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최대주주 된 '슈퍼개미'…'마포갈매기'에 무슨 일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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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 김상훈씨, 디딤이앤에프 사내이사 진입
현 대표이사 이정민 대표 임시주총서 해임시켜
현 대표이사 이정민 대표 임시주총서 해임시켜
대표이사 해임안 등으로 최대주주 측과 사측 경영진 간의 표 대결로 관심이 모아졌던 프랜차이즈 연안식당, 마포갈매기 운영사 디딤이앤에프 임시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인 이정민 대표의 해임안이 가결됐다.
27일 오전 11시 인천 송도 대홍프라자에서 열린 디딤이앤에프 임시주총에서 현 경영진인 사내이사 이정민, 이규, 김모둠의 해임안이 특별결의 요건을 갖춰 원안대로 통과됐다.
최대주주인 김상훈 씨 등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보통결의 안건도 정족수를 채워 가결됐다. 다만 새로운 사내이사 후보 중 안동욱과 김지원 씨의 경우 사전에 사퇴의사를 표명해 두 사람에 대한 의안은 폐기됐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의장으로 나선 김상훈 씨는 사내이사 선임안 통과 이후 "이순신 장군처럼 '필생즉사 사즉필생'의 각오로 디딤이앤에프를 살려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은 주주명부 확보 및 위임장 진위 여부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다가 당초 예정 시각인 오전 11시를 훌쩍 넘은 오후 2시가 돼서야 재개됐다. 이정민 대표는 주총이 끝난 뒤 "당장 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내일부터 다시 자금 조달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최대주주 측이 가져온)위임장의 효력 및 진위 여부를 따져보고 추후 소송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내이사에 선임된 김씨는 디딤이앤에프 지분 8.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디딤이앤에프 기존 최대주주는 정담유통이었으나, 주식담보 대출을 갚지 못해 지난해 7월 보유 지분 상당수가 반대매매되며 소액주주였던 김씨가 얼떨결에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지분공시에 자신의 직업을 '모험가'로 적으며 화제됐다.
김씨는 "주당 1800원일 때부터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사기 시작해 총 투자 금액만 50억원 이상"이라며 "지난해 반대매매 이후 현 경영진의 말을 신뢰할 수 없어 직접 경영 참여 의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디딤이앤에프는 마포갈매기, 연안식당, 공화춘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2017년 코스닥에 상장한 뒤 2019년 매출 1253억원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코로나와 외식업 경기 악화 등에 영업부진에 빠졌다.
매출액의 경우 2020년 809억원, 2021년 618억원, 2022년 609억원으로 감소세다. 영업이익도 2020년부터 3년 연속 적자다. 이 같은 이유로 디딤이앤에프는 전날 공시를 통해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의견거절'이라고 밝혔다. 거절사유는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이에 따라 디딤이앤에프는 다음달 11일까지 동일한 감사인의 해소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의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디딤이앤에프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날부터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지난해 3월 초 1400원대였던 디딤이앤에프 주가는 현재 300원대의 동전주가 됐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공시에는 '모험가'라고 적혀 있는데 이력이 어떻게 되나.
"어렸을 때부터 식음료 업계에서 일했다. 대학도 스위스에 있는 호텔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군대(카투사)를 다녀온 이후 줄곧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고, 레스토랑 컨설팅 회사에서 IR을 배우기도 했다. 식음료 스타트업도 차려봤다.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도 식음료 관련 업계에서 일했다. 이후 하남에 커피 로스팅 공장 등 제 사업을 10년간 했다. 이후 주식투자를 전문으로 하면서 사업을 청산했다. 때문에 디딤이앤에프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됐다. 투자는 10대 때부터 공부하면서 관심을 가졌다."
▷최대주주에 올랐다. 자금마련 어떻게 했나.
"그동안 디딤이앤에프에 들어간 총 투자금이 50억원이다. 주가가 1800원일 때부터 담았다. 100% 개인 돈이다. 그동안 제가 일해서 번 돈과 디딤이앤에프 외에 다른 기업에 투자해서 번 돈이다."
▷일반 투자자로 시작해 '경영권'에 개입하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있나.
