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정점 왔나?…베이조스·저커버그, 줄줄이 팔았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등이 올해 1분기 자사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주식시장 상승세가 정점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부자 거래를 추적하는 베리티(Verity LLC)에 따르면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를 경신하면서 올해 1분기 기업 내부자의 주식 매수 대비 매도 비율이 2021년 1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연초 주식 매도는 특이한 현상이 아닌 데다 특히 지난해 기업가치 하락으로 주주들이 주식 매도를 주저하면서 올해 초 억눌린 매도 수요는 더욱 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증시 상승세가 놀라울 정도이지만 이런 현상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부상으로 촉발된 최근 기술주 상승세가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델라웨어대학의 찰스 엘슨 기업지배구조센터장이자 법률전문가는 "고위 경영진이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는 것은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며 "이는 자신들이 경영하는 사업보다 자산을 투자하기 더 좋은 곳을 찾았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기 대규모 매도는 대부분 기술기업 경영진에 의해 이뤄졌다.

미국의 빅데이터 분석기업 팔란티어의 공동창업자 피터 티엘은 이번 달 1억7천500만 달러(약 2천340억 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이는 2021년 2월 5억480만 달러(약 6천750억 원)어치를 매각한 이후 최대 규모다.

베이조스는 지난달 85억 달러(약 11조3천억 원) 규모의 아마존 주식 5천만주를 매각했으며, 이 회사의 CEO 앤디 재시도 올해 들어 2천110만 달러(약 282억 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저커버그도 최근 수년간 지속해서 주식을 매도해왔으나 올해 들어 매도 규모를 대폭 늘려 지난달 초 29만1천주를 1억3천500만 달러(약 1천800억 원)에 매각했으며 이는 2011년 11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이다.

벤 실버먼 베리티 리서치 담당 부사장은 "(기업 내부 주식 매각을) 투자자가 알고 있어야 할 부정적인 자료로 보고 있다"며 "특히 기술 부문의 대기업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내부자들의 주식 매각이 목격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의 CEO 프랭크 슬루트만은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하기 몇 주 전인 지난달 초 주식 6천920만 달러(약 926억 원)어치를 매각했으며, 회사의 주가는 그의 은퇴 발표 이후 29%나 하락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아마존이 관련 논평을 거부했으며 메타, 팔란티어, 스노우플레이크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