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통신株, AI 산업 확대 수혜?…전문가들의 엇갈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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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 확대로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 늘 것"
vs "수요 많아도 데이터센터 무한정 짓기 어려워"

"실적에 보탬될 듯
주가에도 긍정적 요인"
vs "매출 비중도 미미…주가 영향 제한적"
컴퓨터 서버가 모인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컴퓨터 서버가 모인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인공지능(AI) 수혜주로 부각될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일 한경 마켓PRO가 통신업종 관련 금융투자 전문가 5명에게 물어본 결과, 2명은 통신 3사의 데이터센터가 향후 AI 산업 확대에 따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3명은 AI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이 적은 데다, 수요가 늘더라도 공급이 그때그때 뒷받침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수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빅테크들의 생성형 AI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이들 간 경쟁이 결국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AI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컴퓨터의 빠른 연산 능력과 많은 자원의 저장 용량이 요구된다. 이를 지원할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기보단 현지 사업자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데이터 양이 많이 발생하는 근접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게 유리하지만, 데이터센터 구축의 첫 단계인 부지 확보부터 까다롭다. 효율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통신 3사에 긍정적인 수혜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단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는 것만으로 실적에 보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2022년 11월 챗GPT가 처음 나온 뒤 수많은 테크 기업들이 AI 시장에 뛰어들었다. AI 경쟁이 과열되면서 반도체,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심한 발열, 즉 전력 소모가 커 비용 효율화 문제가 큰 이슈인데, 액체냉각 방식이 데이터센터의 발열을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고, 3사도 곧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리하자면 데이터 센터 구축 수요가 커지고, 액체냉각 기술을 적용하면서 데이터센터의 비용효율화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통신 3사의) 데이터센터 캐파(생산능력)이 500메가와트(MW) 정도 되는데, 2027년 계획상으론 800MW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론적으로 관련 매출이 60% 정도 늘어나게 된다고 볼 수 있으며, 시장 점유율만 유지된다고 했을 때 의미있는 수치다. 주가에 반영될 여지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반대에 선 애널리스트 3명의 공통적인 의견은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이 아직 미미하단 것이었다.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해 기존 계획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익명을 요청한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 성과가 실적으로 이어지기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또 통신 3사의 데이터센터 투자 관련 내용은 이미 시장에 알려졌단 점에서 주가가 반응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다른 애널리스트도 "통신사들의 데이터센터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추가 수혜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걸림돌은 수요가 폭증한다고 무한정 데이터센터를 구축(공급)할 수 없는 구조적인 측면의 문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라는 것 자체가 수요와 공급에서 공급을 탄력적으로 늘리긴 어렵고, 그렇다고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데이터센터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전력비나 토지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이 초기 예상했던 규모보다 많아지면서 공급을 늘려가면서 수익 또한 창출하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통신사들의 추가 구축 계획이 당초 일정보다 늦춰지고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데이터 수요가 많은 기업들에 근접해 지어져야 효율성이 높아지는데, 적합한 인근 지역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한 펀드매니저는 "이를 넘어설 정도의 수요가 있다고 판단한 일부 업체들은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며 "수요가 크면 부지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며, 당장은 아니지만, 데이터센터를 바다 밑에 건설하는 방향에 대한 기술도 연구되고 있는데, 이 경우 부지 확보에 대한 영향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신현아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