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6000만원을 어디서 구해요"…빌라 집주인들 '곡소리'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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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공시가격 또 하락…임대사업자 곡소리
비아파트 공시가격 내려…집주인들 돈 또 내줘야할 판
"공시가 대신 감평가 적용…'깜깜이 시세'부터 해결해야"
비아파트 공시가격 내려…집주인들 돈 또 내줘야할 판
"공시가 대신 감평가 적용…'깜깜이 시세'부터 해결해야"
빌라(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임대사업자들의 어려움이 올해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전세 사기, 역전세난 등으로 집값이 하락하면서 공시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입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은 지난해보다 평균 1.52% 상승했습니다. 공시가격이 소폭 올랐다고 하지만 지난해엔 18.63%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이 작년과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파트와는 달리 비아파트는 더욱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해에도 전세 사기 등이 계속되면서 빌라 등 기피 현상은 이어졌고 이에 따라 가격이 하락, 공시가격 역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 따르면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A 빌라는 201호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2억2100만원이었는데, 올해 2억1700만원으로 400만원이 하락했습니다.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에 있는 B 빌라 1201호 공시가격도 지난해에는 1억300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1억2700만원으로 내렸습니다.
공시가격 하락이 문제인 이유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과 관련이 있습니다. 임대사업자들은 보증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실제로 보험을 들 수 없는 집은 세입자들이 쳐다도 보질 않습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선 보증금 수준이 일정 범위 안에 들어와야 합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보증금을 산출할 때 적용했던 비율은 2022년 150%였습니다. 전세가율도 100%로 공시가격에 150%를 곱하면 보증금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이 비율이 강화됐습니다. 적용 비율이 140%로 낮아졌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가율을 90%로 낮추면서 가입 문턱을 더 높였습니다. 실질적으론 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26% 이내여야만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컨대 2022년 공시가가 2억2500만원이었던 강서구 등촌동의 한 빌라는 당시 최대 3억3750만원까지 전세를 받으면 보증보험에 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이 빌라 공시가격이 2억1600만원으로 하락했는데, 해당 시점엔 보증보험에 들 수 있는 전셋값이 2억7216만원으로 급락하면서 당장 집주인이 보증금을 낮춰야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전셋값을 유지할 수 있는 매물들도 보험 가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기존보다 가격을 더 내려야 하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공시가격이 큰 폭은 아니더라도 하락하면서 전셋값을 더 낮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보증금 반환에 여력이 부족한 일부 임대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일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화곡동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 대표는 "요즘은 보증보험을 들 수 있는 집이 아니면 세입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임대인들에게 굉장히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아파트 주택임대사업자인 지유리 전국임대인연합회 회장은 "공시가격이 아닌 감정평가금액으로 보증금을 산출하는 방식 등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며 "보증보험 요건을 지정하는 것은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장한 '가격 통제'라는 시장 경제를 해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성창엽 대한임대인협회 회장은 "아파트와 비아파트 전세시장에 가장 크게 차이 나는 점은 바로 시세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지"라면서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안심 전세 앱(응용 프로그램) 등에 나오는 시세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게 해주는 등 시세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공개된 전국에서 발생한 보증사고현황에 따르면 최근 3개월(2월 기준) 사고 건수는 5993건, 사고 금액은 1조310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사고율은 9.7%로 10가구 중 1가구는 여전히 보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보증사고 건수와 금액은 각각 4837건, 1조87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지방은 각각 1156건, 223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19.4%의 높은 사고율을 기록했습니다. 서울과 경기 사고율도 각각 9.6%, 9.2%로 10%에 가까웠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은 지난해보다 평균 1.52% 상승했습니다. 공시가격이 소폭 올랐다고 하지만 지난해엔 18.63%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이 작년과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파트와는 달리 비아파트는 더욱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해에도 전세 사기 등이 계속되면서 빌라 등 기피 현상은 이어졌고 이에 따라 가격이 하락, 공시가격 역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 따르면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A 빌라는 201호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2억2100만원이었는데, 올해 2억1700만원으로 400만원이 하락했습니다.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에 있는 B 빌라 1201호 공시가격도 지난해에는 1억300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1억2700만원으로 내렸습니다.
공시가격 하락이 문제인 이유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과 관련이 있습니다. 임대사업자들은 보증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실제로 보험을 들 수 없는 집은 세입자들이 쳐다도 보질 않습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선 보증금 수준이 일정 범위 안에 들어와야 합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보증금을 산출할 때 적용했던 비율은 2022년 150%였습니다. 전세가율도 100%로 공시가격에 150%를 곱하면 보증금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이 비율이 강화됐습니다. 적용 비율이 140%로 낮아졌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가율을 90%로 낮추면서 가입 문턱을 더 높였습니다. 실질적으론 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26% 이내여야만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컨대 2022년 공시가가 2억2500만원이었던 강서구 등촌동의 한 빌라는 당시 최대 3억3750만원까지 전세를 받으면 보증보험에 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이 빌라 공시가격이 2억1600만원으로 하락했는데, 해당 시점엔 보증보험에 들 수 있는 전셋값이 2억7216만원으로 급락하면서 당장 집주인이 보증금을 낮춰야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전셋값을 유지할 수 있는 매물들도 보험 가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기존보다 가격을 더 내려야 하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공시가격이 큰 폭은 아니더라도 하락하면서 전셋값을 더 낮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보증금 반환에 여력이 부족한 일부 임대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일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화곡동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 대표는 "요즘은 보증보험을 들 수 있는 집이 아니면 세입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임대인들에게 굉장히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아파트 주택임대사업자인 지유리 전국임대인연합회 회장은 "공시가격이 아닌 감정평가금액으로 보증금을 산출하는 방식 등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며 "보증보험 요건을 지정하는 것은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장한 '가격 통제'라는 시장 경제를 해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성창엽 대한임대인협회 회장은 "아파트와 비아파트 전세시장에 가장 크게 차이 나는 점은 바로 시세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지"라면서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안심 전세 앱(응용 프로그램) 등에 나오는 시세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게 해주는 등 시세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공개된 전국에서 발생한 보증사고현황에 따르면 최근 3개월(2월 기준) 사고 건수는 5993건, 사고 금액은 1조310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사고율은 9.7%로 10가구 중 1가구는 여전히 보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보증사고 건수와 금액은 각각 4837건, 1조87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지방은 각각 1156건, 223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19.4%의 높은 사고율을 기록했습니다. 서울과 경기 사고율도 각각 9.6%, 9.2%로 10%에 가까웠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