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덕인지, 탓인지'…운용사 운용자산 급증했지만 수익성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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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작년 자산운용사 영업실적 발표
공모펀드 53조원 증가…10년래 최대폭 늘어
ROE는 '반토막'…"ETF는 수수료 낮은 영향"
공모펀드 53조원 증가…10년래 최대폭 늘어
ROE는 '반토막'…"ETF는 수수료 낮은 영향"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공모펀드 자산이 최근 10년간 중 최대폭만큼 늘었다. 반면 운용사들의 수익성은 전년대비 반토막이 났다. ETF는 일반 공모펀드에 비해 운용 보수가 낮아 많이 팔린대도 큰 수수료 이익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모두 수탁고가 늘었다. 총 펀드수탁고 규모는 924조8000억원이었다. ETF를 비롯한 공모펀드가 329조2000억원으로 35.6% 비중을, 사모펀드는 595조6000억원으로 64.4%를 차지했다.
운용사들의 공모펀드 수탁고는 전년 말 대비 53조7000억원(19.5%) 증가했다. 최근 10년새 가장 큰 폭 성장세다. ETF '붐'이 주효했다. 운용사들의 ETF 순자산 총액은 2022년 말 78조5000억원에서 1년만에 121조1000억원으로 54.3% 폭증했다.
공모펀드 종류별로는 머니마켓펀드(MMF)가 2022년 말 총 94조4000억원에서 작년 말 108조7000억원으로 15.1% 늘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는 16.4% 증가한 8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46조2000억원 규모로 집계된 채권형펀드는 1년간 증가폭이 42.2%에 달했다.
운용사들의 사모펀드 수탁고는 전년대비 7.2% 증가했다. 부동산이 14조원(10%), 특별자산 10조1000억원(7.7%), 혼합자산은 5조6000억원(11.9%) 늘었다. 투자일임계약고는 557조8000억원으로 채권형(422조5000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작년 자산운용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6023억원이었다. 2022년(2조8513억원)에 비해 적지만 사실상은 1조원가량 개선된 수치다. 2022년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카카오뱅크 지분을 처분하면서 낸 이익 2조3000억원이 반영됐다.
운용사들이 고유재산 투자로 낸 증권투자이익은 전년대비 3475% 급증한 4648억원이었다. 2022년 투자손실이 급증해 투자이익이 130억원에 그쳤던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 운용사들은 2021년엔 증권투자로 6907억원 이익을 봤다.
작년 자산운용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1%로 전년대비 11.0% 하락했다. 절반이 깎인 셈이다. 수수료 수익도 줄었다. 총 3조9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깎였다. 2021년에 비해선 12.0% 낮다. 수수료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펀드관련 수수료가 3조2170억원으로 2.8% 내렸다. 일임자문 수수료는 7018억원으로 4.7% 줄었다.
반면 판관비는 전년 대비 2.1% 늘어난 2조8563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전체 468개사 중 289사는 흑자, 179사는 적자를 냈다.
자산운용사들의 평균 운용보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ETF 상품이 일반 공모펀드 수요를 대체하는 와중 운용사 간 수수료 경쟁까지 불붙고 있어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0.61%였던 공모펀드 시장 평균 보수율은 2020년 연 0.54%를 거쳐 2022년엔 0.47%로 떨어졌다. 작년엔 평균보수가 0.3%대까지 내렸다는 게 자산운용업계의 중론이다.
서로 비슷한 구성 상품을 두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작년엔 운용보수 0.01%대 상품이 속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등이 각각 운용보수 0.01%를 받고 있다. 각 상품의 순자산총액이 1조원이라면 각 사에게 돌아가는 수수료 수익이 연간 1억원이란 얘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 성장세가 큰 만큼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순자산총액이 조 단위에 가까울 정도로 대규모로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한 각 상품이 실제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며 "다만 성장 시장에서 뒤처질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 덮어놓고 상품개발과 마케팅 등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부 유행 종목이나 지수 관련 ETF는 상품 구성으로 큰 차별화를 이루기는 힘들다"며 "이때문에 수수료 경쟁이 계속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운용사 ETF 순자산 총액, 1년만에 54% 폭증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468개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은 총 148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에 비해 84조7000억원(6.1%) 증가한 규모다.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모두 수탁고가 늘었다. 총 펀드수탁고 규모는 924조8000억원이었다. ETF를 비롯한 공모펀드가 329조2000억원으로 35.6% 비중을, 사모펀드는 595조6000억원으로 64.4%를 차지했다.
