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여당의 대표적 텃밭으로 꼽히는 송파갑에서 여야 후보가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갑은 1992년 이후 더불어민주당 계열 후보가 승리한 적이 없는 대표적 여권 강세 지역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60%에 달했다. 한강벨트의 중심인 용산에서는 현역인 권영세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신문이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8일을 앞두고 22~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보수 텃밭에서 與野 경합

'32년 與 텃밭' 송파갑, 오차범위 접전…용산은 국힘 권영세 우세
한국경제신문은 여론조사 업체 피앰아이에 의뢰해 서울 송파갑(응답률 41.3%)·용산(응답률 42.4%) 지역 유권자 500명씩을 대상으로 모바일 웹 조사 방식의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를 했다. 조사 대상 패널은 피앰아이가 자체 구축한 리서치 패널을 활용했다. 조사 대상은 피앰아이가 온라인 회원가입 등을 통해 모집해 자체 구축한 400만명의 패널 중 성별과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에 맞춰 표집한 약 274만명이다.

조사 결과 송파갑은 TV조선 앵커 출신인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와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을 지낸 조재희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경합 중이었다. 박 후보가 38.6%, 조 후보가 32.2% 지지를 얻어 격차는 6.4%포인트였다.

다만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묻는 말에는 박 후보 43.8%, 조 후보 30.7%로 격차가 오차범위 밖이었다. 지지 유지 의향에서도 박 후보가 80.9%로 조 후보(77.4%)보다 높았다.

풍납1·2동, 방이1·2동, 잠실4·6동 등이 포함된 송파갑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지난 32년 동안 민주당 계열 정당이 승리한 적이 없다. 홍준표·이회창 등 중량감 있는 여권 정치인들이 거쳐 갔다. 불출마를 선언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이다. 김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조 후보를 3.2%포인트 차이로 꺾었다.

두 후보는 경합 중이지만, 정당 지지율에서는 국민의힘(37.4%)이 민주당(25.9%)을 10%포인트 넘게 앞섰다.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는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26.3%,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8.3%로 집계됐다. 조국혁신당은 15.3%였고 개혁신당 5.2%, 새로운미래는 3.1%였다.

보수 텃밭이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평가에서는 ‘별로 잘못하고 있다’(21.8%), ‘매우 잘못하고 있다’(39%) 등의 부정 평가가 60%를 넘어섰다.

○지난 총선 890표 차 용산, 權 앞서

용산에서는 국민의힘 중진이자 윤석열 정부 1기 통일부 장관 출신인 권영세 후보(37.4%)가 서울시 정통 행정관료 출신 강태웅 민주당 후보(25.3%)를 12.1%포인트 앞섰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도 강 후보(26.7%)보다 권 후보(45.9%)를 꼽은 응답이 더 많았다. 여권 내에서 ‘한강벨트 위기론’이 나오자 보수층이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지 유지 의향은 권 후보 81.1%, 강 후보 80.7%로 비슷했다.

두 후보 간 ‘리턴 매치’가 펼쳐지는 용산은 수도권 승부처인 한강벨트 내에서도 최대 관심 지역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권 후보가 강 후보를 불과 890표 차로 이기는 혈투가 벌어졌다. 그런 만큼 양당이 사수와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권 후보가 강 후보에게 앞서는 가운데 정당 지지도도 국민의힘 37.8%, 민주당 22.8%로 국민의힘이 높게 나왔다. 비례대표 투표 정당을 묻는 말에는 국민의미래(28.2%), 조국혁신당(15.8%), 더불어민주연합(13.0%)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