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 사진=김범준 기자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 사진=김범준 기자
4·10 총선 참패론이 번지고 있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경남 김해을 국민의힘 후보이자 3선인 조해진 의원은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시국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을 실망시킨 것, 국민을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 당을 분열시킨 것에 대해 당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 그러나 아직 살길이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 꿇는 것"이라고 했다. 총선 국면에서 윤 대통령의 사과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국민의힘 후보는 조 의원이 처음이다.

조 의원은 "(윤 대통령이) 오만과 독선으로 불통의 모습을 보인 것, 정치를 파당적으로 한 것, 인사를 배타적으로 한 것, 국정과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을 사과해야 한다"며 "나를 포함한 당 소속 의원들도 민심을 대변하지 못한 것을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축사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축사하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또 대통령실과 내각 총사퇴도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실과 내각은 즉각 총사퇴해 대통령에게 국정 쇄신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만약 총선에서 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두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본다. 그때 하는 것은 의미 없고 무책임하다"고 했다.

이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우리 당 후보들은 총선에서 지면 그에 대해 책임질 것을 지금 선언해야 한다"며 "나를 포함한 당 소속 의원들도 민심을 대변하지 못한 것을 사죄해야 한다. 나라 망한 뒤 후회해도 소용없다"고 덧붙였다.

총선을 열흘 남긴 국민의힘은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논란, 의사·정부 갈등 등으로 선거 판세가 불리해졌다는 전망이 나오자, 몸을 바짝 낮추며 지지를 읍소하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우리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 저도 인정한다. 저도 바꾸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이런 읍소가 본심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과 정부 이쪽이 이제 읍소 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 같은데, 악어의 눈물 이번엔 속으면 안 된다"며 "지금까지 수없이 반성한다, 잘못했다 그래 놓고 한 번도 바꾼 일이 없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