운용사들의 공모펀드 수탁고는 전년 말 대비 53조7000억원(19.5%) 증가했다. 최근 10년새 가장 큰 폭 성장세다. ETF '붐'이 주효했다. 운용사들의 ETF 순자산 총액은 2022년 말 78조5000억원에서 1년만에 121조1000억원으로 54.3% 폭증했다.
공모펀드 종류별로는 머니마켓펀드(MMF)가 2022년 말 총 94조4000억원에서 작년 말 108조7000억원으로 15.1% 늘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는 16.4% 증가한 8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46조2000억원 규모로 집계된 채권형펀드는 1년간 증가폭이 42.2%에 달했다.
운용사들의 사모펀드 수탁고는 전년대비 7.2% 증가했다. 부동산이 14조원(10%), 특별자산 10조1000억원(7.7%), 혼합자산은 5조6000억원(11.9%) 늘었다. 투자일임계약고는 557조8000억원으로 채권형(422조5000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작년 자산운용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6023억원이었다. 2022년(2조8513억원)에 비해 적지만 사실상은 1조원가량 개선된 수치다. 2022년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카카오뱅크 지분을 처분하면서 낸 이익 2조3000억원이 반영됐다.
운용사들이 고유재산 투자로 낸 증권투자이익은 전년대비 3475% 급증한 4648억원이었다. 2022년 투자손실이 급증해 투자이익이 130억원에 그쳤던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 운용사들은 2021년엔 증권투자로 6907억원 이익을 봤다.
수익성은 전년대비 '반토막'…ETF, 많이 팔아도 남는게 없다?
하지만 운용사들이 마냥 웃을 순 없는 모양새다. ETF를 필두로 수탁고 규모가 늘었지만, 같은 이유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서다.작년 자산운용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1%로 전년대비 11.0% 하락했다. 절반이 깎인 셈이다. 수수료 수익도 줄었다. 총 3조9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깎였다. 2021년에 비해선 12.0% 낮다. 수수료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펀드관련 수수료가 3조2170억원으로 2.8% 내렸다. 일임자문 수수료는 7018억원으로 4.7% 줄었다.
반면 판관비는 전년 대비 2.1% 늘어난 2조8563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전체 468개사 중 289사는 흑자, 179사는 적자를 냈다.
자산운용사들의 평균 운용보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ETF 상품이 일반 공모펀드 수요를 대체하는 와중 운용사 간 수수료 경쟁까지 불붙고 있어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0.61%였던 공모펀드 시장 평균 보수율은 2020년 연 0.54%를 거쳐 2022년엔 0.47%로 떨어졌다. 작년엔 평균보수가 0.3%대까지 내렸다는 게 자산운용업계의 중론이다.
서로 비슷한 구성 상품을 두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작년엔 운용보수 0.01%대 상품이 속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등이 각각 운용보수 0.01%를 받고 있다. 각 상품의 순자산총액이 1조원이라면 각 사에게 돌아가는 수수료 수익이 연간 1억원이란 얘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 성장세가 큰 만큼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순자산총액이 조 단위에 가까울 정도로 대규모로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한 각 상품이 실제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며 "다만 성장 시장에서 뒤처질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 덮어놓고 상품개발과 마케팅 등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부 유행 종목이나 지수 관련 ETF는 상품 구성으로 큰 차별화를 이루기는 힘들다"며 "이때문에 수수료 경쟁이 계속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