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 "철강도시 포항, 지진 딛고 배터리소재 글로벌 생산기지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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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덕 포항시장 인터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취임 맞아
지방소멸 막는 국민기업 역할 당부
2차전지 2027년까지 14조 투자
배터리 재활용 신산업도 육성
MICE 육성·호미곶 휴양공간 조성
관광객 1000만 시대 열겠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취임 맞아
지방소멸 막는 국민기업 역할 당부
2차전지 2027년까지 14조 투자
배터리 재활용 신산업도 육성
MICE 육성·호미곶 휴양공간 조성
관광객 1000만 시대 열겠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 부산·경기·서울 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 오랫동안 치안 유지에 몸담은 그가 2022년 3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포스코 지주사·기술연구원 서울 설치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포스코 지주사 본사 서울 설립에 거칠게 항의한 것이다.
이 시장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불황과 지진 후유증으로 50만 명의 포항 인구가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는데 포스코가 본사를 서울로 옮긴다고 하니 어떻게 두고 볼 수 있었겠느냐”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로부터 2년이 흘러 이 시장은 지난 21일 포스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장인화 그룹 회장과 만찬을 함께했다. 둘의 만남은 2018년 4월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뤄진 상생협약 후 6년 만이다.
▷장 회장을 만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별도로 열었습니다.
“장 회장과의 만남은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포항시민 전체와 연결돼 있습니다. 포항과 포스코는 반세기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끌어온 가족과 같은 관계입니다. 지역사회와 진정한 상생협력을 이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 것입니다.”
▷인구소멸 대응에 국민 기업으로서의 역할도 당부했습니다.
“지방소멸을 방지하는 해법은 기업과 일자리에 있습니다. 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수를 늘릴 뿐만 아니라 지역 가치를 높이고 지역민과 소통하며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과정에서 지방에 활력을 주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대한민국과 포항을 뿌리 삼아 일어선 포스코는 국민 기업으로서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를 통해 국가와 국민에게 보답하는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길 소망합니다.”
▷포항은 이제 2차전지 특구도시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지난 1월 한국은행 포항본부에서 ‘포항지역 2차전지 소재 산업동향’ 보고서를 냈는데, 포항이 더 이상 철강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지표상으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 포항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간 3만t으로 국내 전체 생산능력 13만t의 23.1%를 차지했습니다. 에코프로 포항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간 15만t인데 이는 국내 전체 생산능력 18만t의 83%에 이릅니다.”
▷수출입 규모도 세계적인 것 같습니다.
“포항시의 지난해 2차전지 관련 수출액은 41억달러로 시 전체 수출액의 27%를 차지했습니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산화물의 리튬염 양극활 물질은 전국 수출의 83.1%를 차지했습니다. 수입 비중 또한 높습니다. 니켈·코발트·망간 수산화물 전구체는 전국 수입의 26.9%, 수산화리튬은 31.3%, 황산니켈은 67.2%, 황산코발트는 91.2%, 황산망간은 49.5%를 차지했습니다. 포항이 배터리 소재 글로벌 생산기지로 발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 투자가 러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만 역대 최대인 7조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후속 투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2027년까지 2차전지 분야에만 14조원 규모의 기업 투자가 예정돼 있습니다.”
▷2차전지 리사이클링 분야에 남다른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10년 뒤에는 1억 대 안팎의 세계 신차시장이 전기차로 채워질 테고, 그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전 세계가 전기차용 배터리 패권 전쟁을 벌일 것입니다. 포항시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기초를 충실히 다지고 있습니다. 양극재와 전고체의 중국산 비중은 90%, 수산화리튬 중국 의존도는 80%가 넘습니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차세대 신산업으로 육성해 배터리 소재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려고 합니다. 옛 제철보국(製鐵報國)을 대신하는 전지보국(電池報國) 정신으로 지역 균형 발전의 새 모델을 창출하겠습니다.”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연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포항을 찾은 관광객이 4년 만에 다시 7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관광객이 700만 명대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이후 처음입니다. 스페이스워크는 2021년 11월 개장한 후 23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2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인기 드라마 촬영지도 포항 관광객 증가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영일만대교 등 관광 기반 구축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로 영일만대교 건설사업이 본격화됩니다. 경제대교이자 관광대교인 영일만대교는 전체 길이 18㎞(해상 교량 9㎞, 터널 2.9㎞, 도로 6.1㎞)로 포항 남구 동해면에서 북구 흥해읍까지 이어지는 해상 교량입니다. 다음달에는 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도 본격 추진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을 육성하고,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을 동해안을 대표하는 해양 휴양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입니다. 도심 속 바다를 품은 영일만 관광특구 관광 인프라, 고품격 크루즈 관광, 서핑과 요트 등 포항만의 차별화된 유니크베뉴와 결합해 포항 관광산업에 새 혁신을 일으키겠습니다.”
▷촉발지진 손해배상 소송에 시민 10명 중 9명이 참여했습니다.
