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본인 사진이 실린 서울 강북을 박진웅 국민의힘 후보의 공보물을 규탄했다. / 사진=박 의원 페이스북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본인 사진이 실린 서울 강북을 박진웅 국민의힘 후보의 공보물을 규탄했다. / 사진=박 의원 페이스북
박진웅 국민의힘 서울 강북을 후보 공보물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 쓰여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분노가 치민다"면서 전량 폐기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박 후보가 공보물에 사진을 도용했다. 정치적 도의에도 어긋나고 인간적 예의도 없는 박 후보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썼다.

박 의원은 "사전에 일언반구 언급도 없었던 일"이라며 "길었던 당내 경선을 거치고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있는 지금, 실로 어이없고 당황스러울 뿐 아니라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최근 정치가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다지만, 이렇게 정치적 도의도 없고 인간적 예의도 없는 총선 공보물이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힘 후보 공보물에 민주당 국회의원 사진을 도용해 정치적으로 악용하겠다는 잔꾀는 도대체 어디서 배운 정치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공보물이 강북을 지역 6만8868세대에 보내지고 주민들에게 보여지고 있다. 박 후보는 당장 해당 공보물 발송을 중단하고 이미 발송된 공보물에 대해서는 전량 회수 및 폐기하라"며 "박 의원은 오늘도 민주당의 험지에서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박 후보 선거캠프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

박 후보 캠프는 "박 의원 측의 설명처럼 '상황을 악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난 8년간 강북을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당파를 떠나 그간의 노고에 대한 '인간적인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의원과 박 후보는 성장배경과 학창 시절을 공유하는바, 소속 정당을 떠나 강북을 주민에 대한 진정성과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점을 해당 뒷모습 사진으로 함축해 표현하고자 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당이 지역과 무관한 인물들을 여러 차례 내리꽂기식 공천하며 강북의 자존심을 훼손시킴은 물론, 현 민주당 후보는 강북을 선거구 내 자신에 대한 투표권도 없는 타지역 구민이기에 강북을 위한 강북 주민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박 후보의 바람을 담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의원은 서울 강북을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에서 두 차례 탈락했다. 이후 제3지대 일각에서 박 의원을 향한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그는 민주당에 남아 서울 송파, 서초 등 민주당 험지에서 후보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