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zza hut / 사진=AFP
Pizza hut / 사진=AFP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패스트푸드 근로자 최저임금이 시간당 22달러(약 2만9000원)로 인상되면서 일자리 감소와 음식값 상승 등의 부작용이 본격화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캘리포니아주에서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직원의 최저임금이 시간당 20달러로 오르는 데 다른 부작용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전체 최저시급은 16달러다. 인상되는 사업장은 미국 전역에 60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다.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점 시급은 시애틀 외곽의 작은 도시인 워싱턴 주 터퀼라(시급 20.29달러)를 제외하면 미국 전역에서 가장 높아지게 된다.

법 시행을 앞두고 피자헛은 지난 2월까지 LA 등 캘리포니아 지역 직영점은 배달원 1200여명을 다른 파트로 배치하거나 해고했다. 배달 업무는외주로 돌렸다. 이 지역 피자헛 레스토랑 가맹점 운영 법인인 서던캘리포니아에서도 840여명의 배달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전환배치했다. 피자 프랜차이즈 엑스칼리버 역시 다음달 중순 73명의 운전자를 해고하기로 하고, 60일 전인 지난달 해당 근로자들에게 통지했다. 엑스칼리버 브랜드를 운영하는 팻브랜즈의 에린 맨지크 대변인은 LA타임스에 "별도 배달료를 추가하게 되면 결국 고객은 훨씬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서 프레첼 앤티앤즈와 시나본 등의 브랜드 매장 10곳을 운영하는 법인의 알렉산더 존슨 최고경영자(CEO)는 ABC방송 인터뷰에서 "임금 인상으로 인해 정리해고와 일부 지점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직원을 10명 정도 줄였고, 73세인 그의 부모 역시 비용 절감을 위해 다시 사업장에 복귀했다.

법을 직접적으로 적용받지 않는 자영업자들도 연쇄적으로 임금 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인상된 최저시급을 적용받는 근로자가 50만명에 이를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 1월에 패스트푸드 및 기타 제한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은 최저임금 인상법이 통과된 지난 9월보다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프랜차이즈협회의 매트 할러 회장은 뉴욕타임스에 "새 법안이 많은 소기업·자영업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노동조합의 자금 지원을 받는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의 이스마엘 시드 마르티네즈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자인 동시에 소비자인 이들의 수입이 증가해 소비가 증가하면 자영업 경기를 활성화하고 주 경제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데이비드 뉴마크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은 필연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낳는다”며 "승자는 일자리를 유지하고 노동시간을 약간만 단축한 노동자들이 될 것이며 패자는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과 고군분투하는 소규모 프랜차이즈 소유주들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