“소송 접수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기준으로 약 45만 명이 접수했습니다. 포항시 전체 인구(49만2663명)의 91%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규모 5.4 지진이 포항을 덮쳐 시민들이 입은 외상 후 스트레스, 부동산 가치 하락, 인구 유출, 소비 침체 등 유·무형 피해를 포함하면 총피해액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포항시민의 뼈아픈 절규를 어떤 이유로도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이 시장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불황과 지진 후유증으로 50만 명의 포항 인구가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는데 포스코가 본사를 서울로 옮긴다고 하니 어떻게 두고 볼 수 있었겠느냐”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로부터 2년이 흘러 이 시장은 지난 21일 포스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장인화 그룹 회장과 만찬을 함께했다. 둘의 만남은 2018년 4월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뤄진 상생협약 후 6년 만이다.
▷장 회장을 만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별도로 열었습니다.
“장 회장과의 만남은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포항시민 전체와 연결돼 있습니다. 포항과 포스코는 반세기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끌어온 가족과 같은 관계입니다. 지역사회와 진정한 상생협력을 이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 것입니다.”
▷인구소멸 대응에 국민 기업으로서의 역할도 당부했습니다.
“지방소멸을 방지하는 해법은 기업과 일자리에 있습니다. 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수를 늘릴 뿐만 아니라 지역 가치를 높이고 지역민과 소통하며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과정에서 지방에 활력을 주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대한민국과 포항을 뿌리 삼아 일어선 포스코는 국민 기업으로서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를 통해 국가와 국민에게 보답하는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길 소망합니다.”
▷포항은 이제 2차전지 특구도시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지난 1월 한국은행 포항본부에서 ‘포항지역 2차전지 소재 산업동향’ 보고서를 냈는데, 포항이 더 이상 철강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지표상으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 포항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간 3만t으로 국내 전체 생산능력 13만t의 23.1%를 차지했습니다. 에코프로 포항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간 15만t인데 이는 국내 전체 생산능력 18만t의 83%에 이릅니다.”
▷수출입 규모도 세계적인 것 같습니다.
“포항시의 지난해 2차전지 관련 수출액은 41억달러로 시 전체 수출액의 27%를 차지했습니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산화물의 리튬염 양극활 물질은 전국 수출의 83.1%를 차지했습니다. 수입 비중 또한 높습니다. 니켈·코발트·망간 수산화물 전구체는 전국 수입의 26.9%, 수산화리튬은 31.3%, 황산니켈은 67.2%, 황산코발트는 91.2%, 황산망간은 49.5%를 차지했습니다. 포항이 배터리 소재 글로벌 생산기지로 발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 투자가 러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만 역대 최대인 7조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후속 투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2027년까지 2차전지 분야에만 14조원 규모의 기업 투자가 예정돼 있습니다.”
▷2차전지 리사이클링 분야에 남다른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10년 뒤에는 1억 대 안팎의 세계 신차시장이 전기차로 채워질 테고, 그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전 세계가 전기차용 배터리 패권 전쟁을 벌일 것입니다. 포항시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기초를 충실히 다지고 있습니다. 양극재와 전고체의 중국산 비중은 90%, 수산화리튬 중국 의존도는 80%가 넘습니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차세대 신산업으로 육성해 배터리 소재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려고 합니다. 옛 제철보국(製鐵報國)을 대신하는 전지보국(電池報國) 정신으로 지역 균형 발전의 새 모델을 창출하겠습니다.”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연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포항을 찾은 관광객이 4년 만에 다시 7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관광객이 700만 명대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이후 처음입니다. 스페이스워크는 2021년 11월 개장한 후 23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2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인기 드라마 촬영지도 포항 관광객 증가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영일만대교 등 관광 기반 구축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로 영일만대교 건설사업이 본격화됩니다. 경제대교이자 관광대교인 영일만대교는 전체 길이 18㎞(해상 교량 9㎞, 터널 2.9㎞, 도로 6.1㎞)로 포항 남구 동해면에서 북구 흥해읍까지 이어지는 해상 교량입니다. 다음달에는 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도 본격 추진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을 육성하고,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을 동해안을 대표하는 해양 휴양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입니다. 도심 속 바다를 품은 영일만 관광특구 관광 인프라, 고품격 크루즈 관광, 서핑과 요트 등 포항만의 차별화된 유니크베뉴와 결합해 포항 관광산업에 새 혁신을 일으키겠습니다.”
▷촉발지진 손해배상 소송에 시민 10명 중 9명이 참여했습니다.
“소송 접수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기준으로 약 45만 명이 접수했습니다. 포항시 전체 인구(49만2663명)의 91%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규모 5.4 지진이 포항을 덮쳐 시민들이 입은 외상 후 스트레스, 부동산 가치 하락, 인구 유출, 소비 침체 등 유·무형 피해를 포함하면 총피해액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포항시민의 뼈아픈 절규를 어떤 이유로도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