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40개 대기업 총수의 올해 1분기 말 주식평가액이 62조원을 넘겼다. 연초 대비 3조원 늘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일부 총수의 주식재산이 1조원 이상 증가한 영향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각각 주식재산 감소액(-4447억원)과 감소율(-23.9%)에서 1위를 차지하며 ‘쓴맛’을 봤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1분기 주요 그룹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중 지난달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긴 그룹 총수 40명이다. 주식평가액은 지난 1월 2일과 지난달 29일 종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오너 지분이 절반 이상인 비상장사가 존재할 경우, 이를 통해 우회적으로 보유한 상장사 지분도 포함됐다.

총수 40명의 1분기 말 주식평가액은 62조2552억원으로 나타났다. 58조9097억원을 기록한 분기 초와 비교해 5.7% 늘었다. 주식재산이 가장 많은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6조5864억원)이었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주가가 20% 넘게 오른 영향이다. 3개월 사이 불어난 주식재산도 1조7191억원에 달해 40명 총수 중 증가 액수가 가장 컸다. 주식재산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차지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하면서, 주식재산은 연초 대비 1조1138억원 증가한 11조614억원을 기록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5조6738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3조8048억원),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3조1744억원)은 그 뒤를 이었다.

증가율을 기준으로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주식 가치가 69.2% 늘어 1위를 차지했다. 연초 1212억원이었던 주식재산은 1분기 말 2051억원이 됐다. ㈜두산 주가 상승세가 가팔라서다. 같은 기간 CJ㈜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주식재산도 37.5% 증가했다. 순위론 2위다. 증가율 20%대의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1조5415억원→1조9446억원), 구자은 LS그룹 회장(1227억원→1552억원)이 3위와 4위로 나타났다.

40개 그룹 총수 중 18명은 주식 가치가 떨어졌다. 가장 많은 금액을 잃은 인물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다. 그의 주식재산은 올 1분기에만 4447억원 줄었다. 감소율을 기준으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3.9%로 가장 높았다. 주식재산은 올해 초 3024억원에서 1분기 말 2302억원까지 줄었다. 한진칼 주가 하락의 영향이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주식재산이 1조1487억원으로 연초 대비 17.6% 하락해 감소율 2위를 기록했다. 뒤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16.1%),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10.1%)이 이었다.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1분기 말 기준 주식재산이 5조원이 넘는 인물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8조3746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7조970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6조738억원)이 포함됐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