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우먼 원톱 드라마에 빠지지 않는 '불륜 남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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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김하늘·이보영 모두 극중 '문제적 남편'과 결혼 생활
"성공한 싱글여성보다 '일·가정 다 잡은 슈퍼우먼' 동경하는 인식 반영" 잘나가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최근 여성 서사 작품들에는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유능한 커리어우먼이 주인공으로 나서는데, '문제적 남편'들이 이내 숨겨왔던 정체를 드러내고 완벽했던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져버린다는 설정이다.
지난 1일 처음 방송한 MBC 드라마 '원더풀 월드'는 모두에게 사랑받던 유명 심리학 교수이자 작가인 은수현(김남주 분)이 주인공이다. 그녀는 부족한 것 하나 없이 빛나는 인생을 살았지만 아들을 뺑소니 사고로 잃고 나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다.
은수현은 반성은커녕 뻔뻔하기만 한 가해자를 직접 처단하고 전과자가 되는데, 불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매번 교도소로 면회를 찾아오며 지극정성을 다하던 남편 강수호(김강우)가 친자매 같던 동생 한유리(임세미)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은수현은 배신감에 휩싸이고, 다시 한번 무너져 내린다.
현재 방송 중인 KBS '멱살 한번 잡힙시다'도 마찬가지다.
남다른 정의감과 집념으로 특종을 연일 터트리는 주인공 서정원(김하늘)은 선풍적인 화제를 불러 모은 유명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진행자다.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다정하고 가정적인 남편을 만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편 설우재(정승조)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제보를 듣게 되면서부터 완벽해 보였던 일상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되고 JTBC에서 방송되는 '하이드'도 비슷한 설정이다.
주인공 나문영(이보영)은 검사 출신 변호사로 법무법인의 공동 대표변호사다.
부와 명예, 권력과 사랑을 모두 손에 쥔 삶을 살고 있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남편(이무생)의 정체를 좇기 시작하면서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린다.
이보영은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계속 뒤통수를 맞는 역할이라서 찍으면서 답답함을 느낄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확대로 작품이 늘고, 다루는 인물상도 다양해지면서 40~50대 여성 배우들이 선봉에 선 작품이 연달아 대중의 선택을 받고 있다.
엄마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중년 여배우들의 배역은 상당히 다양해졌다.
하지만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여성 서사 작품들이 대부분 남편의 불륜에 발목이 잡힌다는 식의 전개 방식을 따른 것은 좀 식상하다는 반응도 있다.
지난해 방송된 엄정화 주연의 JTBC '닥터 차정숙'이나 이영애 주연의 tvN '마에스트라'도 모두 남편의 불륜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한 영화감독 겸 드라마 PD는 불륜이라는 소재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불륜은 가까이에 있는 가장 큰 배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까이 있는 사람의 배신이 가장 극적으로 느껴지지 않느냐"며 "요즘처럼 드라마 제작비가 치솟는 와중에 '불륜 코드'는 중·저예산 드라마들이 거대 자본 작품들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쉬운 무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성 서사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불륜을 소재로 녹여내는 이유는 성공한 여성은 일과 가정을 둘 다 잡은 사람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 사회는 '성공한 싱글 여성' 보다는 '가정과 일을 완벽하게 병행하는 슈퍼우먼'에 대한 환상이 더 크다"며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인공을 기혼 여성으로 설정하게 되고,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서사를 만들어내기 위해 불륜이라는 소재를 활용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성공한 싱글여성보다 '일·가정 다 잡은 슈퍼우먼' 동경하는 인식 반영" 잘나가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최근 여성 서사 작품들에는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유능한 커리어우먼이 주인공으로 나서는데, '문제적 남편'들이 이내 숨겨왔던 정체를 드러내고 완벽했던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져버린다는 설정이다.
지난 1일 처음 방송한 MBC 드라마 '원더풀 월드'는 모두에게 사랑받던 유명 심리학 교수이자 작가인 은수현(김남주 분)이 주인공이다. 그녀는 부족한 것 하나 없이 빛나는 인생을 살았지만 아들을 뺑소니 사고로 잃고 나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다.
은수현은 반성은커녕 뻔뻔하기만 한 가해자를 직접 처단하고 전과자가 되는데, 불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매번 교도소로 면회를 찾아오며 지극정성을 다하던 남편 강수호(김강우)가 친자매 같던 동생 한유리(임세미)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은수현은 배신감에 휩싸이고, 다시 한번 무너져 내린다.
현재 방송 중인 KBS '멱살 한번 잡힙시다'도 마찬가지다.
남다른 정의감과 집념으로 특종을 연일 터트리는 주인공 서정원(김하늘)은 선풍적인 화제를 불러 모은 유명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진행자다.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다정하고 가정적인 남편을 만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편 설우재(정승조)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제보를 듣게 되면서부터 완벽해 보였던 일상에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되고 JTBC에서 방송되는 '하이드'도 비슷한 설정이다.
주인공 나문영(이보영)은 검사 출신 변호사로 법무법인의 공동 대표변호사다.
부와 명예, 권력과 사랑을 모두 손에 쥔 삶을 살고 있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남편(이무생)의 정체를 좇기 시작하면서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린다.
이보영은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계속 뒤통수를 맞는 역할이라서 찍으면서 답답함을 느낄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확대로 작품이 늘고, 다루는 인물상도 다양해지면서 40~50대 여성 배우들이 선봉에 선 작품이 연달아 대중의 선택을 받고 있다.
엄마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중년 여배우들의 배역은 상당히 다양해졌다.
하지만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여성 서사 작품들이 대부분 남편의 불륜에 발목이 잡힌다는 식의 전개 방식을 따른 것은 좀 식상하다는 반응도 있다.
지난해 방송된 엄정화 주연의 JTBC '닥터 차정숙'이나 이영애 주연의 tvN '마에스트라'도 모두 남편의 불륜이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한 영화감독 겸 드라마 PD는 불륜이라는 소재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불륜은 가까이에 있는 가장 큰 배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까이 있는 사람의 배신이 가장 극적으로 느껴지지 않느냐"며 "요즘처럼 드라마 제작비가 치솟는 와중에 '불륜 코드'는 중·저예산 드라마들이 거대 자본 작품들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쉬운 무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성 서사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불륜을 소재로 녹여내는 이유는 성공한 여성은 일과 가정을 둘 다 잡은 사람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 사회는 '성공한 싱글 여성' 보다는 '가정과 일을 완벽하게 병행하는 슈퍼우먼'에 대한 환상이 더 크다"며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인공을 기혼 여성으로 설정하게 되고,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서사를 만들어내기 위해 불륜이라는 소재를 활용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