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과는 금값인데…" 애플 주가 부진에 서학개미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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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주가, 3개월 만에 13% 하락
中 매출 부진·AI 불확실성·빅테크 규제 여파
국내 관련주도 주가 흐름 지지부진
"애플 자체 이슈 아닌 외부 요인…비중확대"
中 매출 부진·AI 불확실성·빅테크 규제 여파
국내 관련주도 주가 흐름 지지부진
"애플 자체 이슈 아닌 외부 요인…비중확대"
애플 주가가 힘을 못쓰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데다, 외부적으로는 규제 리스크가 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관련주들도 상승동력(모멘텀) 없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간밤 미국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83달러(1.06%) 하락한 171.48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14일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인 198.11달러를 찍은 지 3개월여 만에 13% 넘게 밀렸다.
최근 주가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중국 시장에서의 아이폰 판매량 부진이 꼽힌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최근 중국정보통신연구원 통계를 인용해 애플이 지난달 중국에서 아이폰 240만대를 출하하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 급감한 수치다.
중국 정부의 '공무원 아이폰 사용 금지령'에 더해 현지 업체 화웨이의 급부상으로 애플의 입지가 점점 쪼그라드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년 전 2위(19%)에서 올해 4위(15.7%)로 두 계단 밀려났다.
회사 밖 상황도 악재로 꼽힌다. 최근 미국과 유럽 당국이 빅테크들의 갑질 문제를 들여다보기 위해 애플·메타에 대한 대대적 조사에 들어갔다.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행위가 밝혀지면 애플은 연간 세계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특히 미 정부가 애플에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냈단 소식이 전해진 지난 21일 애플은 4% 넘게 급락했다. 주가는 지난 7일 169달러까지 밀려났다가 2주 만에 10포인트를 회복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새로운 규제 리스크에 다시 급속히 위축됐다.
국내 애플 관련주들도 주가가 부진하다. 애플에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를 공급하는 LG이노텍 주가는 올 들어서만 17.88% 떨어졌다.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약 80%가 애플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 애플 아이폰15 초기 생산 차질 여파로 LG이노텍은 3분기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애플 의존도가 높기는 마찬가지다. 전체 매출 중 애플 비중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각각 30%, 20%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연초 이후 13.7% 내렸다.
사실상 애플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ARIRANG Apple채권혼합Fn'도 연초 이후 2% 가까이 빠졌다. 애플에 30%, 중단기 국고채에 70%를 투자해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려 했음에도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 넘게 오를 때 이 종목은 내렸다.
미국 초우량 테크기업을 믿고 직·간접적으로 투자했던 개인들은 울상이다. NH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애플에 투자한 9만2058명 중 약 27%가 평균 매입단가 대비 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유입금액 비중을 기준으로 애플 투자자들은 글로벌 주식 중에선 마이크론과 디렉시온 반도체 3배 ETF 등 반도체 종목들로 상당수 옮겨간 것으로 집계된다. 한 투자자는 종목 토론방 등에 "폭풍전야같다…미국 규제당국의 칼날을 애플이라고 비껴갈 수 있을까", "사과값은 너무 올라서 사먹지도 못 하겠던데 미국산 애플은 왜 이러나", "애플은 중국 리스크가 너무 커서,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물타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등 의견을 적었다.
다만 국내외 증권가는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27일 보고서를 내고 중국 내 아이폰 출하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음에도 애플에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JP모건은 "아이폰 출하량 감소가 반드시 화웨이 등 현지 경쟁사 대비 점유율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며 "오히려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부진 때문으로 봐야한다"고 짚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아이폰 부진과 중국 매출의 감소, AI 전략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부진한 상태인데, 비전프로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는 당장 올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향후 애플의 실적과 평가가치(밸류에이션)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승수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표 애플 관련주인 LG이노텍에 대해 "애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주가가 역사적 하단까지 내려온 상태"라며 "작은 변수에도 강한 주가 반등이 생길 수 있는 구간이어서 추가 하방보단 상방 요인에 집중하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2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간밤 미국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83달러(1.06%) 하락한 171.48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14일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인 198.11달러를 찍은 지 3개월여 만에 13% 넘게 밀렸다.
최근 주가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중국 시장에서의 아이폰 판매량 부진이 꼽힌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최근 중국정보통신연구원 통계를 인용해 애플이 지난달 중국에서 아이폰 240만대를 출하하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 급감한 수치다.
중국 정부의 '공무원 아이폰 사용 금지령'에 더해 현지 업체 화웨이의 급부상으로 애플의 입지가 점점 쪼그라드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년 전 2위(19%)에서 올해 4위(15.7%)로 두 계단 밀려났다.
회사 밖 상황도 악재로 꼽힌다. 최근 미국과 유럽 당국이 빅테크들의 갑질 문제를 들여다보기 위해 애플·메타에 대한 대대적 조사에 들어갔다.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행위가 밝혀지면 애플은 연간 세계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특히 미 정부가 애플에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냈단 소식이 전해진 지난 21일 애플은 4% 넘게 급락했다. 주가는 지난 7일 169달러까지 밀려났다가 2주 만에 10포인트를 회복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새로운 규제 리스크에 다시 급속히 위축됐다.
국내 애플 관련주들도 주가가 부진하다. 애플에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를 공급하는 LG이노텍 주가는 올 들어서만 17.88% 떨어졌다.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약 80%가 애플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 애플 아이폰15 초기 생산 차질 여파로 LG이노텍은 3분기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애플 의존도가 높기는 마찬가지다. 전체 매출 중 애플 비중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각각 30%, 20%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연초 이후 13.7% 내렸다.
사실상 애플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ARIRANG Apple채권혼합Fn'도 연초 이후 2% 가까이 빠졌다. 애플에 30%, 중단기 국고채에 70%를 투자해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려 했음에도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 넘게 오를 때 이 종목은 내렸다.
미국 초우량 테크기업을 믿고 직·간접적으로 투자했던 개인들은 울상이다. NH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애플에 투자한 9만2058명 중 약 27%가 평균 매입단가 대비 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유입금액 비중을 기준으로 애플 투자자들은 글로벌 주식 중에선 마이크론과 디렉시온 반도체 3배 ETF 등 반도체 종목들로 상당수 옮겨간 것으로 집계된다. 한 투자자는 종목 토론방 등에 "폭풍전야같다…미국 규제당국의 칼날을 애플이라고 비껴갈 수 있을까", "사과값은 너무 올라서 사먹지도 못 하겠던데 미국산 애플은 왜 이러나", "애플은 중국 리스크가 너무 커서,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물타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등 의견을 적었다.
다만 국내외 증권가는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27일 보고서를 내고 중국 내 아이폰 출하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음에도 애플에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JP모건은 "아이폰 출하량 감소가 반드시 화웨이 등 현지 경쟁사 대비 점유율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며 "오히려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부진 때문으로 봐야한다"고 짚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아이폰 부진과 중국 매출의 감소, AI 전략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부진한 상태인데, 비전프로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는 당장 올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향후 애플의 실적과 평가가치(밸류에이션)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승수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표 애플 관련주인 LG이노텍에 대해 "애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주가가 역사적 하단까지 내려온 상태"라며 "작은 변수에도 강한 주가 반등이 생길 수 있는 구간이어서 추가 하방보단 상방 요인에 집중하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