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증권가 눈높이 올리는데…자동차주 외인·기관 6600억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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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기관 현대차·기아 3월 6611억 팔아
주가도 하락…현대차 7%
·기아 11.5%
정책 불확실성·차익실현 물량

펀드매니저 "모멘텀 없으면
연초와 같은 강한 상승 어려워"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외국인·기관투자자가 국내 현대차·기아를 3월 들어 6000억원가량 팔아치웠다. 정부 정책 수혜 기대감으로 연초 이후 2월까지 집중 매수했던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3월 한 달(3월 4~29일) 현대차와 기아 주식을 각각 2411억원, 151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기간 기관 순매도액 상위 3위와 5위에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있다. 외국인은 기아를 2687억원어치 처분했다. 이들 투자자의 합산 순매도액은 6611억원이다. 주가는 해당 기간 현대차 7%, 기아 11.5% 하락했다.

외국인·기관투자자의 거센 매도세는 4·10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상장사 저평가 해소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초 이후 상승세가 가팔랐지만, 추가 상승 동력은 부재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처음 언급한 지난 1월 17일 이후 2월 말까지 28%씩 뛰어 신한지주(12%), KB금융(22%), JB금융지주(25%) 등 또다른 저PBR주인 금융지주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보유 자산보다 시장이 평가하는 몸값이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저평가주였던 만큼 정부 정책에 따라 회사의 기업가치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 덕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가 추가 모멘텀을 내놓지 않는 이상 연초와 같은 랠리가 당분간 재현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적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전기차·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단 점에서 주가가 지금 수준에서 후퇴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펀드매니저는 "당분간 시장에 파장을 불러 일으킬 만한 전기차 신차를 낸다든지, 공장부지에 투자한다든지 공격적인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주가가 강하게 움직일 가능성은 없다"며 "전기차 시장이 둔화됐다고 하지만, 중장기적인 성장 아이템이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전기차가 나오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낙관론에 더 힘을 싣고 있다. 메리츠증권(현대차·28만→32만원), DB금융투자(기아·11만5000→14만원), 하이투자증권(기아·13만→14만원) 등은 최근 현대차·기아에 대한 눈높이도 올렸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역대 최대 1월 영업이익 기록에 이어, 2~3월 영업실적 또한 환율 수혜로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 호조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 근거임과 동시에 영업 현금 흐름 개선 근거"라며 "현대차는 오는 6월 초 신규 주주가치 개선안을 제시할 예정이며, 늘어난 현금을 이용한 자사주 매입·소각은 추가적인 ROE 상승으로 이어진다. 모두 기업가치 개선의 논거"라고 부연했다.

신현아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