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이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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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가 내년 1월부터 14세 미만 어린이의 SNS 계정 소유 및 가입을 금지한다. 미국 내 SNS 사용 제한 법률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다만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위반할 소지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제한하는 미성년자 온라인 보호 법안(HB 3)에 25일(현지시간)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법안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플로리다주에서 14세 미만 어린이는 SNS 계정을 운영하거나 개설할 수 없다. SNS 회사는 14세 미만 사용자의 계정은 폐쇄해야 하고 개인정보를 영구적으로 삭제해야 한다. 14~15세는 부모 동의를 받아야 SNS를 사용할 수 있다.

플로리다주는 SNS 플랫폼과는 별도로 제삼자가 제공하는 연령 인증 시스템을 도입할 전망이다. 규제 대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무한 스크롤'이 가능하고, '좋아요'와 같은 기능이 있는 SNS 서비스에 시행될 전망이다. 이메일 서비스나 문자 메시지를 주요 기능으로 하는 서비스들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앞서 공화당이 다수인 플로리다주 의회는 지난 2월에도 16세 미만 사용자들의 SNS 이용을 완전히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번 달 초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 법안이 부모의 권리를 제한한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이번 수정안에는 부모의 동의를 받으면 자녀가 SNS를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이 추가됐다. 디샌티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SNS는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해를 끼친다"며 "HB 3 부모에게 자녀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CNN은 해당 법안이 미국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 위반 등 법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3월 유타주가 미국 최초로 어린이 SNS 접근 규제 법률을 채택한 이후 아칸소주, 루이지애나주, 오하이오주, 텍사스주 등도 제도화했으나 법적 분쟁에 휘말리고 있어서다. 지난 2월 연방판사는 오하이오주에서 해당 법률이 10대들의 온라인 정보 접근권을 차단할 우려가 있다며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아칸소주도 지난해 비슷한 사건을 겪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연령 확인을 위한 과정이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오히려 부모의 재량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법안에 반대한다고 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