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호 에이스 침대 사장./한경DB
안성호 에이스 침대 사장./한경DB
안정호 시몬스 침대 사장./한경DB
안정호 시몬스 침대 사장./한경DB
국내 1, 2위 침대 브랜드인 에이스와 시몬스가 매출 차이를 더 좁혔다. '만년 2위'였던 시몬스가 지난해 3138억원의 매출액으로 1위 에이스의 공시된 매출 3064억원을 꺾었다. 하지만 시몬스는 소비자가격을, 에이스가 도매가격을 매출액으로 인식한다는 걸 감안하면 여전히 수백억원의 매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시몬스침대는 1일 지난해 연매출 3138억원을 기록해 전년(2858억원)보다 9.8%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몬스는 비상장이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30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전년(3462억원)보다 11.5% 감소한 수치다. 표면적으로 보면 1위 에이스침대를 2위 시몬스침대가 꺾은 셈이다.
"시몬스가 1위라고? 실상은…" 에이스 침대의 항변
하지만 두 회사의 매장 운영 방식과 매출 집계 시스템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1위가 바뀌지 않았다는 게 에이스침대측의 설명이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대부분의 점포가 대리점으로 운영되는 에이스침대는 소비자가격이 아닌 도매가격을 매출액으로 집계한다"며 "100% 직영점으로 운영하면서 소비자가격을 매출액으로 집계하는 시몬스침대와는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현재 에이스침대의 매장은 대리점 133곳, 백화점 73곳, 온라인 25곳 등 총 231개다. 절반 이상이 도매가를 기준으로 하는 대리점인 셈이다. 에이스침대가 대리점에 판매하는 제품 도매가는 실제 소비자가격과는 28%가량 차이가 난다. 가구는 판매자표시가격제로 판매하는 제품군으로, 실제 판매자인 대리점주가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다. 즉 도매가보다 28%를 높인 '권장소비자가격'으로 팔 수도 있고 이보다 할인한 가격에 팔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 대리점에서는 소비자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수도 있는 데다 대리점이 매장의 100%가 아니기 때문에 공시된 매출액에서 정확하게 28%를 더해야 하는 건 아니다. 실제로 에이스침대 전체 매출액에서 대리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못 미치는 45%가량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공시된 매출액에서 최소 5%(153억원) 이상, 많게는 10%(306억원)가량 더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이를 더할 경우 에이스의 연매출은 3217억~3370억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시몬스침대는 2018년까지는 에이스침대처럼 대리점 형태로 매장을 운영했다. 하지만 2019년 전 매장을 직영점 형태로 바꿨다. 이때부터 매출액도 도매가가 아닌 소매가로 집계 기준이 바뀌었다. 현재 매장 수는 140여곳이다.

시몬스침대는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이유로 300만원 이상인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에서 성장률이 컸던 점을 꼽았다. 특히 1000만원 이상인 '뷰티레스트 블랙' 제품군이 지난해 1월 처음으로 월 판매량 300개를 넘어선 뒤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고 설명했다.

시몬스침대 관계자는 "불경기였는데도 품질과 브랜드 신뢰도에 기반을 둔 소비자의 선택이 더욱 명확해진 것이 매출상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영업이익률 10.2%를 기록한 것은 TV광고비를 대폭 삭감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시몬스침대는 지난해 총 8억6000만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전년(4억10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환아들을 돕기 위한 치료비 기부, 제품 판매시 소비자가격의 5%를 기부하는 ESG 침대 '뷰티레스트 1925'의 출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는 고(故)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가 시작해 두 아들이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장남인 안성호 사장에겐 에이스침대를, 차남인 안정호 사장에겐 시몬스침대를 물려줬다. 매년 1,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