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10평 회사, 망할 줄 알았는데…'시총 3000억'으로 큰 마녀공장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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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화장품’ 마녀공장을 가다
유근직 대표 올해 첫 인터뷰
“7월 美 코스트코 300여곳에 입점
200억 공격 마케팅 통해 성장 가속
무상증자·M&A 등 중장기 검토”
전고점 대비 주가 64% 폭락
유안타증권 “올해 영업익340억”
일각 “새내기株 최소 3년은 지나야”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8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임직원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오는 7월 미국 대형 유통채널 코스트코 300여 곳에 주력 제품인 ‘퓨어 클렌징 오일’이 입점합니다. 미국 매출 최소 2배 증가를 목표로 올해 마법 같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루겠습니다.” 유근직 마녀공장 대표(59세·1965년생)는 지난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마녀공장은 스킨케어 브랜드 ‘ma:nyo’를 필두로 100% 비건 레시피 제품과 비건 라이프를 지향하는 ‘아워 비건’ 향 바디 케어 특화 브랜드 ‘바닐라 부티크’ 비건 색조 브랜드 ‘노 머시’ 등 총 4개의 주력 브랜드를 보유한 자연주의 화장품 기업이다. 2030 여성들이 즐겨 쓰는 퓨어 클렌징 오일 등 클렌징 제품과 ‘비피다 바이옴 콤플렉스’ ‘갈락 나이아신 에센스’ 등 다양한 글로벌 스테디셀러 제품도 보유하고 있다. 제품 기획력과 디자인 정체성에 집중하고, 생산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을 따르고 있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강서구 공항대로 518에 위치했다. 이 건물 연면적은 약 750평으로 지하 3층~지상 11층 규모를 자랑한다. 등촌역 8번 출구에서 1분 거리에 있고 경영지원본부, 영업팀, 디자인팀, 마케팅팀 등 92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한다. 사옥은 최대주주인 엘앤피코스메틱 소유로 마녀공장은 2~3층을 제외한 전층을 사무실로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마녀공장의 시작은 2012년 3월 2일이었다. 당시 황관익·김현수 창업주가 서울 흑석동 반지하 10평짜리 사무실에서 화장품 성분을 연구 개발하기 위해 뭉쳤다. 총 6명(대표 4명, 직원 2명)으로 출발했고 이들은 화상연구소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좋은 화장품을 만들어 보자’란 경영 이념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유통보다 연구개발에 집중했고, 2018년 엘엔피코스메틱에 경영권70%를 넘기고 2021년 말 전량 매각했다. 7일 현재 시가총액 3094억원 회사로 커졌다. 올해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될까. 유근직 대표는 “우리 회사의 특징은 연간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지 않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실적을 향상시키는 것이다”며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직구만 노릴거야’란 생각보다 직구·커브·슬라이더·포크볼·싱커에 대응하기 위해 매일 수백 번의 타격 훈련을 하는 것처럼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 주부, 할머니까지 평생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제품 연구개발(R&D)에 힘주고 있다”고 답했다. 마녀공장은 연매출의 5% 이하를 R&D 비용으로 쓰고 있다.
그는 “올해 200억원대 공격 마케팅으로 韓·美·日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경쟁력 있는 색조 브랜드를 M&A(인수합병) 해서 덩치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유통 채널을 다각화한다. 올리브영, 네이버스토어, 쓱닷컴 등 국내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아마존, 쇼피, 라자다, 큐텐, 라쿠텐 등 해외 판매 채널과 현지 유수의 밴더 업체들과도 마케팅을 진행한다. 작년 기준 내수 비중 45.2%(453억원), 수출 비중 54.8%(596억원)다. 매출 규모로 따지면 한국 45%, 일본 30%, 중국 11%, 미국 5% 순이다. 제품 카테고리별 매출은 클렌징 51%, 앰플·세럼 23%, 스킨케어 21%, 기타 5%다. 유 대표는 “미국 최대 화장품 멀티숍 울타 뷰티(ULTA)에 입점되는 등 올해 미국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다”며 “작년부터 개척 중인 중국도 시간이 지나면 더 큰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마녀공장은 대만 코스트코에도 입점 논의 중으로 총 65국에 진출했다. 캄보디아에서는 ‘땡스베리 다즐링 티 마스크’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 시장도 오는 상반기에 공략 예정이다.
