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종서 시구 레깅스' 어쩌나…폭탄 전망에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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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룰루레몬 시장 예상치 미달하는 실적 전망치 제시
국내 OEM사 고객사 재고 조정에 관심
국내 OEM사 고객사 재고 조정에 관심
나이키, 룰루레몬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 시장 예상치에 미달하는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들을 고객사로 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의류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 고객사 재고 비축(리스톡킹)과 업황 반등 강도가 약화돼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와 룰루레몬은 각각 2024회계연도 3분기(2023년 11월~2024년 2월)와 2023회계연도 4분기(2023년 11월~2024년 1월) 시장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거뒀으나 향후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는 기대보다 낮게 잡았다. 세계 최대 스포츠웨어 기업인 나이키는 오는 6월 시작하는 2025회계연도 상반기 매출이 한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이 1분기 4%, 2분기 6%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던 시장 예상(블룸버그통신 집계 기준)을 비껴간 흐름이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나이키가 신제품 중심으로 상품(프로덕트)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전략적 과도기 상태로 프로덕트 리뉴얼 성과는 빠르면 2025회계연도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 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서 배우 전종서가 착용해 화제가 된 '레깅스계 샤넬' 룰루레몬도 시장 기대치보다는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룰루레몬의 올 1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21억8000만~22억달러로 시장 전망치(22억6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107억~108억달러로 전년보다 10~1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장 전망치(110억달러)에는 못 미쳤다. 북미 시장 내 수요가 다소 약화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지역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 증가율은 9%로 전체 매출증가율(16%)에 비해 부진했다. 미국 내 소비 둔화로 인해 트래픽 감소와 구매 전환율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고객사 중 한 곳인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 역시 31년 만에 적자를 냈다. 지난해 5800만유로의 손실을 기록, 1992년 이후 첫 연간 기준 적자였다. 경기 부진 여파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미국 힙합스타 예(옛 카녜이 웨스트)와의 결별, 이후 협업상품 재고 문제 등이 발목을 잡았다.
미국 인플레이션과 소비 침체 속 의류 업황 반등을 기다리던 OEM사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고객사 수주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2022년 연초부터 급격히 늘어난 미국 의류 재고가 같은해 8월 정점을 찍고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회복 강도는 강하지 않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의류 절대 재고액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OEM 업황을 바닥으로 보이게 한다"면서도 "방향성은 우상향을 전망하지만 (OEM 업황) 회복 강도가 기대보다 약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업황이 좋지 못하다 보니 OEM사들이 수주 단가 상향을 위해 상위 고객사와의 교섭력을 키우거나 수익성 위주 수주만을 받는 주문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룰루레몬과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등을 고객사로 둔 국내 대표 OEM사 영원무역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7%, 58% 감소한 7573억원, 814억원을 기록했다. 고객사 전반의 재고 축소 움직임이 지속된 여파가 컸다는 평가다.
허제나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원무역의 중고가 브랜드 고객사의 리스톡킹 분위기는 아직까지 감지되고 있지 않다. 소비 업황 둔화 영향을 늦게 받기 시작한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또한 공장이 있는 방글라데시 최저임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매출 감소에 따른 원가율 상승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세실업과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개선폭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갭, 타겟 등 일반 패션 브랜드가 주요 고객사인 한세실업은 실적 안정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세실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6% 감소한 3557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90% 개선된 273억원을 기록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비수기로 연중 가장 마진이 낮은 분기이나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7.7%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체력이 한단계 개선된 것"이라며 "1분기부터는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이고 평균 환율도 3% 이상 높아 유리한 조건"이라고 진단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은 16% 감소한 3251억원, 영업이익은 86% 증가한 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아디다스 내 생산 점유율은 21%(지난해 말 기준) 수준이다. 박현진 연구위원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실적이 당사 추정치(140억원)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며 "전방 수요 회복이 더디다 보니 의류·신발 대부분의 OEM 업황 개선도 기존 예상보다 느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26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와 룰루레몬은 각각 2024회계연도 3분기(2023년 11월~2024년 2월)와 2023회계연도 4분기(2023년 11월~2024년 1월) 시장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거뒀으나 향후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는 기대보다 낮게 잡았다. 세계 최대 스포츠웨어 기업인 나이키는 오는 6월 시작하는 2025회계연도 상반기 매출이 한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이 1분기 4%, 2분기 6%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던 시장 예상(블룸버그통신 집계 기준)을 비껴간 흐름이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나이키가 신제품 중심으로 상품(프로덕트)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전략적 과도기 상태로 프로덕트 리뉴얼 성과는 빠르면 2025회계연도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 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서 배우 전종서가 착용해 화제가 된 '레깅스계 샤넬' 룰루레몬도 시장 기대치보다는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룰루레몬의 올 1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21억8000만~22억달러로 시장 전망치(22억6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107억~108억달러로 전년보다 10~1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장 전망치(110억달러)에는 못 미쳤다. 북미 시장 내 수요가 다소 약화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지역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 증가율은 9%로 전체 매출증가율(16%)에 비해 부진했다. 미국 내 소비 둔화로 인해 트래픽 감소와 구매 전환율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고객사 중 한 곳인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 역시 31년 만에 적자를 냈다. 지난해 5800만유로의 손실을 기록, 1992년 이후 첫 연간 기준 적자였다. 경기 부진 여파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미국 힙합스타 예(옛 카녜이 웨스트)와의 결별, 이후 협업상품 재고 문제 등이 발목을 잡았다.
미국 인플레이션과 소비 침체 속 의류 업황 반등을 기다리던 OEM사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고객사 수주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2022년 연초부터 급격히 늘어난 미국 의류 재고가 같은해 8월 정점을 찍고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회복 강도는 강하지 않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의류 절대 재고액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OEM 업황을 바닥으로 보이게 한다"면서도 "방향성은 우상향을 전망하지만 (OEM 업황) 회복 강도가 기대보다 약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업황이 좋지 못하다 보니 OEM사들이 수주 단가 상향을 위해 상위 고객사와의 교섭력을 키우거나 수익성 위주 수주만을 받는 주문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룰루레몬과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등을 고객사로 둔 국내 대표 OEM사 영원무역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7%, 58% 감소한 7573억원, 814억원을 기록했다. 고객사 전반의 재고 축소 움직임이 지속된 여파가 컸다는 평가다.
허제나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원무역의 중고가 브랜드 고객사의 리스톡킹 분위기는 아직까지 감지되고 있지 않다. 소비 업황 둔화 영향을 늦게 받기 시작한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또한 공장이 있는 방글라데시 최저임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매출 감소에 따른 원가율 상승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세실업과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개선폭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갭, 타겟 등 일반 패션 브랜드가 주요 고객사인 한세실업은 실적 안정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세실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6% 감소한 3557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90% 개선된 273억원을 기록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비수기로 연중 가장 마진이 낮은 분기이나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7.7%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체력이 한단계 개선된 것"이라며 "1분기부터는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이고 평균 환율도 3% 이상 높아 유리한 조건"이라고 진단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은 16% 감소한 3251억원, 영업이익은 86% 증가한 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아디다스 내 생산 점유율은 21%(지난해 말 기준) 수준이다. 박현진 연구위원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실적이 당사 추정치(140억원)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며 "전방 수요 회복이 더디다 보니 의류·신발 대부분의 OEM 업황 개선도 기존 예상보다 느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