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사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8.2% 급등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사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8.2% 급등했다. /연합뉴스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2개월 연속 3%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과일 등 농산물 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된 상황에 최근 국제유가 불안까지 겹친 영향이 컸다.

2일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전월과 상승률이 동일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7월(6.3%)에 정점을 찍었다가, 1년 만인 작년 7월 2.3%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여름철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 가격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한 달 만인 작년 8월 3.4%로 오른 후 같은 해 1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이어갔다. 올 1월 2.8%로 낮아졌지만, 다음 달인 2월 3.1%로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번 달에도 3.1% 상승률을 보이며 2개월 연속 3%대 상승 폭을 보였다.

농산물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0.5%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를 0.79%포인트 끌어올렸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했다. 석유류의 전체 물가 기여도는 0.05%포인트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전체 품목 중 가중치가 높은 석유류는 올 초까지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전체 물가를 상대적으로 끌어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체 물가 기여도는 지난 2월까지 내리 ‘마이너스’였는데, 지난달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5% 상승하며, 전월(20.0%)에 이어 급등세를 이어갔다. 신선과실이 40.9%, 신선채소가 11.0% 각각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사과 (88.2%) △배 (87.8%) △ 귤 (68.4%) △토마토 (36.1%) △파(23.4%) 등의 순이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8%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4.5%) 정점을 찍은 뒤 올 1월(3.4%)까지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2월(3.7%)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 폭이 커졌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은 2.4%로, 전월(2.6%)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4%로, 전월(2.5%)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