징계사유로 규정하는 것은 원래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두4672 판결)이라고 하여 징계의 대상을 근로자에 한정하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다.
위 판례의 입장에 더해, 임원이 근로자가 아니라면 회사와는 위임계약 관계에 있는 것이 되고, 이러한 대등한 계약관계의 당사자 일방이 타방과의 관계에서 그 계약을 종료(해지)하거나, 그 불이행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회사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사용자가 근로자가 아닌 임원을 ‘징계’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 등기임원의 경우 △징계 중 ‘면직’이나 ‘해고’의 경우 임원에 대한 해임은 상법상 주주총회의 권한 사항이고 이는 강행규정이라는 점에서, △‘정직’의 경우 상법은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의 해임만을 예정하고 있을 뿐 일시적인 직무정지는 예정하고 있지 않고 실무상 등기할 방법도 없다는 점에서, △‘감봉’의 경우 상법상 임원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주주총회의 권한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징계’를 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물론, 회사의 입장에서는 해당 임원이 근로자라면 징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안이어서 기업질서 유지 차원에서 징계를 할 필요가 있고, 임원이 근로자인지 아닌지 여부는 사실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니 일단 근로자에 준하여 징계를 하자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겠다. 다만 이 경우에는, 이제까지 해당 임원을 근로자가 아니라고 보고 회사 운영을 해왔는데 징계 절차에서만 근로자로 보겠다는 것은 모순되고, 특히 해당 임원이 퇴사 이후에 임원 재직기간도 근로계약 기간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임금청구를 하거나, 재직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을 받았어야 했다는 등의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회사가 해당 임원에 대해 징계 절차를 진행한 것이 오히려 회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은 임원(특히 등기임원)의 비위행위가 문제가 된다면, 도저히 위임 관계를 지속하지 못할 사안(근로자라면 징계해고 사안)이라면 사직 합의를 하거나 상법상 절차를 거쳐 해임하고, 그 외 정직이나 감봉과 유사한 조치를 취하려면 해당 임원의 동의를 전제로 업무수행을 정지하거나 보수를 삭감하는 방안(회사에 임원에 대한 보수를 정하는 규정이 있다면 그 절차를 준수해야 할 것임)을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이나 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 조사 결과 괴롭힘이나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사용자나 사업주는 지체 없이 해당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그 조치를 하기 전에 해당 조치에 대하여 피해 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5항,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5항).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참고로, 성희롱의 경우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만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실무상으로는 괴롭힘이나 성희롱의 비위행위를 한 사람이 근로자가 아닌 임원인 경우, (임원의 징계 관련 규정이 없는)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조치의 한계로 인해 피해 근로자의 의견대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물론 법문상 회사가 피해 근로자의 의견대로 조치를 취할 의무는 없고 의견을 청취하기만 하면 되지만, 피해 근로자가 임원에 대해 취해진 조치가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 진정, 민형사 소송의 제기 등 추가 분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므로, 실무자로서는 가능한 한도 내에서 임원에 대한 해당 조치를 취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박진홍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