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액면분할 60% '급증'…투자금액 낮춰 증시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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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3월 말로 끝난 2023회계연도에 액면분할을 발표한 기업은 191개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약 60% 증가한 수치다.
대표적으로 미쓰비시중공업, 스즈키 자동차, 미쓰이 부동산 등이 사상 처음으로 액면분할에 나섰다. 후지필름은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 분할을 단행했다. 미쓰비시 중공업과 후지스는 10대 1로 주식을 분할했다.
기업이 액면분할을 하면 시가총액은 변함이 없지만,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게 된다. 이는 개인 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낮춰 거래량을 늘리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100주 단위로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액면분할 효과가 더 크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올해 1월 1일까지 주식을 분할한 138개 기업의 올해 1분기 일일 거래량은 1년 전보다 7배 늘었다. 특히 일본전신전화공사(NTT)는 주식 거래량이 33배나 급증했는데, 주주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57만명으로 분할 전인 3월보다 70%가량 급증했다. 새로운 투자자 대부분은 40대 이하다.
일본 프랜차이즈 외식 업체 모노가타리코퍼레이션은 작년 2월 액면분할에 나선 후 6월 말 주주 수가 1년 전보다 2.4배 늘었다. 이 회사는 "주주 수의 증가는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 전문가들은 2024 회계연도에는 더 많은 액면분할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시 히로키 모넥스 수석 전략가는 "더 많은 개인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싶은 회사들은 아마도 주식을 분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증시가 올해 들어 급등하면서 닛케이지수가 4만 선을 넘나드는 가운데 액면분할이 추가적인 증시 랠리를 끌어낼 지 주목된다. 하지만 일본 증시의 최소 투자금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은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