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대형마트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잇달아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코로나19 이후 점주와 직원들 사이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4시 편의점도 옛말…5곳 중 1곳 새벽운영 안해
25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GS25의 24시간 미운영 점포는 3688개로 전국 가맹점의 21.8%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매년 늘고 있다.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 비중은 2019년 15.0%에서 2020년 16.7%, 2021년 19.1%, 2022년 21.0%로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24시간 미운영 점포 비중은 19.0%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소폭 늘었다.

심야 영업시간을 줄이는 것은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작년 4월부터 전국 모든 점포의 폐점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앞당겼다. 영업시간 단축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었다. 홈플러스도 같은 달 밤 12시가 아니라 오후 10시에 점포 문을 닫기 시작했다. 유통업계의 영업시간 축소는 인건비가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 가장 크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3년 4860원에서 지난해 9620원으로 10년 새 두 배나 뛰었다. 심야시간(오후 10시~오전 6시) 근무자에겐 최저임금의 50%를 더 줘야 하는데, 서울에선 그 두 배를 지급해도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는 게 유통사와 점주들의 하소연이다.

코로나19 이후 확산한 워라밸 문화도 한몫했다. 편의점 점주들이 매출을 일부 손해보더라도 심야 시간대 영업을 기피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 때문에 24시간 영업을 권유하는 편의점 본사와 24시간 영업을 꺼리는 점주 간 갈등을 빚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 점주는 “24시간 영업을 한다고 본사와 계약하고 심야시간에 점포 문을 닫는 편의점이 종종 있다”며 “본사가 엄격하게 제재할 경우 점주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일부 시간만 닫는 식으로 타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