"디딤이앤에프에 투자하기 전에 동서식품, 오뚜기 등 식품회사에 장기투자했다. 그때도 2~3년 투자했다. 디딤이앤에프도 처음 투자한 뒤에 1년 이상 현 경영진을 믿고 기다렸다. 그동안 주주총회 등을 통해 현 경영진과 소통했지만 말뿐이었지 실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게 없다. 결정적인 건 지난해 반대매매 이후 주가가 폭락했을 때 더이상 경영진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27일 오전 11시 인천 송도 대홍프라자에서 열린 디딤이앤에프 임시주총에서 현 경영진인 사내이사 이정민, 이규, 김모둠의 해임안이 특별결의 요건을 갖춰 원안대로 통과됐다.
최대주주인 김상훈 씨 등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보통결의 안건도 정족수를 채워 가결됐다. 다만 새로운 사내이사 후보 중 안동욱과 김지원 씨의 경우 사전에 사퇴의사를 표명해 두 사람에 대한 의안은 폐기됐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의장으로 나선 김상훈 씨는 사내이사 선임안 통과 이후 "이순신 장군처럼 '필생즉사 사즉필생'의 각오로 디딤이앤에프를 살려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은 주주명부 확보 및 위임장 진위 여부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다가 당초 예정 시각인 오전 11시를 훌쩍 넘은 오후 2시가 돼서야 재개됐다. 이정민 대표는 주총이 끝난 뒤 "당장 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내일부터 다시 자금 조달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최대주주 측이 가져온)위임장의 효력 및 진위 여부를 따져보고 추후 소송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내이사에 선임된 김씨는 디딤이앤에프 지분 8.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디딤이앤에프 기존 최대주주는 정담유통이었으나, 주식담보 대출을 갚지 못해 지난해 7월 보유 지분 상당수가 반대매매되며 소액주주였던 김씨가 얼떨결에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지분공시에 자신의 직업을 '모험가'로 적으며 화제됐다.
김씨는 "주당 1800원일 때부터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사기 시작해 총 투자 금액만 50억원 이상"이라며 "지난해 반대매매 이후 현 경영진의 말을 신뢰할 수 없어 직접 경영 참여 의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디딤이앤에프는 마포갈매기, 연안식당, 공화춘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2017년 코스닥에 상장한 뒤 2019년 매출 1253억원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코로나와 외식업 경기 악화 등에 영업부진에 빠졌다.
매출액의 경우 2020년 809억원, 2021년 618억원, 2022년 609억원으로 감소세다. 영업이익도 2020년부터 3년 연속 적자다. 이 같은 이유로 디딤이앤에프는 전날 공시를 통해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의견거절'이라고 밝혔다. 거절사유는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이에 따라 디딤이앤에프는 다음달 11일까지 동일한 감사인의 해소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의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디딤이앤에프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날부터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지난해 3월 초 1400원대였던 디딤이앤에프 주가는 현재 300원대의 동전주가 됐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공시에는 '모험가'라고 적혀 있는데 이력이 어떻게 되나.
"어렸을 때부터 식음료 업계에서 일했다. 대학도 스위스에 있는 호텔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군대(카투사)를 다녀온 이후 줄곧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고, 레스토랑 컨설팅 회사에서 IR을 배우기도 했다. 식음료 스타트업도 차려봤다.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도 식음료 관련 업계에서 일했다. 이후 하남에 커피 로스팅 공장 등 제 사업을 10년간 했다. 이후 주식투자를 전문으로 하면서 사업을 청산했다. 때문에 디딤이앤에프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됐다. 투자는 10대 때부터 공부하면서 관심을 가졌다."
▷최대주주에 올랐다. 자금마련 어떻게 했나.
"그동안 디딤이앤에프에 들어간 총 투자금이 50억원이다. 주가가 1800원일 때부터 담았다. 100% 개인 돈이다. 그동안 제가 일해서 번 돈과 디딤이앤에프 외에 다른 기업에 투자해서 번 돈이다."
▷일반 투자자로 시작해 '경영권'에 개입하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있나.
"디딤이앤에프에 투자하기 전에 동서식품, 오뚜기 등 식품회사에 장기투자했다. 그때도 2~3년 투자했다. 디딤이앤에프도 처음 투자한 뒤에 1년 이상 현 경영진을 믿고 기다렸다. 그동안 주주총회 등을 통해 현 경영진과 소통했지만 말뿐이었지 실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게 없다. 결정적인 건 지난해 반대매매 이후 주가가 폭락했을 때 더이상 경영진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