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조 쓸어담는다"…전세계 관광객 빨아들이는 '이 나라'
“‘동양의 라스베이거스’가 되살아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나라로 마카오를 꼽았다. 중국의 지배를 받는 특별행정구인 마카오는 엄밀히 국가로 볼 순 없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1999년 포르투갈의 반환 이후 개혁의 일환으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정책을 펴면서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했다.

IMF는 올해 마카오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13.9%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는 이보다도 높은 24%, 15%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중국 당국의 ‘정킷’(전문모집인) 규제로 위축됐던 도박 산업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는 게 근거다. 이는 지난해 마카오 GDP가 80.5%의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인 데서 이미 확인됐다.
자료=파이낸셜타임스
자료=파이낸셜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현지시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들이 마카오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마카오 행정특구 정부는 자국 카지노 업계가 올해 2160억파타카(약 36조원)의 관광 수입을 벌어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1831억파타카) 대비 18%가량 많은 수준이다.

이로써 마카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내줬던 ‘도박의 성지’ 지위를 되찾게 될 전망이다. FT에 따르면 마카오의 카지노 수입은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미 네바다주에 추월당한 뒤 3년 만인 지난해 역전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도 윈마카오, MGM차이나, 샌즈차이나 등 마카오 카지노 운영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줄줄이 세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MGM차이나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사상 최고치인 22억홍콩달러(약 3792억원)를 찍었다. 1월 한 달 동안 카지노 업계 전체가 벌어들인 수익은 전년 대비 67% 뛰어 팬데믹 이전 같은 기간의 77.5%까지 회복됐다.

카지노 업계의 주도층이 초부유층에서 일반 대중으로 옮겨가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MGM차이나의 올 1분기 대중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4% 불어났다. 마카오 컨설팅업체 뉴페이스의 데이비드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되려 대중들의 위험선호 성향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