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택배기사라고 밝힌 작성자가 올린 한 아파트 단지의 공고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자신을 택배기사라고 밝힌 작성자가 올린 한 아파트 단지의 공고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택배기사에게 차단기 리모컨 보증금으로 5만원을 내라고 요구한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대급 아파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이런 곳은 처음"이라며 한 아파트 출입구에 붙은 공지문을 촬영해 공유했다.

공지문에는 "11월 1일부터 차단기가 작동됩니다. 택배 차량은 사전에 관리사무소에서 보증금 5만원을 예치하고 리모컨을 받아 사용하셔야 함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적혀있다.

A씨는 "리모컨을 받으면 내가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냐"라며 "회사 담당자랑 조율 중인데 고민스럽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저런 아파트가 많아지면 택배기사들은 단지마다 리모컨을 발급해야 하냐", "저걸 왜 기사들이 내고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하는지 의문이다", "리모컨 잃어버리면 추가금도 받을 듯", "택배 배달해 주지 말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반대 의견을 제기한 이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지상에 차도가 없는 아파트로 보이는데 원칙대로라면 지하 주차장 출입구로 다니면서 배달해야 한다"며 "이게 비효율적이니 편의상 리모컨을 지급하고 지상으로 다닐 수 있게끔 되려 (택배기사를) 배려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5만원은 리모컨 분실·파손에 대한 보증금인 거고, 받는 것이 당연하다", "택배기사도 사업자인데 (사업 활동을 하려면) 불편을 감수하는 게 맞지 않냐", "택배기사도 매번 경비실에 열어달라고 하는 것보다 편한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