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약 한꺼번에 먹으면 사망위험 높다?…관리 강화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 환자들이 늘며 사망위험 증가 등 각종 약물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지자 보건당국이 관리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26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복합ㆍ만성질환으로 이른바 '다제약물 복용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건강위험을 줄일 수 있는 관리체계를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먼저 처방과 조제 단계부터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와 실시간 의료이용 확인 시스템 등을 활용해 환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처방 정보를 제공하는 등 과다ㆍ과잉 처방을 제어하기로 했다.

DUR은 의약품을 처방하거나 조제하는 의료인에게 의약품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노인 요양ㆍ돌봄과 연계해 다제약물 복용자를 대상으로 약물 점검ㆍ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힘쓰기로 했다.

건보공단 만성질환관리실의 통계자료를 보면,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당뇨병 등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이 있고 10개 이상의 약을 60일 이상 복용하는 사람은 빠르게 늘고 있다.

다제약물 복용자는 2019년 81만5천명, 2020년 91만6천명에서 2021년 108만1천명으로 1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22년 117만5천명에 달했다.

전체 인구 대비 다제약물 복용자의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2.28%였다.

우리나라의 다제약물 복용자는 다른 주요 나라와 견줘서도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75세 이상 환자 대상 다제병용 처방률(5개 이상의 약물을 90일 또는 4회 이상 처방받은 환자 비율)은 70.2%(2019년 기준)로, OECD 평균(45.7%)보다 훨씬 높았다.

급속한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국내 다제약물 복용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건보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입원하지 않고 1년 동안 270일 이상 약물 처방을 받은 65세 이상 300만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5개 이상의 다제약물을 처방받은 사람은 46.6%였다.

이들 5개 이상 다제약물 처방 그룹은 대조군(4개 이하 약물 처방 그룹)보다 입원 및 사망 위험이 각각 18%, 25% 더 높았다.

또 처방 약물 개수가 늘수록 입원, 사망 위험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이상 약물을 복용한 그룹은 2개 이하 복용그룹보다 입원 및 사망위험이 각각 45%, 54%까지 증가했다.

건보공단 등 보건당국은 노인 환자의 다제약물 복용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가정방문형 다제약물 관리사업 등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