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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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테슬라 구매 희망자들이 줄고 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CEO인 일론 머스크의 양극화 성격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

1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미국의 시장 정보 회사 캘리버의 데이터를 인용한데 따르면, 자동차 구매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2월 조사에서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 ‘고려점수’가 2021년 11월의 최고치 70%에서 올해 2월 31%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중 메르세데스와 BMW, 아우디의 구매 ‘고려점수’는 44%~47%에 달했다.

캘리버는 특히 테슬라의 평판과 머스크의 평판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다. 캘리버의 CEO인 샤하르 실버샤츠는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83%가 머스크와 테슬라를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5명의 마케팅, 여론 조사, 자동차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점점 더 우파적인 정치적 활동과 마약 논란, 공개 성명을 둘러싼 논란으로 테슬라의 브랜드와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 분석가들은 고금리 등 경제적 역풍과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차 가격, 중국 BYD 등 저가 전기차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테슬라의 판매에 압력을 주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구기관인 콕스 오토모티브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15% 증가하고 테슬라 판매량은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소폭 증가한 가운데 미국내 최대 EV시장이자 테슬라의 최대 시장인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의 신차 등록이 2023년 4분기에 3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머스크는 지난 10년간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를 촉구하면서 지구 환경을 의식하는 기업인 이미지로 전기차 테슬라의 판매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최근 기후 위기를 부인하고 화석연료 업계를 대변하는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자신이 소유한 ‘X’(구 트위터)에 쓰기도 하고 반유대주의 발언을 지지하기도 하는 등 정치적으 로 선회하는 모습과 사상최대의 경영자 보상 소송과 마약 등 개인적인 이슈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 오토퍼시픽의 에드 킴 사장은 “점점 더 많은 EV 구매자가 머스크의 행동과 정치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시장에 테슬라의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올 여름 EV를 구매할 예정인 런던의 컨설턴트 조니 페이지는 “머스크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그의 주머니에 한 푼도 넣고 싶지 않아” 다른 EV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테슬라에 대한 충성도는 전반적으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시장 조사 기관인 S&P 모빌리티에 따르면 테슬라는 주요 자동차 브랜드중 가장 높은 충성도를 갖고 있으며 테슬라 소유자의 68%는 작년에 신차를 구입할 때 다른 테슬라를 선택했다.

위스콘신의 기후 운동가인 캣 베이어는 머스크의 공화당 지지 때문에 테슬라를 피하고 싶었지만, 안정적인 충전 인프라를 갖춘 EV가 부족해 지난해 모델 Y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2023년 1월 컨퍼런스 콜에서 한 투자자가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이 테슬라의 브랜드와 매출에 해를 끼치고 있는지 묻자 당시 트위터에 자신의 팔로워1억 2,700만명을 언급하면서 “합리적으로 인기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 해 11월 또 다른 행사에서 “당신이 나를 미워하든 안 하든 최고의 차를 원하는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브랜드 평가 컨설팅 회사인 브랜드 파이낸스는 2023년 미국,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및 호주에서 테슬라의 평판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테슬라의 평판이 하락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3월에 발표한대로 이 날부터 미국내 모델Y 출고가를 1,000달러 올렸으며 2일(현지시간) 3월 배송 결과를 발표한다. 테슬라 주가는 이 날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0.2% 소폭 상승했다.
미국 테슬라 구매희망자 감소…일부는 "머스크 때문에"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