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음향 좋은 예테보리홀…클래식 러버 사이엔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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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테보리 콘서트홀을 꼭 가야 하는 이유
내부 벽 완벽한 곡선형태로
마감재도 캐나다 단풍나무
손실되는 음이 하나도 없어
내부 벽 완벽한 곡선형태로
마감재도 캐나다 단풍나무
손실되는 음이 하나도 없어
지난달 초순 찾은 스웨덴 예테보리 콘서트홀. 오후 6시께 일찌감치 일과를 마친 시민들이 시내 중심가에 있는 콘서트홀을 찾았다. 스웨덴 국립 교향악단인 ‘예테보리교향악단’의 공연을 즐기기 위해서다. 백발의 노인은 1층 로비에서 일행을 기다리며 책을 꺼내 읽었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 학생은 차분하게 콘서트홀을 둘러봤다. 이들은 익숙하게 두꺼운 외투를 벗어 보관소에 맡긴 뒤, 계단을 따라 2층 객석으로 올라갔다. 문화가 일상으로 파고든 북유럽의 한 소도시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일이다.
1935년 건립된 예테보리 콘서트홀은 ‘세계에서 가장 음향이 좋은 연주 공간’ 중 한 곳으로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콘서트홀 내부 높이는 14m, 전체 객석 수는 1249석이다. 무대 넓이는 약 200㎡로 109명의 교향악단이 자리를 잡으면 꽉 차는 수준이다. 콘서트홀 내부 벽면은 모두 캐나다산 단풍나무 마감재로 둘렀다. 벽과 벽, 벽과 천장이 만나는 공간은 모두 둥근 곡선 형태로 이뤄졌다. 예니 스벤손 예테보리 콘서트홀 홍보담당자는 “콘서트홀 내부에 수직으로 꺾이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음파 충돌로 손실돼 사라지는 음이 하나도 없다”며 “만약 무대에서 연필 하나를 떨어뜨리면 객석 맨 뒤 자리까지 생생하게 들리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혹시 그중 가장 선호하는 자리가 있는지 물었더니 스벤손은 “모든 자리가 각각 장점이 있어 훌륭하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중앙 발코니석에서 즐기는 공연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예테보리 콘서트홀이 이름을 알린 것은 1982년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 네메 예르비가 상임 지휘자를 맡으면서다. 스웨덴의 클래식 음반 레이블 BIS는 예르비의 지휘를 받는 예테보리교향악단과 손을 잡았다. 스웨덴의 국민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전집을 녹음했다. 클래식 애호가들은 예테보리교향악단이 1983년 녹음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음반에 대해 “상쾌하면서 견실한 조형 감각을 자랑하며 북유럽의 서늘한 호수가 연상되는 연주”라고 평하기도 했다. 예테보리교향악단은 BIS와의 작업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뒤 독일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과도 협업했다.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의 관현악 모음집, 러시아 작곡가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교향곡 전집 등 수많은 명반이 예테보리 콘서트홀에서 녹음됐다.
음반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떨친 예테보리 콘서트홀의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서다. 예테보리교향악단 공연은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4K급 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예테보리=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1935년 건립된 예테보리 콘서트홀은 ‘세계에서 가장 음향이 좋은 연주 공간’ 중 한 곳으로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콘서트홀 내부 높이는 14m, 전체 객석 수는 1249석이다. 무대 넓이는 약 200㎡로 109명의 교향악단이 자리를 잡으면 꽉 차는 수준이다. 콘서트홀 내부 벽면은 모두 캐나다산 단풍나무 마감재로 둘렀다. 벽과 벽, 벽과 천장이 만나는 공간은 모두 둥근 곡선 형태로 이뤄졌다. 예니 스벤손 예테보리 콘서트홀 홍보담당자는 “콘서트홀 내부에 수직으로 꺾이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음파 충돌로 손실돼 사라지는 음이 하나도 없다”며 “만약 무대에서 연필 하나를 떨어뜨리면 객석 맨 뒤 자리까지 생생하게 들리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혹시 그중 가장 선호하는 자리가 있는지 물었더니 스벤손은 “모든 자리가 각각 장점이 있어 훌륭하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중앙 발코니석에서 즐기는 공연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예테보리 콘서트홀이 이름을 알린 것은 1982년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 네메 예르비가 상임 지휘자를 맡으면서다. 스웨덴의 클래식 음반 레이블 BIS는 예르비의 지휘를 받는 예테보리교향악단과 손을 잡았다. 스웨덴의 국민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전집을 녹음했다. 클래식 애호가들은 예테보리교향악단이 1983년 녹음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음반에 대해 “상쾌하면서 견실한 조형 감각을 자랑하며 북유럽의 서늘한 호수가 연상되는 연주”라고 평하기도 했다. 예테보리교향악단은 BIS와의 작업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뒤 독일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과도 협업했다.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의 관현악 모음집, 러시아 작곡가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교향곡 전집 등 수많은 명반이 예테보리 콘서트홀에서 녹음됐다.
음반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떨친 예테보리 콘서트홀의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서다. 예테보리교향악단 공연은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4K급 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예테보리=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