실적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9년 매출 276억원, 영업이익 19억원에서 지난해 1050억원, 영업이익 159억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각각 280.43%, 736.84% 뛰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022년 245억원에서 후퇴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매출 1500억원(전년 대비 43% 증가), 영업이익 340억원(114% 증가)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6월 8일 코스닥에 상장한 마녀공장은 ‘따상’(공모가의 2배 상승 후 상한가)을 기록할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얻었다. 당시 희망 공모가격은 1만2000원~1만4000원이었는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1800대1로 공모가가 1만6000원에 확정했다. 이후 일반 청약 경쟁률1265대1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만 5조613억원이 몰렸다. 상장 첫날(2023년 6월 8일) 4만1600원에 거래 마감한 마녀공장은 다음날 고가인 5만3000원(당시 시가총액 8680억원)을 터치하고, 10개월 만에 64.36% 폭락했다. 올 들어 코스닥 지수가 0.69% 오를 때, 16% 하락해 3만4000명(지난해 말 기준)의 개인투자자들은 쓴맛을 보고 있다. 여의도 고수들은 통상적으로 새내기주의 경우 3년은 지나야 기업의 진면목이 드러난다고 한다.
주가 부양책이 있을까. 유 대표는 “상장사의 주가는 실적이 책임진다”며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증대를 위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또 “상장을 한다는 것은 개인 기업에서 누구나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이 된 것이다”며 “소액주주일지라도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기에 지속가능한 회사가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통 물량이 많지 않다는 지적엔 “무상증자 등 주주친화책을 중장기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마녀공장의 총 주식 수는 1637만8260주로 최대주주인 엘앤피코스메틱(지분 58.32%) 외 특수관계인 12인이 지분 61.62%를 갖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1.46%로 유통 물량은 약 35%에 그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8% 밖에 안 돼 사실상 무차입 경영 중이다. 현금성 자산은 770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으로 시가총액의 4분의 1 수준이다. 유 대표는 회사 강점에 대해 “한 국가에 치우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골고루 성장하고 있다”며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게 시스템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다만 “메이크업 시장에 진출을 아직 못했다”며 “색조 화장품 브랜드 M&A로 종합 화장품 회사의 면모를 장기적으로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사 대표로서 단기 실적에 연연하기보다 큰 그림을 보고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며 “좋은 성분과 좋은 원료로 피부 고민별 효능을 극대화하는 제품을 만드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또 “친환경 패키징을 비롯해 비건 원료를 스킨케어뿐만 아니라 색조에도 접목해 클린 뷰티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1992년 피어리스(스킨푸드 전신)에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CEO(최고경영자)까지 오른 유 대표가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그는 “옛날엔 정보가 제한되어 있어서 경험 많은 사람들의 지혜가 필요했지만, 요즘엔 IT 기술이 뛰어난 젊은 친구들이 많아 인생을 설계하는데 정보 격차가 없다”며 “자신감을 갖고 사회생활에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헬조선’ 같은 단어보다 낙관적인 태도로 미래를 준비한다면 성공의 열매를 따는 게 더 쉬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 미국 일본 신규 채널 확대에 따라 올해 매출 200억원 증가(한국 110억원, 미국 50억원, 일본 40억원)가 예상되고, 쿠팡(실질 수수료율 27.5%)에서 쓱닷컴(9.1%)으로 온라인 채널을 변경해 수수료 절감으로 온라인 영업이익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첫 진출한 홈쇼핑의 경우, GS홈쇼핑 1차 방송(3월16일)에서 완판됐다”며 “月 2회 방송이 예정되어 있어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판단했다. 올해 홈쇼핑에서는 30억원,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서는 80억원의 매출을 더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올해 미국 매출 비중은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하반기 일본 편의점 시장점유율 1위(44%) 세븐일레븐에 입점할 것으로 예상돼 30억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매출 1750억원, 영업이익 470억원을 전망했다. 독특한 사명을 자랑하는 마녀공장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마법 같은 피부 변화를 만드는 곳, 피부에 진심인 위저드(마법사)들의 회사’라는 뜻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한편 지난 3일 관세청이 발표한 ‘1~3월 화장품류 수출액’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액은 23억달러(약 3조1100억원)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데 K팝에 이어 K뷰티도 전세계적인 사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유근직 대표 올해 첫 인터뷰
