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일본 따라가겠네"…막말 정치가 불러온 피로감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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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관심·투표 의향 떨어진 2030
포털·뉴스 안 봐…정치적 무관심↑
표심 아직도 못 정한 2030 40%
스윙보터 될 지 기권할지 관심
포털·뉴스 안 봐…정치적 무관심↑
표심 아직도 못 정한 2030 40%
스윙보터 될 지 기권할지 관심
오는 4.10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젊은 층의 정치적 무관심이 고조될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그간 이어온 양당의 팬덤 정치, 대안 부재에 최근 조국혁신당 등으로 정치권 갈등이 격화되면서 청년들이 정치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뉴스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여기에 젊은 층 투표율이 저조할 수 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까지 나오면서 일본처럼 청년세대의 정치적 무관심 현상이 한국에도 나타날 조짐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최근 일본의 참·중의원 선거에서 일본 20대 유권자 투표율은 전체 투표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30%대에 그치고 있다.
검색량 지표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뉴스', '네이버 뉴스', '다음 뉴스' 등 뉴스 관련 검색량은 지난 5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가장 검색량이 많았을 때를 100으로 두고 상대적인 추이를 나타내는 이 지표에서 '뉴스'와 '네이버 뉴스'는 2022년 초까지만 해도 50 위에서 움직이다 최근에는 30 안팎으로 떨어졌다. 트래픽 집계 업체 시밀러웹에서도 네이버와 다음의 지난 2월 트래픽이 전월 대비 각각 8%와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관련 뉴스는 쏟아지는데, 유권자의 포털 출입이 더뎌진 셈이다. 특히 양 거대 포털에서 모두 일관되게 젊은 층 하락세가 포착된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3월 3주차 네이버·다음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는 각각 전년 동기 및 연초 대비 하락세다. 특히 다음에서는 20~30대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5%, 12.4% 빠져 낙폭이 두드러졌다. 다음에서는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WAU가 하락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실제 중앙선관위에서 한국갤럽에 의뢰해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권자 의식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무선전화 가상번호 89.3%·유선전화 RDD 10.7%, 응답률 16.7%,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결과에 따르면 오는 22대 총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 비율이 21대 총선 전 실시한 조사보다 올랐는데 20~30대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적극 투표 의향은 3.8%포인트 증가했는데 20대와 30대는 각각 0.5%포인트, 5.5%포인트 감소했다. 40대는 0.1%포인트 감소에 그쳤고 50대는 10.4포인트, 70세 이상 8.3%포인트, 60대 3.0%포인트 순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선거에 대한 관심도 전반적으로 2%포인트 정도 올랐는데, 20대와 30대만 각각 7.5%포인트, 5.4%포인트 감소했다. 나머지 연령대는 모두 관심이 커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만 18~29세 무당(無黨)층 비율이 4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대선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무당층 비율이 20~30%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20대 절반가량이 표심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만 18~29세 무당층 비율은 2022년 8월부터 최근까지 내내 40% 안팎을 기록 중이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배경에는 정치권 대립 양상에 피곤함을 느낀 청년들이 적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비슷한 대립 양상이 지속되고, 최근 총선이 다가올수록 각 정당이 서로를 향해 대립각을 더 세우면서 청년들의 '정치 차단'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공천 과정에서 여야 후보들이 과거 혹은 최근 '막말'로 도마 위에 오르는가 하면 가장 최근에는 유세 현장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무식한 양반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개같이 정치" 등 발언이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며 청년의 일자리·주거 문제가 급부상하는 가운데서 정치권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사토리'(달관) 세대를 양산했고, 이에 청년들의 '정치 효능감'이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경제·인구 분야에 있어 일본과 유사한 양상을 보일 때가 많은 만큼 우려가 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도 20~30세대는 스윙보터 역할을 했다. 투표장에 나와야 정치인들도 청년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들이 투표장에 나오는 게 이번은 물론 향후 선거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여기에 젊은 층 투표율이 저조할 수 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까지 나오면서 일본처럼 청년세대의 정치적 무관심 현상이 한국에도 나타날 조짐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최근 일본의 참·중의원 선거에서 일본 20대 유권자 투표율은 전체 투표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30%대에 그치고 있다.
