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은의 글로벌富'는 부(富)를 이루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전 세계 자산가들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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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SNS 트루스소셜이 우회 상장을 통해 26일(현지시간) 성공적으로 뉴욕증시에 데뷔했다. 이 회사 주가가 거래 첫날 16% 뛰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분 가치는 6조원에 이르렀고, 반면 공매도 세력은 8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보게 됐다.

○DJT로 종목코드 바뀐 TMTG…장초반 59% 폭등

이날 뉴욕증시에서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의 주가는 전날보다 16.1% 상승한 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 직후 주가는 전장 대비 59% 폭등한 79.38달러로까지 치솟기도 했다.

TMTG는 전날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과의 합병 관련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날 처음 공식적으로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종목 코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니셜을 딴 'DJT'로 바꿨다.

DWAC 주가는 TMTG와의 합병 절차가 진행되면서 올해 들어서만 232% 급등했다. 전날 합병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소식에 35% 상승하기도 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회사다. 피인수 기업인 TMTG는 까다로운 기업공개(IPO) 절차를 우회해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를 누렸다.

트루스 소셜은 연이은 적자 운영에도 불구하고 TMTG 주주 대다수를 차지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TMTG의 주가 상승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보유한 TMTG 지분은 약 60%로 추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분 가치를 약 45억달러(약 6조원)로 추정했고, 뉴욕타임스(NYT)는 46억달러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주가가 75달러 선으로 올랐을 때 그의 지분 가치는 최대 60억달러까지 올랐다고 CNBC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루스소셜 합병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이 65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날 예측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세계 500대 부자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장 후 6개월간 주식을 매각할 수 없는 '락업'(보호예수) 조항으로 인해 현금화를 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밈 주식'"…거품론 솔솔

시장에서는 트루스소셜의 실적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루스소셜은 지난해 9월까지 9개월 동안 매출이 340만달러에 그쳤는데, 적자 규모는 이보다 10배 넘게 많은 4900만달러에 달했다.

외신들은 트루스소셜의 주가가 펀더멘털과 완전히 분리된 ‘밈 주식’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TMTG 주가가 거품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공매도에 나서고 있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TMTG 주식 가운데 1억달러가 넘는 금액이 공매도 세력으로 추정된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낸 뒤 나중에 주식으로 되갚는 투자 전략이다. TMTG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날 주가가 16% 급등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은 6100만달러(약 819억원)가량 손실을 기록했다고 S3는 분석했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교수는 "밈 주식의 문제는 주식 기본 가치보다는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의 공급량, 즉 유통량이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이라며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된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다른 내부자가 주식을 매각하면 급격한 주가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