“7월 美 코스트코 300여곳에 입점
200억 공격 마케팅 통해 성장 가속
무상증자·M&A 등 중장기 검토”
전고점 대비 주가 64% 폭락
유안타증권 “올해 영업익340억”
일각 “새내기株 최소 3년은 지나야”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8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임직원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오는 7월 미국 대형 유통채널 코스트코 300여 곳에 주력 제품인 ‘퓨어 클렌징 오일’이 입점합니다. 미국 매출 최소 2배 증가를 목표로 올해 마법 같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루겠습니다.” 유근직 마녀공장 대표(59세·1965년생)는 지난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마녀공장은 스킨케어 브랜드 ‘ma:nyo’를 필두로 100% 비건 레시피 제품과 비건 라이프를 지향하는 ‘아워 비건’ 향 바디 케어 특화 브랜드 ‘바닐라 부티크’ 비건 색조 브랜드 ‘노 머시’ 등 총 4개의 주력 브랜드를 보유한 자연주의 화장품 기업이다. 2030 여성들이 즐겨 쓰는 퓨어 클렌징 오일 등 클렌징 제품과 ‘비피다 바이옴 콤플렉스’ ‘갈락 나이아신 에센스’ 등 다양한 글로벌 스테디셀러 제품도 보유하고 있다. 제품 기획력과 디자인 정체성에 집중하고, 생산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을 따르고 있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강서구 공항대로 518에 위치했다. 이 건물 연면적은 약 750평으로 지하 3층~지상 11층 규모를 자랑한다. 등촌역 8번 출구에서 1분 거리에 있고 경영지원본부, 영업팀, 디자인팀, 마케팅팀 등 92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한다. 사옥은 최대주주인 엘앤피코스메틱 소유로 마녀공장은 2~3층을 제외한 전층을 사무실로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흑석동 반지하 10평 사무실서 출발 … 시총 3000억대 회사로
마녀공장의 시작은 2012년 3월 2일이었다. 당시 황관익·김현수 창업주가 서울 흑석동 반지하 10평짜리 사무실에서 화장품 성분을 연구 개발하기 위해 뭉쳤다. 총 6명(대표 4명, 직원 2명)으로 출발했고 이들은 화상연구소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좋은 화장품을 만들어 보자’란 경영 이념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유통보다 연구개발에 집중했고, 2018년 엘엔피코스메틱에 경영권70%를 넘기고 2021년 말 전량 매각했다. 7일 현재 시가총액 3094억원 회사로 커졌다. 올해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될까. 유근직 대표는 “우리 회사의 특징은 연간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지 않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실적을 향상시키는 것이다”며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직구만 노릴거야’란 생각보다 직구·커브·슬라이더·포크볼·싱커에 대응하기 위해 매일 수백 번의 타격 훈련을 하는 것처럼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 주부, 할머니까지 평생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제품 연구개발(R&D)에 힘주고 있다”고 답했다. 마녀공장은 연매출의 5% 이하를 R&D 비용으로 쓰고 있다.
“200억대 공격 마케팅으로 점유율 상승 … 색조 브랜드 M&A 검토”
그는 “올해 200억원대 공격 마케팅으로 韓·美·日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경쟁력 있는 색조 브랜드를 M&A(인수합병) 해서 덩치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유통 채널을 다각화한다. 올리브영, 네이버스토어, 쓱닷컴 등 국내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아마존, 쇼피, 라자다, 큐텐, 라쿠텐 등 해외 판매 채널과 현지 유수의 밴더 업체들과도 마케팅을 진행한다. 작년 기준 내수 비중 45.2%(453억원), 수출 비중 54.8%(596억원)다. 매출 규모로 따지면 한국 45%, 일본 30%, 중국 11%, 미국 5% 순이다. 제품 카테고리별 매출은 클렌징 51%, 앰플·세럼 23%, 스킨케어 21%, 기타 5%다. 유 대표는 “미국 최대 화장품 멀티숍 울타 뷰티(ULTA)에 입점되는 등 올해 미국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다”며 “작년부터 개척 중인 중국도 시간이 지나면 더 큰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마녀공장은 대만 코스트코에도 입점 논의 중으로 총 65국에 진출했다. 캄보디아에서는 ‘땡스베리 다즐링 티 마스크’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 시장도 오는 상반기에 공략 예정이다.
