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정상회담서 '훈련기 공동개발' 발표?…속내 복잡해진 韓 [김동현의 K웨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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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매체 "36년된 T-4 대체 훈련기 개발 제안
美와 작전 연계 높이고, 생산비 절감도 기대"
美 해군 등 전술훈련기 수출 준비 중인 KAI
미국-일본 간 계약 땐 사업 진행 차질 우려
美와 작전 연계 높이고, 생산비 절감도 기대"
美 해군 등 전술훈련기 수출 준비 중인 KAI
미국-일본 간 계약 땐 사업 진행 차질 우려
※ ‘김동현의 K웨폰’은 한국경제신문 정치부 김동현 기자가 매주 토요일 한경닷컴 사이트에 게재하는 ‘회원 전용’ 방위산업 전문 콘텐츠입니다. 한경닷컴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남들보다 앞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이 자국의 노후된 훈련기를 대체하기 위해 오는 10일 미일 정상회담의 합의를 목표로 후속 훈련기 기종 개발을 미국에 제안했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아직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일본 주요 언론사의 보도여서 신빙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국산 고등 훈련기의 오랜 숙원 사업인 미국 수출 추진에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인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표면적으로 보면 차기 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 한국 훈련기의 자리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구체적 발표가 나오지 않은 만큼 비관론을 펼 이유도 없다는 평가다.
결국 일본은 미국이 차세대 고등훈련기로 개발 중인 T-7A의 파생형 도입을 염두에 두고 공동개발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T-7A를 도입한다면 '공동개발'을 제안했지만, 실제 일본업체의 개발 기여도는 낮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T-7A가 여러 테스트 결함을 보여 미 공군의 첫 운용 시점이 2028년까지 연기됐지만 5세대 전투기 조종사 양성에 적합한 기체란 점은 분명하다"며 "미국과 손잡고 라이선스판 T-7A(가칭 T-7AJ)를 비교적 싸게 얻으려는 노림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자국 무기를 자국 내에서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T-4 훈련기를 해외에서 도입하려는 것은 '더 급한' 프로젝트가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재 일본은 이탈리아 및 영국과 함께 F-2 전투기를 대체하는 글로벌전투공중프로그램(GCAP)에 참여하고 있다. GCAP는 6세 전투기를 2035년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으로, 일본 정부는 지난 26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GCAP의 수출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GCAP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한국이 KF-21을 단계별로 개발 중인 상황에서 대형 경쟁 기체가 생길 수도 있다.
이같은 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도 KAI의 T-50 고등훈련기의 경쟁업체는 보잉의 T-7A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KAI는 2018년 미 공군 수주전 실패의 설욕을 다짐했지만, 미·일 정부가 함께 차세대 훈련기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다면, T-50의 미국 진출 가능성은 요원해질 수도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 해군은 UJTS 사업 외에도 2027년 계약을 목표로 64~132대 규모 전술 훈련기 사업을 도입한다"며 "UJTS 사업 수주 성공 후 전술 훈련기 사업을 노리려 하는 KAI 입장에선 불안 요소"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미·일간 계약 조건이 발표되지 않았고, 미 해군의 차기 훈련기 사업은 일본과 관계없이 진행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군사 기고가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일단 미 해군은 항공모함에서 쓸 수 있는 차기 함재용 훈련기를 원하는 것이고, 일본은 해군용 훈련기가 아니어서 양국 이해관계가 일치되지 않는다"며 "천천히 미·일 발표를 보면서 일본이 진정 개발하려는 훈련기종이 무엇인지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만약 KAI가 차기 미 해군 훈련기 사업을 수주한다면 "일본까지 T-50을 도입을 고려하는 등 호재가 될 것"이란 낙관론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 경우 T-50의 공동 개발사인 록히드마틴이 일본 방산업체와 훈련기를 개발하는 '일본형 T-50'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일본이 자국의 노후된 훈련기를 대체하기 위해 오는 10일 미일 정상회담의 합의를 목표로 후속 훈련기 기종 개발을 미국에 제안했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아직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일본 주요 언론사의 보도여서 신빙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국산 고등 훈련기의 오랜 숙원 사업인 미국 수출 추진에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인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표면적으로 보면 차기 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 한국 훈련기의 자리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구체적 발표가 나오지 않은 만큼 비관론을 펼 이유도 없다는 평가다.
日 마이니치 "미일 공동개발은 '상호운용성' 향상 목표"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23일 "미일 정부가 일본 항공자위대의 훈련기 'T-4'의 후속기 공동개발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4월1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데, 회담 성과 문서에 이같은 훈련기 후속개발의 명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마이니치의 분석이다. 마이니치는 "공동 개발을 하는 것은 일본자위대와 미군이 연계해 작전을 수행하는 '상호운용성' 향상 기대 때문"이라며 "훈련기 생산 비용을 낮추려는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T-4 훈련기는 1988년 부터 실전 배치된 일본산 아음속 제트 훈련기다. 모두 212대가 생산됐는데 현재 기체가 심하게 노후돼 일본 자위대는 현재 자국 전투기 조종사 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 일본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에서 엔진 한 쪽이 정지해 긴급 착륙을 하기도 했다. 미국은 보잉·사브가 개발 중인 고등훈련기 T-7A '레드호크'가 있다. T-7A는 2018년 '미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을 이미 수주해 상당히 '규모의 경제'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방산업계에선 당시 보잉이 약 92억 달러(11조7000억원)에 T-7A 456대의 생산을 미 공군에 제안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공군은 현재 T-7A 훈련기 351대 도입을 확정했다.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 영향 미치나
미국과 일본의 훈련기 협력은 현재 일본 미디어 보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미일 정상회담'이 끝난 후에 정확히 실체가 파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보도를 바라보는 국내 방산업계의 표정은 복잡하다. KAI는 현재 2025년 계약이 예상되는 미 해군의 고등훈련기(UJTS)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 해군은 T-45 '고스호크'를 훈련기로 쓰고 있는데, 역시 노후화 문제로 수 년내 교체 수요가 생기고 있어서다. 미 해군의 훈련기 도입 규모는 145~220대 정도로 예상된다.이같은 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도 KAI의 T-50 고등훈련기의 경쟁업체는 보잉의 T-7A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KAI는 2018년 미 공군 수주전 실패의 설욕을 다짐했지만, 미·일 정부가 함께 차세대 훈련기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다면, T-50의 미국 진출 가능성은 요원해질 수도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 해군은 UJTS 사업 외에도 2027년 계약을 목표로 64~132대 규모 전술 훈련기 사업을 도입한다"며 "UJTS 사업 수주 성공 후 전술 훈련기 사업을 노리려 하는 KAI 입장에선 불안 요소"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미·일간 계약 조건이 발표되지 않았고, 미 해군의 차기 훈련기 사업은 일본과 관계없이 진행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군사 기고가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일단 미 해군은 항공모함에서 쓸 수 있는 차기 함재용 훈련기를 원하는 것이고, 일본은 해군용 훈련기가 아니어서 양국 이해관계가 일치되지 않는다"며 "천천히 미·일 발표를 보면서 일본이 진정 개발하려는 훈련기종이 무엇인지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만약 KAI가 차기 미 해군 훈련기 사업을 수주한다면 "일본까지 T-50을 도입을 고려하는 등 호재가 될 것"이란 낙관론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 경우 T-50의 공동 개발사인 록히드마틴이 일본 방산업체와 훈련기를 개발하는 '일본형 T-50'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