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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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상업은행들이 앞다퉈 미국 국채를 대량 매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예금과 대출마진 차가 줄어들자 고수익을 노린 상업은행이 국채에 투자한 결과다. 일각에서는 미 중앙은행(Fed)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위해 국채를 매각하는 규모를 늘리면 은행의 국채 매수 열풍이 잦아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RBC 캐피털 마켓은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미국 상업은행이 연방기관들로부터 103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주 기준으로는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뉴욕 월가에선 상업은행의 국채 매수 규모를 국채 수요에 대한 척도로 여긴다.

블레이크 그윈 RBC 캐피털 마켓 금리 전략 책임자는 "예금 잔액이 증가하고 대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상업 은행들이 수익성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Fed가 금리 인하를 발표한 뒤 고수익 국채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상업은행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Fed는 지난 20일 5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릴 것이라고 공표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첫 금리 시기가 올 6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안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채 가치도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번 국채 매수 거래에서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대부분 대형 상업은행들이 국채를 쓸어 담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져도 Fed가 양적 긴축(QT)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리가 낮아져 국채 가치가 상승해도 Fed의 매도량이 증가(긴축)하면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Fed는 QT 속도 조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아직 밝힌 바 없다.

캐나다의 TD증권은 "최근 Fed에선 QT 프로그램을 통해 대차대조표에서 자산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지지하는 발언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1월 Fed가 양적 긴축을 시작할 시점을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도 포트폴리오 조정을 언급하며 이와 단기채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채 수급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이 은행을 따라 매수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윈 책임자는 "만기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상업은행도 단기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심산이 크다"며 "불확실성이 걷히기 전까지는 은행들이 단기채 매수를 반복하며 국채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