유안타증권 “올 영업익 340억” … 전고점 대비 주가 64% 폭락
실적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9년 매출 276억원, 영업이익 19억원에서 지난해 1050억원, 영업이익 159억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각각 280.43%, 736.84% 뛰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022년 245억원에서 후퇴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매출 1500억원(전년 대비 43% 증가), 영업이익 340억원(114% 증가)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6월 8일 코스닥에 상장한 마녀공장은 ‘따상’(공모가의 2배 상승 후 상한가)을 기록할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얻었다. 당시 희망 공모가격은 1만2000원~1만4000원이었는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1800대1로 공모가가 1만6000원에 확정했다. 이후 일반 청약 경쟁률1265대1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만 5조613억원이 몰렸다. 상장 첫날(2023년 6월 8일) 4만1600원에 거래 마감한 마녀공장은 다음날 고가인 5만3000원(당시 시가총액 8680억원)을 터치하고, 10개월 만에 64.36% 폭락했다. 올 들어 코스닥 지수가 0.69% 오를 때, 16% 하락해 3만4000명(지난해 말 기준)의 개인투자자들은 쓴맛을 보고 있다. 여의도 고수들은 통상적으로 새내기주의 경우 3년은 지나야 기업의 진면목이 드러난다고 한다.
현금성 자산 770억 … 유근직 대표 “무상증자 등 중장기 검토”
주가 부양책이 있을까. 유 대표는 “상장사의 주가는 실적이 책임진다”며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증대를 위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또 “상장을 한다는 것은 개인 기업에서 누구나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업이 된 것이다”며 “소액주주일지라도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기에 지속가능한 회사가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통 물량이 많지 않다는 지적엔 “무상증자 등 주주친화책을 중장기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마녀공장의 총 주식 수는 1637만8260주로 최대주주인 엘앤피코스메틱(지분 58.32%) 외 특수관계인 12인이 지분 61.62%를 갖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1.46%로 유통 물량은 약 35%에 그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8% 밖에 안 돼 사실상 무차입 경영 중이다. 현금성 자산은 770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으로 시가총액의 4분의 1 수준이다. 유 대표는 회사 강점에 대해 “한 국가에 치우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골고루 성장하고 있다”며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게 시스템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다만 “메이크업 시장에 진출을 아직 못했다”며 “색조 화장품 브랜드 M&A로 종합 화장품 회사의 면모를 장기적으로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사 대표로서 단기 실적에 연연하기보다 큰 그림을 보고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며 “좋은 성분과 좋은 원료로 피부 고민별 효능을 극대화하는 제품을 만드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또 “친환경 패키징을 비롯해 비건 원료를 스킨케어뿐만 아니라 색조에도 접목해 클린 뷰티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1992년 피어리스(스킨푸드 전신)에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CEO(최고경영자)까지 오른 유 대표가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그는 “옛날엔 정보가 제한되어 있어서 경험 많은 사람들의 지혜가 필요했지만, 요즘엔 IT 기술이 뛰어난 젊은 친구들이 많아 인생을 설계하는데 정보 격차가 없다”며 “자신감을 갖고 사회생활에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헬조선’ 같은 단어보다 낙관적인 태도로 미래를 준비한다면 성공의 열매를 따는 게 더 쉬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 미국 일본 신규 채널 확대에 따라 올해 매출 200억원 증가(한국 110억원, 미국 50억원, 일본 40억원)가 예상되고, 쿠팡(실질 수수료율 27.5%)에서 쓱닷컴(9.1%)으로 온라인 채널을 변경해 수수료 절감으로 온라인 영업이익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첫 진출한 홈쇼핑의 경우, GS홈쇼핑 1차 방송(3월16일)에서 완판됐다”며 “月 2회 방송이 예정되어 있어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판단했다. 올해 홈쇼핑에서는 30억원,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서는 80억원의 매출을 더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올해 미국 매출 비중은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하반기 일본 편의점 시장점유율 1위(44%) 세븐일레븐에 입점할 것으로 예상돼 30억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매출 1750억원, 영업이익 470억원을 전망했다. 독특한 사명을 자랑하는 마녀공장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마법 같은 피부 변화를 만드는 곳, 피부에 진심인 위저드(마법사)들의 회사’라는 뜻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한편 지난 3일 관세청이 발표한 ‘1~3월 화장품류 수출액’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액은 23억달러(약 3조1100억원)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데 K팝에 이어 K뷰티도 전세계적인 사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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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