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 의대에 정시 합격한 수험생 4명 중 1명이 영재학교와 과학고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자 40명 가운데 10명이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이었다. 영재학교·과학고 졸업생의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 인원은 2022학년도 9명, 2023학년도 5명에서 올해 최근 3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재학교·과학고는 국가를 이끌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다. 이에 전국 영재학교·과학고는 2022학년도 입학생부터 이공계 인재의 의대 쏠림을 막기 위해 의·약학 계열 진학자들에게 장학금과 교육비를 환수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이공계 대학에 진학한 뒤 반수·재수를 통해 의대에 다시 진학하는 학생들은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다.

이른바 ‘빅5’ 의대로 범위를 넓혀봐도 영재학교·과학고 출신 비중은 높았다. 자료를 미제출한 성균관대를 제외한 서울대·연세대(서울)·가톨릭대·울산대 의대 합격생 중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은 올해만 총 54명에 달했다. 전체 합격 인원 396명 중 13.6%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연세대 의대의 경우 올해 전체 합격자 123명 중 20명이 영재학교, 5명이 과학고 출신으로 그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강 의원은 “최근 영재학교·과학고 학생들의 의대 진학에 대한 불이익이 커지면서 이공계 특성화 대학으로 진학 후 반수를 통해 의대로 가는 학생이 많아져 우려된다”며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대입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