선거 관심 뚝 끈 2030
3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뉴스 포털 수요가 줄어든 분위기다. 통상 3월 중순부터 4월 초중까지 날씨가 풀리면서 사람들이 바깥으로 향하는 탓에 포털 수요가 줄어들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최근 젊은 층의 정치적 무관심이 그 배경으로 거론된다. 최근 정치권이 선거를 앞두고 치열하게 대립하는 양상이 격화되면서 청년들이 정치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검색량 지표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뉴스', '네이버 뉴스', '다음 뉴스' 등 뉴스 관련 검색량은 지난 5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가장 검색량이 많았을 때를 100으로 두고 상대적인 추이를 나타내는 이 지표에서 '뉴스'와 '네이버 뉴스'는 2022년 초까지만 해도 50 위에서 움직이다 최근에는 30 안팎으로 떨어졌다. 트래픽 집계 업체 시밀러웹에서도 네이버와 다음의 지난 2월 트래픽이 전월 대비 각각 8%와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관련 뉴스는 쏟아지는데, 유권자의 포털 출입이 더뎌진 셈이다. 특히 양 거대 포털에서 모두 일관되게 젊은 층 하락세가 포착된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3월 3주차 네이버·다음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는 각각 전년 동기 및 연초 대비 하락세다. 특히 다음에서는 20~30대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5%, 12.4% 빠져 낙폭이 두드러졌다. 다음에서는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WAU가 하락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실제 중앙선관위에서 한국갤럽에 의뢰해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권자 의식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무선전화 가상번호 89.3%·유선전화 RDD 10.7%, 응답률 16.7%,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결과에 따르면 오는 22대 총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 비율이 21대 총선 전 실시한 조사보다 올랐는데 20~30대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적극 투표 의향은 3.8%포인트 증가했는데 20대와 30대는 각각 0.5%포인트, 5.5%포인트 감소했다. 40대는 0.1%포인트 감소에 그쳤고 50대는 10.4포인트, 70세 이상 8.3%포인트, 60대 3.0%포인트 순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선거에 대한 관심도 전반적으로 2%포인트 정도 올랐는데, 20대와 30대만 각각 7.5%포인트, 5.4%포인트 감소했다. 나머지 연령대는 모두 관심이 커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만 18~29세 무당(無黨)층 비율이 4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대선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무당층 비율이 20~30%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20대 절반가량이 표심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만 18~29세 무당층 비율은 2022년 8월부터 최근까지 내내 40% 안팎을 기록 중이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배경에는 정치권 대립 양상에 피곤함을 느낀 청년들이 적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비슷한 대립 양상이 지속되고, 최근 총선이 다가올수록 각 정당이 서로를 향해 대립각을 더 세우면서 청년들의 '정치 차단'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공천 과정에서 여야 후보들이 과거 혹은 최근 '막말'로 도마 위에 오르는가 하면 가장 최근에는 유세 현장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무식한 양반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개같이 정치" 등 발언이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답 못 찾는 2030 투표장 나올까
이렇게 여러 지표에서 청년층의 정치적 무관심을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보다 일찍이 고령화가 대두된 일본은 '실버 민주주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년 세대의 정치적 무관심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된다.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거치며 청년의 일자리·주거 문제가 급부상하는 가운데서 정치권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사토리'(달관) 세대를 양산했고, 이에 청년들의 '정치 효능감'이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경제·인구 분야에 있어 일본과 유사한 양상을 보일 때가 많은 만큼 우려가 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도 20~30세대는 스윙보터 역할을 했다. 투표장에 나와야 정치인들도 청년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들이 투표장에 나오는 게 이번은 물론 향후 선거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